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인터뷰는 2018년 11월 22일 중앙대학교 홍보대사 중앙사랑 인터뷰 '파워중앙인'에서 전재하였습니다.]
한국축구 세대교체의 주인공, 부산아이파크 김문환 동문을 만나다.
지난 2018년 9월 1일, 대한민국은 환호로 가득했다. 어느 때보다 국민적 관심이 뜨거웠던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종목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이다. 대회 2연패라는 위업이 가장 먼저 빛났지만, 이번 대회의 또 다른 성과는 축구대표팀 세대교체의 희망을 보았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풀백으로 활약한 김문환 선수는 대표팀 세대교체의 중심에 서 있다. 아시안게임 내내 눈에 띄는 활동량으로 주목을 받은 김문환 선수는 이제 A대표팀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국가대표가 되었다. 이번 아시안게임의 새로운 스타이자 한국축구의 미래를 짊어지며 힘찬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김문환 선수. 선선한 가을바람만큼이나 시원한 질주를 보여주고 있는 김문환 선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김문환 동문님 반갑습니다.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부산아이파크에서 뛰고 있는 축구선수 김문환입니다. (스포츠과학부 14)
Part 1. 2018 아시안게임의 새로운 스타 ‘김문환’
Q. 역대 최고의 국민적 관심을 받았던 아시안 게임이었습니다. 큰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기분 좋은 결과를 거두셨는데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우선 우리 대표팀을 열심히 응원해주신 대한민국 축구 팬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대표팀이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대한민국 축구 팬들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게 많은 응원과 관심을 보여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이 응원해주신 만큼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면서 한국 축구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는 것에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시안 게임 이후에도 한국 축구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는데 그 발전에 발판을 마련한 것 같아서 매우 기쁘고 뿌듯합니다.
Q. 아시안 게임 대표팀 선발 당시의 기분은 어떠셨나요?
제가 이번 연도 목표로 잡은 것 중 하나가 아시안 게임 금메달이었어요. 그래서 처음 대표팀 명단에서 제 이름을 확인했을 때는 그 목표를 이룰 기회를 얻은 것 같아서 정말 좋았죠. 유소년대회나 다른 국제대회에서 대표팀으로 출전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번 대표팀 선발은 개인적으로 유독 많은 의미가 담겨 있어서 더욱 기뻤습니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도 더 큰 책임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Q. 아시안게임 전후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이 있다면?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팬분들의 관심인 것 같아요. 예전보다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대표팀에서뿐만 아니라 부산 소속팀에서도 많은 팬분들이 알아봐 주세요. 아시안 게임 이후에 경기장을 찾아와주시는 분들도 많아져서 가장 크게 차이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시안게임 이후에 A대표팀에 소속되면서 예전에는 또래 선수들과 대표팀 생활을 했다면 지금은 팀에서 막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이 조금 달라진 점인 것 같네요. (웃음)
Q. 김문환 선수가 생각하는 한국축구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김학범 감독님도 예전에 말씀하셨지만, 한국축구의 장점은 ‘투혼’이라고 생각해요. 옛날부터 대한민국 축구하면 투혼이라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제가 어렸을 때 기억하고 있는 이미지도 그랬고 지금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몸을 아끼지 않는 선수들의 태도가 우리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벤투 감독님이 A대표팀을 맡으시면서 투혼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면도 더 발전하고 있는 것 같아요. 선수들의 투혼에 기술적인 발전까지 더해져서 한국 축구가 앞으로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사진출처 – 드림위즈
Part 2. 김문환의 영원한 꿈 ‘축구’
Q. 축구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축구선수를 꿈꾸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아버지가 축구를 많이 좋아하셔서 같이 조기 축구를 따라 나가다가 조금씩 재미를 붙여서 시작하게 됐던 것 같아요. 그때가 유치원을 다닐 때였는데 아버지가 축구를 좋아하시는 모습이 좋기도 했고 제가 축구선수를 하면서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딱히 축구선수를 꿈꾼 이후로 축구 말고는 다른 꿈을 생각해본 적도 없었어요. 그냥 계속 축구가 좋아서 열심히 하다 보니 지금까지 축구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축구를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과 힘들었던 순간을 하나씩 꼽는다면 어떤 것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그 슬럼프를 이겨낸 힘이 있다면 무엇이었을까요?
지금까지 선수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은 A대표팀에 선발됐을 때인 것 같아요. 물론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성과도 저에게 너무 의미 있는 순간이었지만, 무엇보다 처음 축구를 시작하면서 목표로 삼았던 것이 A대표팀에서 뛰는 것이었고 그걸 이뤘다는 게 저에겐 가장 기쁜 일인 것 같습니다. 축구를 시작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A대표팀 선발을 꿈꾸잖아요. 그래서 그 자리에 제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힘이 되고 자랑스러운 일인 것 같아요.
가장 힘들었을 때는 부상을 당했을 때였어요. 대학교 2학년 때 연속으로 두 곳에 부상을 입어서 6개월 정도 운동을 쉰 적이 있었는데 그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그런 슬럼프를 겪을 때는 딱히 다른 방법 없이 운동에만 집중하면서 슬럼프를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다른 곳에 기대는 것보다 개인 운동에 집중하면서 개인적으로 자신감도 찾으려고 했습니다. 저는 힘든 일이 있거나 슬럼프가 왔을 때 혼자서 이겨내려고 하는 편이라서 제가 힘들다는 것을 가족들한테 알리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해요. 가족들이 걱정하는 게 싫기도 하고 제가 스스로 이겨내는 게 저에게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Q. 공격수에서 측면 수비수까지 포지션을 확장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포지션을 변경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사실 저는 포지션 변경에 대해서 크게 실망감을 느끼거나 힘들었던 점은 없었던 것 같아요. 굳이 힘들었던 점을 꼽자면 수비위치를 잡는 연습이나 1대1 수비 연습이 필요했다는 점 정도인 것 같습니다. 가끔 기자분들이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내려오면 기분이 나쁘지 않느냐”고 물어보시는데 저는 그 자리에서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변화라고 생각해요. 감독님께서 처음 저에게 풀백이라는 자리를 주셨을 때도, 그 자리에서 더 열심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면 누구보다 뛰어난 선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가 궁금합니다. 본인이 필드에서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팬들에게 기억될 수 있는 선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Part 3. 팬들의 관심과 ‘김문환 효과’
Q. 한국축구의 가장 큰 팬이라고 하면 붉은악마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경기 중에 가장 힘이 되는 응원이 있다면?
모든 응원이 저희 선수들한테 힘이 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이 응원이 가장 힘이 돼요. 그리고 아리랑을 불러주실 때도 국가대표 선수들한테 많이 힘이 되는 것 같아요. 경기 중에 저희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경기장 전체에 울리는 걸 들을 때면 가끔 소름이 돋을 정도로 경이롭고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앞으로도 경기장에서 많은 응원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감사해요.
Q. 최근 부산 아이파크 팬이 급증하고 있다고 하는데, 소위 말하는 ‘김문환 효과’를 실감하고 계신가요?
아시안게임 이후에 확실히 팬분들이 많이 알아봐 주시는 것 같아요. (웃음) SNS를 통해서 응원을 해주시는 분들도 많아지고 경기장을 찾아와주시는 분들도 많아져서 너무 감사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항상 경기장에서 응원을 아끼지 않으시는 우리 POP 분들 덕분에 그라운드 안에서 더욱 지치지 않고 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Q. 김문환 선수는 팬들의 관심뿐만 아니라 세심한 팬서비스로도 유명하신데요. 팬들과의 소통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일단 팬분들이 있으셔야 저희도 경기장에서 힘을 쓸 수 있고 경기력도 좋아질 수 있기 때문에 팬분들 한 분 한 분과 소통하면서 팬서비스도 기분 좋은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희를 응원해주시는 거니까 최대한 감사한 마음으로 팬서비스에 신경을 쓰고 있어요. 특히 팬분들이 편지를 써주실 때 가장 힘이 되는데, 편지를 읽어보면 진심으로 저를 응원해주시는 마음이 느껴져서 그런 편지를 받을 때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그리고 편지가 일단 정말 예뻐요. 글씨 하나하나도 너무 예쁘고 정성이 느껴져서 그런 편지를 읽을 때마다 힘이 되는 것 같아요.
Q. 경기장에서의 활약, 경기장 밖에서의 매력적인 모습까지 다양한 김문환 선수의 모습을 사랑해주시는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더 성장할 기회도 많고 시간도 많으니까 제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그 응원에 힘입어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더 많이 경기장에 찾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Part 4. 중앙인 김문환의 고민과 노력
Q. 자신의 축구 인생에서 중앙대학교를 통해 배운 점은 무엇인지, 특히 감독님이셨던 최덕주 감독님이 강조하신 것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대학교 때는 제가 공격수였기 때문에 스피드를 활용한 플레이를 원하셨고 슈팅에 대해서도 많이 조언을 해주셨어요. 그런데 사실 감독님이 가장 강조하셨던 것은 감정조절이었던 것 같아요. “경기장에서 성격 좀 죽여라”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웃음) 제가 승부욕이 굉장히 강하다 보니까 경기장에서 흥분하거나 화를 참지 못할 때가 있는데 감독님 덕분에 화를 조절하는 법을 많이 배웠습니다. 개인적으로 지도를 해주신 것 중에는 1대1 돌파를 할 때 상황 판단을 미리미리 하라는 조언을 해주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운동뿐만 아니라 생활하는데 있어서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던 것 같아요.
Q. 대학 시절 축구선수로서 체격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으셨을 것 같은데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한 비결이 있다면?
대학 시절뿐만 아니라 체격에 대한 스트레스는 운동을 시작하면서 계속 고민했던 문제였어요.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제 체격에 대한 스트레스가 오히려 장점으로 느껴지는 것 같아요. 축구선수 중에는 보통 체격이 큰 선수들이 많아서 오히려 제가 가진 순간스피드라던가 돌파 능력은 다른 선수들이 가지기 힘든 장점이라는 생각으로 콤플렉스를 극복한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제 체격이 스트레스였다면 지금은 제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Q. 중앙대학교 캠퍼스에서의 추억, 혹은 에피소드 중에 소개할 만한 이야기가 있다면?
제가 3학년 때 안성캠퍼스에서 축제가 있었는데 제가 그해에 프로를 가게 된 해여서 즐거운 마음으로 축제를 즐겼던 기억이 나네요. 사실 재미있는 에피소드라고 할 만한 사건은 없는 것 같아요. 정말 운동만 열심히 하고 다른 일에 딱히 큰 관심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추억을 쌓는 것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게 운동이었고,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서 운동에 최대한 집중하는 대학생 시절을 보낸 것 같아요.
Q. 오늘도 어김없이 훈련에 매진하고 있을 후배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천재적인 재능이나 능력이 뛰어난 선수도 물론 있지만 저는 그런 선수가 아니었고 그래서 더 많이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여기까지 온 것 같은데 여러분도 자신의 타고난 재능이 뛰어나지 않다고 해서 실망하지 마시고 충분히 노력하시면 언제든지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 글 : 중앙사랑 26기 최중열(사회복지학부 3학년)
인터뷰 / 사진 : 중앙사랑 26기 문도훈(교육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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