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리더십 특강…"병원 보직자들 예절부터 갖춰야"

▲ 김성덕 중대의료원장이 병원 보직자들 앞에서 술자리 예절을 가르치고 있다.
"음주 습관을 알면 사람 됨됨이를 알 수 있어요. 술잔을 받을 때 첨잔은 하지 마십시오. 적절하지 못한 사유로 아랫사람이 윗사람 보다 먼저 자리를 떠서도 안됩니다."
병원 보직자들이 갖춰야 할 예절을 가르치기 위해 의료원장이 직접 강단에 섰다. 직접 맥주병과 술잔을 들고 시범을 해보이는 원로 교수의 진지한 표정에 여기저기서 유쾌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김성덕 중앙대병원 의료원장은 28일 병원 중앙관리자 및 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리더십 교육에서 "전문가 사회일수록 건전한 상식과 도덕적 예의를 가르치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연사로 나서게 된 계기를 밝혔다.
"레지던트 한 명이 오늘 이 자리에 저를 서게 만들었습니다. 사은의 날이었는데, 어떤 교수가 회식 자리에서 많이 먹으라고 하고 먼저 나가니까 '야 갔다, 우리끼리 먹자'고 소리치는 겁니다. 괘씸한 생각이 들어서 예절에 대한 리포트를 제출하라고 했어요."
김 의료원장은 "에티켓과 매너는 습관적으로 몸에 배어있어야 한다"면서 상급자·하급자간 택시를 탈 때의 순서, 교수가 운전자인 경우의 승차, 회식 자리에서의 위치 등을 꼼꼼이 지도했다. 가령 운전자가 부원장이라면, 옆자리에는 팀장이 앉고 뒷자리에 부장과 원장이 앉는 식이다.
또 계급이 높다는 이유로 아랫사람에게 사적인 일을 시키지 말라는 충고도 덧붙였다. 김 의료원장은 "술자리에 가면서 너는 마시지 말고 운전만 하라고 지시하는 사람이 있는데, 아주 나쁜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의학한림원 창립준비위원장으로서 산파 역할을 하고, 대한의학회·한국의학교육협의회장·대한마취과학회장·한국보건의료시험원국가시험원 이사 등 굵직굵직한 보직을 두루 맡아온 그는 끝으로 리더의 덕목으로 진실성과 전문성, 투명성과 포용성 등을 꼽았다.
"대부분의 리더는 현실을 부정하고 싶어하는데, 약점을 인정하고 직시해야 합니다. 보직자의 가장 큰 잘못은 '우리 팀, 부서는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문제 없는 조직이 어디 있겠습니까. 조직원의 솔직한 의견을 구하고, 외부 컨설팅 등 자신을 점검해줄 새로운 눈을 초대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의협신문 이은빈 기자 | cucici@doctors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