이사장님께서는 젊음을 멀리 이국땅 일본에서 갖은 고초와 역경을 이겨내면서 성공의 길을 걸어온 훌륭한 분이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제 평생에 이루지 못한 고국을 위해 헌신 하겠다는 일념으로 교육사업에 투신하셨습니다.
1987년 바로 그날 이사장님은 교육사업의 일환으로 사심 없이 어려웠던 중앙대학교를 인수 하셨으며, 쓰러져가는 거목을 일으켜 바로 세우신 공덕이야말로 어디에 비유하겠습니까.
이사장님은 중앙대학교를 인수하면서 큰 포부와 함께 학교발전의 청사진을 발표하셨습니다. 당시 재학생과 동문들은 이사장의 면면을 보고 환호의 함성을 올렸고, 아! 이제는 사학의 명문으로 명성을 되찾겠다는 부푼 마음으로 가득 차있었습니다.
이사장님! 6,70년대야 말로 저희 중앙대학교는 4대 사학의 명문으로 꼽히는 대학 이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모교의 각종 대학평가지표에서 기대 이하의 결과를 보고 실망스럽기 짝이 없으며, 억장이 무너지는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지금 각 대학은 세계 속의 대학으로 변신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으며 대학 간의 경쟁력도 고조되고 있는 것이 대학사회입니다. 그러나 국제 경쟁력은 고사하고 모교의 최근 국내대학간의 경쟁력은 물론 구조적, 연구중심 미래 대학발전을 위한 전략등 여러 가지 측면으로 볼 때 미진한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이와 같이 학교의 위상추락은 누구의 책임이며, 이사장님은 책임도 지지 않고 나 몰라라 외면만 한다면 중앙대학교는 어디로 가야만 합니까? 학생들이 총장실을 점거하고 동문들이 성난 파도와 같이 외치는 그 소리 안들리 십니까?
이사장님의 용단을 내려달라고 외치는 말입니다. 이 모든 것이 위기의 모교를 보면서 말조차 하기 싫다고, 모교를 외면하고 싶다고 하니 이와 같은 동문들의 공허한 마음을 무엇으로 메워야 합니까?
참으로 서글픈 일이며, 답답한 가슴에 울분을 토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동문들이 모교의 위상을 위해 걱정하며 이래서는 안 된다는 절규를 보고만 계시겠습니까?
학생들의 등록금인 교비로 의료원을 건립하고 그 병원 을 운영하면서 의료진들의 인건비도 학생들이 납부한 등록금으로 충당하는 등, 대학 학생들을 위해 사용해야만 하는 등록금이 재단의 병원 적자를 메우는데 쓰인다고 하니 이게 웬 말입니까? 그래도 되는 것입니까?
그 동안 모교가 보유한 부동산 매각자금으로 학교를 운영한 결과 이 모양 이 꼴이 되지 않았습니까? 이러한 사실은 이사장님이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이사장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재단의 적극적인 투자 없이는 대학의 경쟁력은 있을 수 없습니다. 십 수 년간 한 푼의 전입금도 내지 못하는 재단이야 말로 이제는 모교의 발전을 위해 물러나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모교는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 될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모교는 벼랑의 끝에서 헤어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를 것입니다.
이사장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사장님께서는 이 재단을 인수할 대상자를 내놓으라고 하나 그 대안의 해결방법은 이사장님의 결단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제 이사장님이 마음을 비우시고 국가나 사회에 봉사하고 헌신하겠다는 충정어린 마음으로 재단에서 물러나 주시기 바랍니다. 이 길만이 모교의 발전은 물론 사학의 명문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 드립니다. 이것만이 20만동문과 2만여 재학생들의 간절한 바람입니다. 이사장님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