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인 더 포크 음악회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여름비 오는 날, 세종문화회관에서 포크음악을 클래식하게 연주하는 음악회를 갔다. 클래식으로 채워지는 프로그램을 전윤일 음악감독 겸 지휘자의 APS심포니가 연주하는 음악회였다.
이 심포니는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등 열정을 가진 16명의 연주자들이 모인 단체이다. 첫 번째 곡 <거리에서>는 작곡 김창기, 노래 김광석으로 김창기는 전 동물원 멤버였고, 현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다.
김창기는 김광석과 그룹 동물원 멤버시절 그에게 노래를 많이 만들어 주었다.
‘거리에 가로등불이 하나 둘씩 켜지고/ 검붉은 노을 너머 또 하루가 저물 때/ 왠지 모든 것이 꿈결 같아요/ 유리에 비친 내 모습은 무얼 찾고 있는지/ 뭐라 말하려 해도 기억하려 하여도/ 허한 눈길만이 되돌아와요/ ---’
이 노래는 평소 많이 들어 본 곡으로 16명의 연주자가 멋지게 우리의 마음을 흔들었다. 두 번째 곡<나뭇잎 사이로>는 조동진 곡으로 그는 50년 전 미8군 무대에서 재즈 록 밴드 ‘쉐그린’과 ‘동방의 빛’의 기타리스트 겸 보컬리스트로 가수 생활을 시작했다.
주로 포크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했으며, 대표곡 <나뭇잎 사이로>, <제비꽃> 등의 서정적인 노래로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이 노래들은 명랑하면서 경쾌하고 마음을 움직였는데, 그의 곡을 감상하다보니 역시나 대한민국 포크계의 대부다웠다.
이어서 <새벽기차>와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은‘다섯 손가락’멤버였던 이두헌 작곡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새벽기차>는 웅장하면서도 경쾌했는데 평소에 들어 본 곡이었다. 또한 아름다운 곡으로 향수를 느끼게 했다.
그런데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노래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얻어 장미꽃 판매량이 늘자 화훼협회에서 이두헌에게 감사패를 주기도 했다.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는 김목경이 영국 유학시절 클럽 앞 노부부를 보고 만든 후 자신의 앨범에 처음으로 수록했던 곡인데, 김광석이 노래하여 유명해졌다.
‘곱고 희던 그 손으로/ 넥타이를 매어 주던 때/ 어렴풋이 생각나오/--- 막내아들 대학 시험 / 뜬 눈으로 지내던 밤들 ---/ 인생은 그렇게 흘러----/ 여기 날 홀로 두고/ 여보 왜 한마디 말이 없소/ 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김목경은 한국 블루스 대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인기를 많이 얻었고 국내 블루스의 위상을 드높였다. APS심포니는 6년 전 음악의 열정을 가진 전문 연주자들이 청중과 함께 나눈다는 공통된 철학을 바탕으로 바이올린니스트 겸 지휘자인 진윤일에 의해 창단됐다.
이 심포니는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클래식음악을 여러 장르의 음악과 결합하고, 또 다른 콘텐츠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음악회는 기존의 클래식 음악회와는 다르게 포크 음악을 편곡하여 관객들에게 무척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중간 중간 곡을 설명해주어 청중의 이해를 도왔다. 그 덕분에 여러 차례 앙코르 환호를 받아 김광석의 <일어나>, <광야에서> 등을 추가로 연주해주었다. 클래식 스타일로 연주를 하면서도 지루하지 않고,
웅장하면서 아늑한 음악 연주에 관객들과 필자도 음악에 도취되어 매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도 젊은 연주들의 APS심포니가 국내와 해외에서 더욱 발전하길 고대해본다.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8. 06. 04) 발표
[출처] (음악 칼럼) 클래식 인 더 포크 음악회 / 류시호 작가|작성자 경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