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포커스] 제물포고 센터 오세근
2006/05/22
"잘하네. 저 정도면 대학 애들과 경기해도 밀리지 않겠어. 힘 좋고 탄력 좋고…."
제31회 협회장기 전국남녀 중고농구대회가 열리고 있는 경남 통영중학교 체육관. 제물포고의 경기를 관전하던 농구인들의 일성이다.
칭찬 일색의 장본인은 제물포고의 센터 오세근(203cm). 지난 18일 경복고와의 경기에서 33득점, 17리바운드, 8개의 슛블럭을 기록했고, 21일 신림고전에서는 40득점, 18리바운드에 슛블럭 9개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대회 예선에서 오세근의 성적표는 100점에 가깝다.
8강전을 앞두고 만난 오세근은 "왼발 앞꿈치 부상으로 다소 몸상태가 좋지 않아 걱정된다"며 "그래도 최선을 다해 승리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오세근은 농구선수로는 다소 늦은 나이(?)에 농구를 시작했다. 또 농구의 입문과정도 남다르다. 동인천중학교 2학년 때 길거리농구대회에 나갔다가 당시 안남중의 민만기 코치(현 명신여고)에게 발탁돼 농구선수의 길에 들어섰다.
그러나 과정은 쉽지 않았다. 어릴 적부터 농구선수가 꿈인 그였으나 운동선수가 되는 것을 반대한 부모님을 설득하는 일이 여간 힘들지 않았던 것. 하지만 결국 농구공을 잡은 오세근에게는 거칠 것이 없었다. 농구를 위해 1년을 쉬고 안남중을 졸업, 제물포고로 진학한 그는 키도 쑥쑥 자라 어느새 2m를 넘어섰고, 기량도 일취월장했다. 특히 올해부터 제물포고 지휘봉을 잡은 김영래 코치와의 만남은 오세근이 대형 선수로 성장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중앙대로 진로가 결정된 그는 대학에서는 파워 포워드 자리에서 '넘버원'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토종 파워 포워드의 '지존' 현주엽을 좋아하고 존경하는 이유도 본인이 센터 보다는 파워 포워드로 성장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또 나이제한으로 청소년대표로 선발되지 못하는 아쉬움을 대학에서 유니버시아드대표나 국가대표가 되는 것으로 만회할 생각이다. 김영래 코치는 "웨이트, 신장, 점프력 등 신체적 조건이 좋고 두뇌, 성실성 등 운동선수가 갖추어야 할 조건을 두루 갖춘 우수한 선수"라며 "내가 선수로, 지도자로 경험했던 선수들 중 가장 뛰어난 선수"라고 극찬했다.
김코치는 또 "대학에 가기 전에 더 많이 가르쳐서 중앙대에 필요한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조련할 것"이라며 "지금의 능력에다 한 경기에 어시스트를 7-8개 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통영/임정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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