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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분만이라도
 
 
                      임하연 (시인)
 
               
          엄마가 일 분만이라도 살아오시면
           내 가슴 그 시간 뻥튀기 기계되어
           그 넋을 안고 뜨겁게 구르다가
           우리 마당 햇살 뛰노는 꽃밭 위에
           사뿐히 풀어드릴 테야
 
           행복했던 시절 분수처럼 솟구쳐
           난만하게 흐드러지던 웃음소리
           당신의 식은 가슴을 다시 데우고
           추억에 벅차 차마 돌아설 수 없게
 
           나, 그 손을 꼬옥 잡고
           바다처럼 깊어진 내 안의 우물에서
           술이 되게 익어버린 말들을
           잘방잘방 별 담아 달 담아 길어 올려
           당신 치마폭에 넘치도록 부으면
 
           내 고요한 그리움에 고인
           다디단 서러움에 취해
           다시는 떠나실 일을 잊고
           그 일 분으로 내 평생 함께 머무시게
 
                
                 
              시집  『새벽을 나는 새』 임하연
                        (2021. 9. 기획출간)
 
 
 
앞표지(임하연).jpg

 

 

 

뒷표지(임하연).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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