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 하남고등학교 하날아래>

서강대와 연세대가 생리 때문에 결석을 하면 출석을 인정해주는 `생리 공결제'를 이번 학기부터 시범 실시함으로써 이 제도를 도입하는 학교가 크게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생리 공결제 시범 실시는 중앙대와 성신여대의 시범 실시와 도입이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와 함께 사회 전반의 여권을 포함한 인권 신장과도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에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학생이 생리로 인하여 결석하는 경우 여성의 건강권 및 모성보호 측면에서 적절한 사회적 배려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제도 등을 보완할 것"을 교육인적자원부장관에게 권고한 바 있다.

◆ 각 대학 유고 결석 제한…남용 막아

서강대측은 "총학생회와 교내의 성평등 위원회가 도입 필요성을 제안했었고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주요한 계기가 되었다."며  "교학위원회의 논의를 거친 후 2007년 1학기 부터 시범 운영을 하기로 결정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이어 "생리 공결제의 제도화 과정에서 남용될 소지가 있어 한학기에 최대 5일, 연속으로 이틀이 가능하며 한번 신청한 이후 최소 3주 이상이 지난후에 다시 신청이 가능하며 시험기간에는 유고 결석이 불가하도록 제한을 두었다"고 덧붙였다.

연세대의 경우 서강대와는 시범 실시 계기가 조금 다르다.

연대측은 "시범 운영되기 전 부터 총여학생회에서 자체적으로 교수님에게 출석계를 제출하는 형식의 '월경결석계'를 운영하고 있었다. 2006년 2학기때 총여학생회측의 제안을 받아들여 검토 후 한 학기에 5번, 한번 신청에 이틀까지 채플 시간과 시험 기간은 제외한다는 운영 방침을 두고 실시 하게 되었다. 여학생들의 권리 주장 실현과 함께 여성과 남성의 양성 평등 세상 실현을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시범 운영 실시 배경을 전했다.

	▲ 연대 총여학생회 사이트.  우측 하단에 월경 결석계 다운로드 배너가 보인다.

연대 총여학생회측에서는 "월경공결제는 작년 총여학생회의 공약이었다. 설문조사를 거쳐 학교측에 요구를 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졌다.

자체 운영은 총여학생회 사이트에서 월경결석계를 인쇄하여 제출하는 형식으로 이루어 졌으며 한 학기에 최대 5일이라는것은 처음에 포함되어 있지는 않았다. 현재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결석계와 교수님의 인식 확대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세대와 서강대에 앞서 작년 2학기에는 성신여대와 중앙대, 경희대가 시범 실시 및 본격적으로 도입을 했다.  특히 성신 여대의 경우 여자 대학교의 특성상 반대 여론 없이 모든 학생이 도입을 환영해 시범 실시 기간 없이 바로 도입되었다.

◆ 한 학기에 5번 과한 편…프라이버시 문제 주의

성신여대와 중앙대는 지금까지 별 다른 문제 없이 진행 되고 있는 상태이다.

성신여대 최말숙 과장은 "총 학생회측의 요구 조건에 따라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개발해서 현재 이용률 33.9%에 이르며 별다른 문제 없이 제도가 정착되어 있는 상태"라고 밝혔으며 "한학기 3회, 한달 1회로 제한을 두어 수업일수 1/4 이상은 유고 결석으로 빠지는 일이 없도록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서강대와 연세대의 시범 운영에 대해 "한 학기에 5번 유고 결석을 인정해 주는 것은 조금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성신여대는 한 학기 3회로 제한하여 수업일수 1/4 이상은 빠지는 일이 없도록 하고 있는데 5번 정도면 수업일수의 1/3이 빠지는 셈이 되어 교수님들의 출석 관리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수업에 차질을 빚거나 악용 될 소지가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중앙대측에서는 "시범 운영 기간이 끝나고 이제 도입이 된 상태이다. 하지만 제도가 있어도 사용을 하지 않으면 유명무실한 상태가 되기 때문에 지금은 계속 홍보에 치중하고 있다"면서 "인터넷을 이용해 전산상으로 활용되는 만큼 개인 프라이버시 문제에 있어서도 각별히 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출처 = 연세대학보 연세춘추>

◆ 경희대 도입 보류.. 학교와 맞지 않아

한편 성신여대와 중앙대와 함께 시범 실시를 했던 경희대의 경우 현재는 제도 도입이 보류된 상태이다.

도입이 보류된 이유에 대해서는 "출결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고 학교와 생리 공결제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밝히고 이어"학생들도 거의 이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까지 다시 실시할 계획은 없고 보류 상태"라고 전했다.

그 동안 상대적 상실감을 겪을 수 있는 남학생들의 반발로 보류가 된것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남학생들의 조직적인 큰 반발은 없었다. 다만 관리의 어려움으로 보류를 하게 되었다"고 답했다.

당시 불편 사항이나 부정적인 반응 등 당시 학내의 반응은 어떠했는가란 질문에 대해선 "2년전의 상황이고 말 그대로 시범 실시를 해 보았을 뿐이기 때문에 정확한 설문 조사나 불편사항은 자세하게 파악할 수 없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생리 공결제 보류 등 본격적인 제도 도입에 실패한 경우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제도의 정착 여부를 떠나 그 간 생리 공결제 시행에 대한 대한 학생들의 찬성 여론 못지 않게 반발 여론도 거셌던 것이 사실이다. 

◆ 여성 인력 경쟁력 약화 위험 지적

중앙대학교 학생 게시판에 등록된 한 게시물에서 공과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남학생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대학 생활에 있어서 수업은 정말 중요한 것이다. 여자친구나 여자친구의 친구들에게도 물어보면 수업을 빼야할 정도로 심각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성분들의 특성으로 인해 보호받고자 하는 욕구가 더 커져서 이런 대책이 나온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어 "생리 공결제를 시행해서 한달에 한번꼴로 주기적으로 빠지게 된다면 과연 여성 인력들이 남성인력에 비해 경쟁력을 더 잃는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 "자신들이 약하다고 약한것을 드러내면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생리 공결제 시행으로 여학생들의 경쟁력 약화도 걱정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진출처 = 단편영화 '생리해서 좋은날' (flowering Day,2005)>

◆ 남녀 공학 대학들 계속적인 문제 제기 될 듯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호의 분위기 확산과 함께 앞으로 더 많대학들이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존중하는 제도 도입을 생각 할 것이다.

성공적인 도입 사례도 있지만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도입을 보류한 사례도 있는 만큼 대상자들이 상대적인 차이를 가진 경우 제도의 도입과 지속적인 유지를 위해 다른 대상자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체계적인 제도 보완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특히 생리공결제와 같이 생리적으로 자격 요건이 될 수 없는 남학생들의 상대적인 상실감이 표출될 여지가 많은 경우 실질적인 대상자인 여학생들의 양심에 기댈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기에 공학으로 운영되는 학교 측에서는 어려움이 보인다.

이 점은 한편으로 여성의 사회적 위치에 대한 인식에 대한 성숙과 연동될 수 있는 점으로 남녀공학 대학들에서 계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