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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일석(전기37)올림푸스 사장의 도전

관리자 | 조회 수 1714 | 2008.10.06. 13:09
[CEO의 아름다운 도전]당신의 열정에 `감성`을 담아라!

대기업 주재원에서 국내에 무명인 글로벌 기업 CEO로 변신한 사람, ‘디카’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한 시절에 ‘디카 문화’를 만든 사람, 1년 동안 비행기를 280번이나 타며 살인 스케줄을 소화해낸 사람, ‘토종 기업’에 가까운 새로운 기업 문화를 만든 사람…….

지난 10년 동안 방일석 올림푸스한국 사장이 이뤄낸 것들이다. 매일이 도전의 연속이었고, 어느 순간도 방심할 수 없었지만, 때로는 시행착오도 훌륭한 성공의 길잡이로 여기며 매진한 끝에 방 사장은 현재의 회사를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자신의 도전이 끝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의 도전1. 우연이란 없다! 필연으로 만든다!

한때 방 사장은 삼성전자 일본 주재원으로 일했다. 당시 올림푸스는 삼성의 고객 가운데 한 곳이었고, 한국시장에 관심을 막 가졌을 때였다. 하지만 이 회사는 이미 세계 250개의 현지 법인 및 관련사를 두었지만, 이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 일부 판매하는 제품도 한 전자회사에 부품을 주고 조립 판매하도록 할 정도였다. 그들의 제품은 용산 전자상가나 테크노마트 등에 마구 흩어져 전혀 관리가 되지 않았다.

마침 경영진 가운데 한 명이 그에게 자문을 요청했다. 방 사장은 주말에 짬을 내어 무려 100페이지에 달하는 한국시장 자료를 만들어 주었다. 대형 유통 가능성이 가능한 한국에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라도 진출하면 커다란 찬스가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그러자 2000년 1월 올림푸스는 “당신이 직접 한국에서 그 일을 해주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방 사장은 잘 나가는 일류 직장을 뒤로 하고 한국에 브랜드조차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은 일본 기업의 현지법인 사장에 도전해야 한다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그는 과감히 결심했고, 겨우 5명의 직원들과 함께 올림푸스한국을 설립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국내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연간 11만대 정도의 규모밖에 되지 않았다. 아무리 마케팅을 해도 그렇게 작은 규모에서는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일단 디지털 카메라의 붐을 일으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좋은 기획을 하려면 먼저 시장이나 고객을 미리 읽고 예측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아날로그인 일반 사진기와 디지털 카메라가 무엇이 다른가에 대해 고민했지요. 바로 ‘추억’이었습니다.”

사진기는 필름을 사서 찍은 후 현상해놓고 다시 보려면 일일이 앨범을 뒤져야 한다. 하지만 디카로 찍은 사진파일들은 아름다운 추억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그는 이 점에 착안해 ‘마이 디지털 스토리’라는 테마를 정했다. 전지현씨가 출연했던 이 광고는 스틸 컷을 활용해 자연스럽게 추억을 되살리는 분위기로 갔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국내 디지털 카메라 시장 규모는 2002년 60만 대, 2003년 100만 대로 성장했다. 2001년 2%에 불과했던 올림푸스의 시장점유율도 크게 높아져 연속으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그 폭발적인 반응은 올림푸스한국이 국내 디지털카메라 업계1위를 차지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방 사장은 처음 내보냈던 광고에서부터 디지털 카메라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한국 시장에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인정받은 방 사장은 2004년 중국 제조 공장을 포함한 아시아 중동 총괄 사장으로 발령 받았다. 당시 그의 ‘마이 디지털 스토리’ 전략은 중국,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시장에까지 적용했다. 재미있는 것은 중국에서 브랜드 관련 리서치 조사를 했는데, 중국어로 더빙된 전지현의 광고를 보고 중국 소비자의 60%가 올림푸스를 한국 기업이라고 여겼던 점이다.

▶그의 도전2. 미래의 가치를 예측하라

방 사장은 올림푸스한국을 만들면서, 일본 본사에 3가지를 요구했다. 지사가 아닌 현지법인일 것, 인사권 등 독립성을 보장해 주고, 한국에서 발생한 이익은 재투자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일자리 창출은 물론 올림푸스한국에서 창출된 부가가치가 한국사회로 환원되기를 바랐던 것이다. 또한 한국에 진정으로 토착화된 최초의 외국계 기업을 만들겠다는 자신만의 비전이 담긴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일본 본사에서도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었지만, 결국 그의 뜻대로 경영, 인사, 재무 등을 모두 본사와 독립시켜주었다.

한국에 들어와 있는 외국계 기업 중 유일무이한 기업형태로 한국 경제에 기여하고 싶었다. 실제로 재투자 차원에서 2002년 설립한 자회사 ODNK는 올림푸스의 광학기술과 한국의 IT기술을 통한 새로운 사업 Model을 개발함과 동시에 메모리 카드 수출을 통해 2005년 수출 1억불 달성으로 무역의날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또한 이런 성과에 힘입어 2009년 완공을 목표로 선릉 부근에 신사옥을 건립하고 있다.

이곳에는 대규모의 R&D센터가 설치될 예정인데, 이를 통해 한국에서도 연구 및 개발 사업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된다. 자칫 무모하게 보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비즈니스 관점으로 접목시키면서 충분한 승산가치를 검토한 후에 실행했던 것이 한계를 뛰어넘어 현재의 방일석 사장을 만들 수 있었다.

“정보의 흐름이 엄청나게 빠른 디지털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이 하지 않는 일, 아직 모르는 시장을 예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입니다. 이런 능력은 그냥 얻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연습과 실패를 통한 경험에 의해서 생성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산물이고, 많은 연습을 통해 본능이 될 수 있도록 훈련 되어야 합니다.”

방 사장은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은 다가오는 변화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갖고 미래에 대한 가정을 세워보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모든 예측을 근거로 무엇을 해야 할지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어떤 프로젝트를 시작하든 다양한 상황을 담고 있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능력이 뒷받침 된다면, 예측한 대로 상황이 전개되지 않더라도 확신을 갖고 자신의 기획을 실행시킬 수 있어 보다 효과적인 결과를 산출할 수 있다.

▶그의 도전3. 구성원과 비전을 공유하라

전 세계 내시경의 75%를 점유하고 있는 올림푸스 내시경은 한국의 대학병원, 종합병원 등 대형 병원에서 90%를 넘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된 것도 물론 새로운 기획이 접목된 결과다. 내시경이라는 기계(이성)에 건강한 문화(감성)을 담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암 조기 발견에 따른 국민건강 증진 및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전략 하에 내시경 캠페인 등 폭넓은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제가 메디컬 분야나 바이오 쪽에 일반인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문화를 담겠다고 하면 의아하게들 생각합니다. 이미 인정을 받고 있는데 그렇게 할 필요까지 있느냐는 것이지요. 하지만 차가운 기기의 사용자는 따뜻한 피가 흐르는 사람입니다. 정신적인 부분까지 배려해야만, 디지털 카메라처럼 새로운 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자신이 앞으로 하려는 일을 컴퓨터에 비유했다. PC는 OS를 기본으로 다양한 어플리케이션(application) 등이 작용한다. 광학기술이 OS라고 할 때에, 이것을 개발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 인력 등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또한 이미 90년 이상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올림푸스 본사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호보완 측면에서의 접근, 즉 올림푸스 광학 기술이라는 OS 위에 한국발 어플리케이션을 접목하여 글로벌화해 나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갖고 있는 IT기술, 각종 컨텐츠 등의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한다면, 기술보다 부가가치가 몇 배로 높은 사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 본사의 하드웨어를 한국 상황에 맞게 접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다. 방 사장은 이런 비전을 모두 임직원들과 함께 공유한다. 나아가야 할 방향을 확실히 알고 있는 전 직원들은 이것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오늘도 더욱 발전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다. 그의 도전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듯 하다.

▲방일석 사장 약력 <약력> 중앙대 전기공학과 졸업, 연세대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1988년 삼성전자/ 1993년 삼성전자 일본주재원/ 2000년 올림푸스한국 설립, 대표이사 취임/ 2002년 (주)ODNK 설립, 대표이사 취임 / 2004년 올림푸스 이미징(주) 아시아중동 총괄사장, 올림푸스 이미징(주) 등기이사 선임 / 2005년 올림푸스 이미징(주) 마케팅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