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빛의 미술관’ 광안리-중앙대 심문섭교수 작품 '섬으로 가는 길' 레이저 투사
부산=박주영 기자 park21@chosun.com
입력 : 2007.04.06 00:32
5일 밤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이 거대한 미술관으로 변신했다. 이름도 생겼다. ‘바다, 빛 미술관’이다.
부산시는 이날 오후 7시 이 미술관 준공식을 갖고 운영에 들어갔다. 부산시 김준섭 문화예술과장은 “폐쇄되지 않은 열린 공간의 미술관, 이미 그려진 그림을 소장한 과거형 미술관이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디지털 미디어 문화·예술을 담는 미래형 미술관으로서 세계 최초”라고 말했다.
‘바다, 빛 미술관’은 광안리해수욕장 전체를 무대로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인 고(故) 백남준 선생, 프랑스의 장 피에르 레이노, 샤를 드 모, 얀 카슬레, 미국의 제니 홀처, 한국의 심문섭 중앙대 교수 등의 작품을 전시한다.
- ▲조각가 심문섭씨의 작품‘섬으로 가는 길’이 레이저 투사를 통해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 연출되고 있다. 5일 밤 광안리해수욕장에서는 세계적 거장들의 예술작품을 빛과 영상으로 표현한‘바다 빛 미술관’이 개관했다. /김용우 기자 yw-kim@chosun.com
백남준 선생의 유작 ‘디지테이션(Digitation) 1993’을 광안리 한 가운데 두고, 그 좌우로 백사장과 바다가 만나는 경계 부위에 제니 홀처의 ‘빛의 메시지-부산을 위하여’와 심 교수의 ‘섬으로 가는 길’을 전시한다.
‘디지테이션(Digitation) 1993’은 청자 촛대 위에 5대의 모니터를 세워 등대와 같은 이미지를 연출한 높이 10m, 너비 5.2m 규모의 작품으로, 첨단 뉴미디어와 자연·예술의 만남을 표현하고 있다. ‘섬으로 가는 길’은 바닷물을 뿜어 만든 초록·파랑·노랑 등의 수막(水幕) 스크린에 레이저를 쏘아 갈매기·부산타워·동백꽃 이미지를 연출한다.
백남준 선생 작품 뒤편에 있는 수영구문화센터 옥상에서 레이저를 쏘아 만드는 ‘빛의 메시지’는 “깨어있는 동안 꾸는 꿈은 놀라운 역설”이라는 등의 거대한 한글·영문을 선물한다. 해변 서쪽 끝인 삼익비치 아파트 앞에는 베를린 포츠담 광장과 파리 퐁피두센터 광장, 중국 자금성 등에 설치된 것과 같은 레이노씨의 작품 ‘생명의 원천’이 자리잡고 있다. 대형 화분인 이 작품은 높이 5m, 너비 5.4m 규모다.
이 미술관은 2005년 12월 국제디자인 현상공모를 통해 전시 작품들을 선정한 뒤 40억원을 들여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