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화제! 이사람]프로농구 5년 34억 FA 대박 김주성
“건방지게 나오지 않도록 잘 찍어 주세요.” 김주성은 사진기자의 다양한 포즈 요청에 튀어 보이면 안 된다고 걱정을 했다. 그는 큰 키 때문에 뒷사람의 시야를 가릴까 봐 극장에도 잘 안 간다고 했다. 성남=김재명 기자 |
프로농구 동부 김주성(28·205cm)은 올 시즌 자유계약선수(FA) 협상에서 말 그대로 ‘대박’을 터뜨렸다. 연봉 6억8000만 원에 5년 계약. 총액이 34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서장훈(33)과 함께 최고 연봉인 4억7000만 원을 받았지만 1년 만에 2억1000만 원을 더 받아 프로농구 사상 최고 몸값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 성남시 분당에 있는 JDI스포츠 클리닉에서 그를 만났다.
○ “난 정말 재미없는 사람… 스캔들 안 나게 생겼죠”
“연봉에 걸맞게 더 잘해야 하는데 부담이 커요. 실력보다는 FA 제도가 바뀌는 바람에 그만큼 받은 것 아닌가 싶어요. 하하.”
한국농구연맹(KBL)은 올해부터 연봉 상한선을 정했다. 동부가 김주성을 잡기 위해 상한액을 제시했기 때문에 다른 구단은 아예 협상 기회조차 없었다.
김주성은 ‘순둥이’로 통한다. 스타답지 않게 겸손하고 장애를 가진 부모님을 지극 정성으로 모시는 소문난 효자이기도 하다.
“착하다는 얘기 많이 들어요. 바보 같다는 소리로 들리기도 하지만 괜찮아요. 어머니 말씀대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존경하는 지도자를 꼽아 달라고 했더니 지도받은 감독님들을 모두 존경한단다. 모범 답안 같아 재미가 없다고 했다. 그러자 “맞아요, 저는 정말 재미없는 사람이에요”라며 웃는다.
김주성은 그 흔한 스캔들 한 번 난 적이 없다. ‘스캔들 안 나게 생겼다’는 게 그의 주장.
하지만 좋아하는 연예인은 있다. 요즘 SBS 드라마 ‘쩐의 전쟁’에서 주인공 박신양의 여동생으로 나오는 탤런트 이영은이다.
“몇 년 전에 학교 후배가 여자 친구를 데려왔어요. 이영은 씨는 그 여자 친구의 친구로 함께 왔고요. 나중에 우연히 다시 만났는데 그때 농담 삼아 ‘인터뷰에서 서로를 이상형으로 얘기해 주기로 하자’고 했거든요.”
2002년 프로에 데뷔해 어느덧 다섯 시즌을 뛰었다. 아직 젊지만 그는 항상 물러날 때를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식당에서 저를 알아보고 반찬 하나 더 주면 ‘이때뿐이다’ 하는 식으로 마인드 컨트롤을 해요. 준비 안 하고 있다가 갑자기 추락하면 크게 좌절할 것 같거든요. 몸이 안 따라 주면 후배들한테 미안해서라도 바로 그만둘 거예요.”
첫해 8000만 원이었던 그의 연봉은 이듬해 2억2000만 원으로 껑충 뛰었고 3억5000만 원, 4억2000만 원, 4억7000만 원으로 늘어났다.
○ 아버지가 돈 관리… 톨게이트 요금 없어 쩔쩔맨 적도
“많이 받지만 솔직히 통장에 얼마가 들어오는지 몰라요. 관리는 아버지가 하시는데 아직 재테크에 익숙하지 않아 은행에 맡겨 놓으세요. 카드를 주로 쓰니 현금도 별로 없어요.”
그러면서 지갑을 열어 보였다. 1000원짜리 한 장 없이 텅 비어 있다. 톨게이트 요금이 없어 쩔쩔맨 적도 있다고 했다. 그래도 ‘카드’로 밥은 잘 산다고 덧붙인다.
부족한 것이 너무 많아 ‘톱스타’라는 말은 쓰지 말아 달라는 ‘순수 청년’ 김주성. 하지만 팬들은 안다. 그가 최고 연봉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을….
성남=이승건 기자 why@donga.com
김주성은 누구?
▽생년월일=1979년 11월 9일 ▽체격=205cm, 91kg ▽가족=아버지 김덕환(57) 씨, 어머니 이영순(49) 씨, 여동생 김향란(26) 씨 ▽포지션=포워드 겸 센터 ▽소속팀=동부(2002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올 시즌 기록=평균 17.3득점, 6.3리바운드, 1.8블록슛 ▽출신교=해동초-영남중-동아고-중앙대 ▽주요 경력=2002∼2003시즌 신인왕, 2003∼2004시즌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2004∼2005시즌 플레이오프 MVP ▽주량=소주 반 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