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훈 중앙대 총장과 젠 타오 산둥대 총장 |
=중앙대와 산둥대 한.중 수교 15주년 기념 합동공연=
(지난, 중국 산둥성=연합뉴스) 강일중 기자 = 풍고(風鼓)춤은 압권이었다. 또 장나라가 노래를 하자 무대 바로 앞에는 구름같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주말인 23일 밤 중국 산둥성의 성도인 지난(濟南)의 산둥대학교 대운동장에 마련된 특설무대.
이 곳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수교 1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중앙대와 산둥(山東)대학교의 합동 공연예술제가 열렸다.
이날 공연의 마지막 곡은 여기 모인 2만5천여 학생.주민들의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한 것이었다.
우선 중앙대학교 박범훈 총장이 중국 전통옷을 입고 지휘봉을 든 채 무대 위로 나타난 것이 환호거리였다. 그의 지휘 아래 중앙대 국악관현악단과 산둥대학 예술단이 한데 섞여 '평화의 아리랑'(작곡 박범훈.2002 서울월드컵 개막작)을 연주하기 시작하자 관중들은 숨을 죽였다.
곡 중간에 관현악 연주가 잠시 멈추면서 아름다운 무예복 차림의 중앙가무단이 풍고춤을 추기 시작하자 관중들 입에서는 참았던 숨이 탄성과 환호로 터져나왔다.
풍고춤(안무 채향순)은 바람처럼 광대한 평야를 질주하는 기마민족이었던 우리민족의 기상을 살려 한국여인의 내면에 흐르는 강인함을 북의 다양한 리듬으로 표현한 작품. 이 작품은 얼마 전 미국 버지니아국제군악페스티벌에서도 선을 보여 1만 미국인 관중들을 매료시켰던 북춤이다.
중앙대-산둥대 합동공연제에서 노래하는 장나라 |
'평화의 아리랑' 연주 직전에는 중국에서 활동중인 가수겸배우 장나라가 중국 노래를 부르는 동안 관객들이 한꺼번에 무대 앞으로 구름처럼 몰려 환호해 그의 중국내 인기 및 한류열기를 실감케했다.
장나라는 지난을 비롯 산둥 지역의 백혈병 어린이를 돕는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콘서트 때문에 이곳에 왔다가 합동공연예술제에 합류했다.
중앙관현악단, 중앙타악단, 중앙가무단 및 퓨전국악그룹 컬처밴드 원 등 70명의 공연팀은 이날 산둥대 예술단과 함께 '제천무', '사물놀이를 위한 관현악 신모듬', '판굿', '장고춤' 등 작품을 선보였다.
중앙대 예술단은 지난 공연에 이어 오는 26일 웨이하이(威海)에 있는 산둥대 웨이하이분교에서도 합동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박총장은 공연에 앞서 산둥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양국의 대학생이 각자의 민족악기를 갖고 서로의 전통음악을 함께 연주해 낸 일은 매우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양국의 미래를 짊어질 대학생들이 한마음 한 뜻이 되어 전통음악을 연주한다는 것은 한.중 문화교류를 활성화하는데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젠 타오 산둥대총장은 내년에는 자신이 산둥대 예술단을 이끌고 중앙대를 방문하게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대와 산둥대는 서로 자매결연대학이다. 중앙대는 특별전형을 통해 선발돼 산둥대에서 3년 교육을 마친 중국학생들이 중앙대에 유학해 2년을 공부하면 2개교에서 모두 학위를 주는 '3+2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산둥대학교에서 풍고춤 공연을 하는 중앙대 가무단 |
이와 관련 중앙대는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현지에 한국어 강사를 파견, 중국학생들이 중앙대 유학 때 한국어로 진행되는 정규과목을 보다 쉽게 이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kangf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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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대학교에서 풍고춤 공연을 하는 중앙대 가무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