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亞 200대 中企에 선정된 한국제약사 5인방 | ||
이코노믹리뷰 | ||
“윗분께서 (언론에) 나서는 걸 원하지 않으셔서...” “별다른 사진(경영진)이 없어서 죄송합니다. ”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아시아(Forbes Asia)가 최근 아시아 200대 최우수 중소기업(200 Best Under a Billion)을 선정, 발표했다. 한국 기업 11개사의 명단에는 낯익은 제약업체가 무려 5곳이나 포함됐다. 주인공은 부광약품, 한미약품, 삼진제약, 환인제약, 유유. 해당 제약사에 지배구조 경영철학 리더십 등과 사진 등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적극적인 협조를 해 준 곳도 있었지만 난색을 표하거나 보수적 기업문화를 언급하며 정중히 양해를 구한 곳이 있었다. 제약업은 오랜 전통과 역사를 바탕으로 지금도 70여 개 가까운 기업이 증시에 상장한 증시 주요업종 중 하나. 그럼에도 젊은층에는 폐쇄적이기까지 보이는 지배구조와 기업문화를 갖고 있다. 1932년에 설립된 동아제약의 경우 입사지원서는 80년대 형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기업소식에 한자(漢字)를 고집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포브스가 선정한 제약 5인방 역시 전형적인 특징을 그대로 갖고 있었다. 흑자구조는 기본이고 부채, 차입금이 없는 곳도 있다. 2세 경영이 정착됐으며 전문경영인들은 대부분 오너 일가와 동고동락한 사원 출신. 경영스타일에서도 온정주의적, 가족주의적 경영이 많았으며 업무나 사내(社內) 현안이 아닐 경우 대외활동을 자제하는 보수성도 비슷했다. 제약 5인방 공통점
● 한미약품 32년 연속 흑자, 연 25% 고성장…처방전 시장 독보적 1973년 설립된 한미약품은 창업 후 32년 연속 흑자경영과 연평균 25% 성장이라는 초고속성장기업의 간판이다. 2002년 2292억원이던 연매출 규모가 지난해 3765억원을 기록, 업계 3위에 오르며 2위 유한양행을 넘보고 있다. 창업주인 임성기 회장(사진)은 경기도 김포 출신으로 중앙대 약학과를 졸업, 1967년 임성기약국을 운영하다 1973년 임성기제약을 설립, 같은 해 한미약품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후 정밀화학, 건강식품, 코스매틱으로 진출, 그룹규모로 성장시켜왔다. 한미약품은 현재 임성기 회장이 19.43%로 최대주주이며 친인척과 정지석 부회장, 민경윤 사장, 임선민 사장 등 주요 임원들이 조금씩 갖고 있다. 정지석 부회장은 임 회장과 회사 설립 때부터 동고동락해왔다. 서울대 약학과를 나온 정 부회장은 창업 때 입사, 부사장, 사장을 거쳐 부회장을 이르기까지 33년 내내 한미약품에서만 근무한 한미맨. 임 회장의 고향인 경기도 김포 출신의 민경윤 사장은 한양대 경영학과를 나와 1975년 입사,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입지전의 주인공이자 한미약품 성장의 주역이다. 한미약품은 처방전 시장의 부동 1위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의약분업 이후 다른 제약사들이 다국적 제약사의 오리지널 신약도입에 나설 때 과감한 기술개발을 통해 이와 동등하거나 우수한 약효를 가진 개량신약개발에 주력해왔다. 실제로 고혈압치료제 노바스크가 연 5조원대의 세계 시장을 휩쓰는 것을 보고 대체물질을 찾아 개발, 2004년 6월 아모디핀이라는 국내 기술의 고혈압 치료제를 내놓았다. 이 품목이 2년 동안 올린 매출만 1000억원. 2004년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한 국내 제약업계 최대 규모인 기흥연구센터를 기점으로 차별화된 신약개발 강화는 물론 슈퍼제네릭의 글로벌화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임 회장은 일에서만큼은 긍정적 적극적이지만 미디어에 얼굴을 내밀지 않을 정도로 지극히 겸손하다. 매일 아침 7시 30분 각종 회의를 주재하는 그는 제약협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상근회장제도, 실거래가 상환제도 등을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얻었다. 고향 김포의 통진학원 이사장을 지내고 임직원에 자사주를 주거나 태풍 매미 등 필요할 때마다 성금을 내는 데도 적극적이다. 골프는 싱글 수준, 바둑은 아마 5단이고 부인 송영숙 씨는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임 회장은 지난 2003년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사진예술을 육성, 발전시키기 위한 한미문화예술재단을 설립, 부인에게 운영을 맡겼다. 재단은 송파구 방이동 한미타워 20층에 사무실을, 10층의 180여 평에는 한미사진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미술관 주최의 한미사진예술상을 시상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또 한미참의료인상을 시상하여 왔으며 한국자살 예방협회에 <생명사랑 대상 한미 봉사상> <한미보도상>을 제정해 시상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미약품은 2006년 전년대비 약 20%정도 성장한 4500억 원의 매출과 당기 순이익 5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작년 말 14만원대이던 주가가 11만원대로 떨어졌지만 증권가에서는 자녀에게 권하고 싶은 명품주식으로 통한다.
● 삼진제약 77년부터 주 5일 근무…5년 연속 무교섭 임금협약 두통약 게보린으로 유명한 삼진제약은 독특한 회사다. 공동설립자 2명이 회장으로 재직 중이며 최근에야 확산된 주 5일 근무제를 30년 전인 1977년부터 시행해 왔다. 창사 후 한번도 노사분규가 없고 최근 5년 연속 무교섭으로 임금협약을 체결했다. 물론 창사 후 38년 간 연속 흑자행진을 기록해 왔고 한국에서 몇 안 되는 20-20클럽(매년 매출증가율, 순익증가율 20%이상 기업)에 가입된 회사이다. 삼진제약은 1970년 삼진상사로 시작, 72년 대한장기식품을 인수, 삼진제약으로 상호를 바꾸며 역사를 시작했다. 당시 공동창업인은 조의환 현 회장(사진)과 최승주 현 회장, 그리고 일진제약 회장인 김영배 명예회장이다. 1941년 동갑내기인 최 회장과 조 회장은 충북 청원과 경기 수원 태생으로 약대를 나왔다 회장이 충북대 약학과를 나와 삼진상사 삼진제약 설립을 이끌었다면 조 회장은 중앙대 약학과 학사로 건풍제약에서 근무하다 1970년 삼진제약 부사장으로 합류했다. 조 회장은 중앙대 대학원에서 생약학으로 석·박사를 취득, 많은 논문과 저술활동을 해 왔으며 현재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대신 사원으로 입사, 전문경영인에 오른 이성구 대표이사 사장이 대내외 모든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삼진제약은 해열진통제 게보린과 겔마(위장약), 오스테민(관절), 웰타민(코엔자임Q10)을 비롯한 일반의약품 48종, 항생제 타이록신을 비롯한 63종의 전문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부동의 1위 해열진통제 게보린은 ‘맞다! 게보린’이라는 친숙하고도 강한 제품 이미지로 의약품에서 최강의 브랜드가치를 자랑한다. 2001년 매출액 640억원에 불과하던 삼진제약은 지난해 1200억원, 올해 144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에이즈치료제 등 항바이러스 신약개발을 추진 중이며 최근에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원인균으로 알려진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치료 신물질 특허를 출원하여 매출 2000억원 조기 달성과 10대 제약사로 진입을 기대하고 있다.
● 부광약품 무차입 경영·연속 배당·연20% 고성장 알짜기업 성장 고급 치약시대의 장을 연 안티프라그 치약으로 널리 알려진 부광약품은 지난 7월 타계한 창업주 김성률 명예회장(사진)이 1955년 세명약국으로 시작, 1960년 부광상사, 62년 부광약품공업으로 상호변경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고 김 명예회장은 1983년에는 부산 국제신문사 사장도 지냈으며 1999년까지 부광약품 회장을 지내다 이후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바 있다. 1988년 상장하여 탄탄한 재무구조와 무차입경영, 연속배당 등의 알짜기업으로 성장했다. 2002년 843억원이던 매출도 매년 20%대 이상 성장하여 지난해 매출 1263억원 영업익 206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일반의약품을 비롯해 간질환, 당뇨, 비염, 뇌졸중 등 100여 종의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B형 간염치료제 클레부딘을 개발, 2004∼2005년 일본·미국에 대략 7000만 달러의 로열티를 받고 기술을 수출했다. 회사지배구조는 고 김 명예회장(7.78%)과 아들 김기환, 김재환 씨가 각 각 3∼4%대를, 동서 정창수 현 부회장(11.92%)과 임원들이 보유하고 있다고. 김 명예회장이 보유한 7.78%대의 지분은 타계 이후 아직 상속분배가 이뤄지지 않았다. 회사경영은 또 다른 부광약품 창업주인 김동연 회장, 정창수 부회장과 이성구 사장 체제로 가동 중이다. 김동연 회장의 경우 25.11%의 지분을 확보하여 개인으로서는 지분이 가장 많다. 김성률 창업주의 자녀들은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어 간혹 투자자들에게 M&A관련주로 오인되기도 한다. 이성구 사장은 서울대 약학과 동 대학원 약학과를 졸업, 한국글락소 개발부 차장을 지내다 부광약품 이사, 상무, 전무를 거쳐 2004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 유유 유일한 박사 동생 와세다 나온 유특한 회장 창업 창업주인 고 유특한 회장은 1941년 2월 유유산업주식회사의 전신인 유한무역주식회사를 창업,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1942년 일본 사학의 명문인 와세다대학 법학부를 졸업한 유 회장은 유한양행 창업주인 고 유일한 박사의 동생으로 유한양행 경영에도 참여한 바 있다. 1953년 유유 사장에 취임한 그는 의약품 개발로 망국병이던 결핵치료에 나섰고 원료약품공업협회 회장으로 100% 수입에 의존하던 원료약품 개발에도 앞장섰다. 사재를 출연하여 재단법인 유유문화재단을 설립하여 장학사업에 참여하여 인재양성에도 힘쓰다 1999년 타계했다. 아들 유승필 회장(사진)은 서울고를 다니다 미국으로 유학, 하이델베르그대학에서 수학, 경제학 학사, 컬럼비아대 대학원 재정학 석사, 국제경영학 박사를 취득한 엘리트. 서강대 경희대에 출강하다 미국으로 건너가 페이스대 대학원 조교수로 재직하기도 했다. 동생인 유승지 홈텍스타일코리아 회장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언니 현일선 씨와 결혼했다. 1987년 경영에 참여한 유승필 회장은 서울클럽, 세종대 재단, 제약협회 등 왕성한 대외활동을 펼쳤으며 제약협회 이사장, 세계대중약협회 아태지역 부회장 등을 역임,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3년 국민훈란 모란장을 수상했다. 유유는 골다공증 신약 맥스마빌의 성공적인 마케팅으로 골다공증 시장에 거대 품목으로 성장, 2006 매출 800억원, 2007년 매출 10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 환인제약 중견제약사 단기간 진입 기대 이름을 알리기보다는 품질을 앞세운다는 경영이념을 갖고 있는 환인제약. 연간 매출액 664억원(2005년 기준), 영업익 170억원, 당기순익 122억원으로 다른 제약사에 비해 규모는 작다. 하지만 부채가 없고 매년 주당 300원 이상씩 현금배당하는 알짜기업. 이광식 회장이 20.65%로 최대주주며 외국계 지분이 20% 가량으로 높다. 이리남성고, 서울대 약대 출신의 이광식 회장은 종근당 영업부로 사회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7년 동안 제약업계 전반의 업무를 배운 뒤 1978년 환인제약소를 설립했다. 김긍림 부회장은 이 회장의 서울대 약대 선배로 종근당에 같이 재직하던 시절 개발부 부장이었다가 뒤늦게 합류했다. 역시 서울대 약대 동기인 이계관 사장은 국제약품 유유 유한양행을 거쳐 1983년 환인에 합류했다. 환인제약은 올해 전년대비 23% 성장한 815억원의 매출을 올려 순이익 150억원을 달성하겠으며, 신제품 개발, 내부통제시스템 재구축, 성과주의 인사제도확립 등을 통하여 중견제약사로 단기간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이다. |
스킨십경영 전도사 삼진제약 이성우 사장
나는 제약회사 해피드럭
사원·임원들과 찜질방서 땀빼고 흉금없는 대화 삼진제약을 이끌고 있는 전문경영인은 지난 2001년 취임한 이성우 사장. 성동고, 중앙대 약대를 졸업한 그는 1974년 삼진제약에 입사, 전무, 부사장을 거쳐 입사 30년 만인 2002년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한 삼진맨. 그의 경영원칙은 신뢰와 약속. 노사가 서로 신뢰하고 좋은 결과가 나오면 몫을 되돌려 주어야 한다는 것. 2005년도에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650%의 정기 상여금 이외에 150%의 특별 상여금을 지급한 바 있다. 취임 후 5년 연속 무교섭 임금협상과 무분규 기록을 이어오고 있다. 이 사장은 스스로가 제약회사의 해피드럭(happy drug, 생활신약)을 자임한다. 3년 전부터 직원들과 함께 찜질방을 찾아 대화를 나눈다. 서교동 본사 직원 200여 명뿐만 아니라 향남 제약단지에 근무하는 120여 명의 현장 직원들까지 모두 두세 차례씩은 이 사장과 함께 찜질방을 찾았다. 찜질방 대화 후엔 미역국을 함께 먹거나 근처 맛집이나 노래방을 찾아 함께 회포를 풀기도 한다. 직원들이 앞다퉈 음식을 먹여주려고 할 정도로 인기고 러브샷도 마다않는다. 이 사장은 특히 젊은 사원과의 만남을 중시한다. “평소 회사에서는 지위나 절차 때문에 속내를 털어놓고 이야기하기가 망설여지지만, 이곳에서 헐렁한 티셔츠를 입고 함께 땀 흘리며 대화를 하면 경영에 도움되는 많은 건설적인 얘기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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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stanlee@er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