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인터뷰는 2018년 3월 26일 중앙대학교 홍보대사 중앙사랑 인터뷰 '파워중앙인'에서 전재하였습니다.]
수많은 정보 속에서 살아가는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더욱 정확하고 진실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평생을 달려온 중앙대학교 동문이 있다. 매일 밤 자신을 반성하고 하루를 정리하던 일기를 쓰기 좋아하던 기자 꿈나무. 그는 지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언론인이다.
중앙사랑은 봄을 맞이할 준비가 한창인 3월의 어느 날, 비즈니스 포스트 본사에서 한걸음에 달려 나와 우리를 반겨 주신 송우달(정경대학 경제학과78학번, 현 경영경제대학 경제학부) 대표를 만났다.
Part 1. 언론인의 꿈을 꾸다. 중앙인 송우달
Q.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한겨레신문 경영총괄 전무이사였고, 현재는 비즈니스 포스트 CEO로서 진실한 보도를 위해 노력하는 언론인 송우달입니다. 평생을 언론인으로 살아오면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입장이던 제가 인터뷰 질문을 받으니 기분이 묘하네요. 이렇게 저를 찾아온 후배들을 만나 정말 기쁩니다.
Q. 대학 시절은 어떠셨나요? 언론인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고 어떤 활동들이 현재 선배님의 모습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 대학 시절을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 신입생 때부터 다양한 분야의 강의를 듣고 동아리 활동도 활발하게 했어요. 그러다 4월에 중대신문에 실린‘중대신문 학생 기자 모집 공고’를 보고 기자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경쟁률이 높았지만, 다양한 사람을 만나 대화하는 것과 글쓰기를 좋아하는 저를 좋게 봐주셔서 선발될 수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기자를 꿈꾸던 저는 중대신문에서의 기자 생활에 정말 충실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경험 속에서 “어떠한 사실이 언론사의 이익과 충돌한 상황이라도, 언론은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왜곡된 보도가 아닌 사회와 나라에 진실한 보도만을 해야 한다.”는 언론관을 가지게 되었어요. 또한, 중대신문 기자로서 이 언론관을 가슴에 품고 제 뜻과 신념을 관철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지금까지도 진실한 보도를 위해 투쟁하고, 당당하게 기사를 쓸 수 있는 언론인이 되는 데에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Q. 언론인을 꿈꾸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 일기를 쓰는 습관 덕분에 글 쓰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고, 중, 고등학교 때부터는 확고하게 기자의 꿈을 품었어요. 당시에는 신문이 주된 대중매체였기 때문에 더욱 매력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 중앙대학교 정경대학에서 기자가 많이 배출된다기에,정말 중앙대학교에 진학하고 싶었어요. 기쁘게도 중앙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고 중대신문 학생 기자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학생 기자로 활동하면서 억압의 시대 속에서 어떻게 민주화를 이룰 것인지에 대해 토론하길 좋아했어요. 그렇게 언론인의 꿈과 소양을 쌓았고 이 길이 저의 길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후에는 한국교육신문이라는 교육전문지 취재기자로 활동을 시작해, 충청일보를 지나 한겨레 신문에 경력기자로 입사해 편집부 기자 노조위원장, 사회부 팀장, 광고영업, 경영 이사, 전무 등의 직책을 거치며 만 29년을 일했어요. 작년 3월부터는 한겨레를 퇴직하고 비즈니스포스트에 몸담게 되었습니다.
Q. 학부 전공으로 경제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초등학교 교사였던 아버지는 어려운 가정을 책임지셨고, 저는 4형제의 장남이었어요. 아버지는 제가 교사가 되어 시골을 지키길 바라셨습니다.하지만 저는 ‘서울에 가서 언론인이 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어요. 아버지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기자가 될 수 있을지 걱정하셨기에 기업이나 금융기관에 입사할 길을 열어 둘 수 있는 경제학과를 강력히 추천하셨습니다. 그래서 학부 시절 경제학과에 입학한 후, 중앙대학교 신문대학원을 나오게 되었습니다.
Q.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기록하고 메모하는 습관을 갖고 많은 사람을 만나보고 진솔하게 대화를 나눠라”고 말씀하셨는데, 이 습관은 언제부터 갖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 그 말은 언론인을 꿈꾸는 분들을 위한 조언이었어요. 저는 언론계에 진출하려면 기본적으로 메모하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해요. 신문기자는 적어도 사람 이름과 숫자는 틀리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우선 메모를 하고 부연취재를 통해 취재의 폭을 넓히는 겁니다. 또한, 자신이 진솔해야 상대방의 진솔한 태도를 끌어낼 수 있어요. 무언가를 감추고 있으면서 상대방이 진실하길 바라는 마음은 모순된 것이에요. 이러한 태도로 취재한 내용은 정확하고 진솔하게 전달할 수 있고, 그걸 기반으로 신뢰를 쌓을 수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언론인을 꿈꾼다면, 그것을 현재에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를 다시 한 번 고민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Q. 중앙대 언론동문회장을 겸하셨던 만큼, 애교심이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대표님은 중앙대학교를 어떤 학교로 기억하고 계신가요?
- 저는 기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중앙대학교에 정말 입학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가장 먼저 지원한 수험번호 1번이었어요. 수석이라서 1번이 아니라, 사실 중앙대학교에 대한 간절함이 1번이었던 것입니다. (웃음) 우리 중앙대학교는 오늘의 나를 있게 해준 어머니 같은 존재예요. 언제 어디서나 중앙대학교 동문, 재학생을 보면 마음과 가고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Part 2. 언론인의 길을 걷다. 파워중앙인 송우달
Q. 기자로 일하면서 가장 보람있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 한국교육신문에서 일하며 시골의 작은 학교로 교육 시설 환경에 관한 취재를 갔을 때의 일입니다. 당시에는 보안시스템이나 경비 전문 인력이 없어서, 선생님 한 분이 시설 관리와 보안을 위해 학교에서 숙직해야 했어요. 그런데 숙직실의 난방시설이 낙후되어 새는 연탄가스 때문에 한 선생님의 건강상태가 심각하게 나빠지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이 사건을 열심히 취재해서 기사화했고, 해당 선생님이 교육 당국의 지원으로 치료를 받고 원활하게 교사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었어요. 이렇게 제 글로 인해 누군가의 인생이 긍정적으로 바뀔 때가 가장 보람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Q. 한겨레에서 경제부가 아닌 다른 부서에 들어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 먼저 한겨레 신문이 어떻게 창간되었는지 말씀드릴게요. 한국 사회가 민주화로 가는 길목에는 유신 독재 체제가 있었어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언론을 통제하고, 장기집권을 계획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정치체제는 민주주의가 아니다’라는 기사가 실리면 국정원에서 신문사 편집국을 찾아오기도 했어요. 이러한 현실을 견디다 못해, 동아일보를 중심으로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쓰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1974년 10월 24일의‘1024 자유 언론 실천 선언’ 이후로 1975년 36사태, 317사태가 발발하여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기자들이 대량 해직되었습니다. 해직된 젊은 기자들을 중심으로 투쟁이 일어났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민주화를 열망한 기자들이 만든 것이 한겨레 신문입니다. 저는 한겨레 신문에 입사한 후, 정직하고 진실한 신문을 낼 수 있다면 허드렛일을 해도 보람 있겠다고 생각해서 기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편집국으로 갔습니다. 고생하는 선배들을 위해 아침에 조금 일찍 출근해서 책상도 닦고, 전화기도 닦았어요. 그렇게 언론자유를 실천할 수 있는 조직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편집국에서 시작 29년간 한겨레 신문에 몸을 담았습니다.
Q. 신입기자 시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 마산으로 출장을 갔을 때의 일이 기억에 남아요. 그곳에 사고로 두 팔을 잃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발가락에 붓을 끼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학생이 있었어요. 그 학생이 그린 그림은 정말 훌륭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역경을 딛고 일어선 꿋꿋한 학생이라는 내용으로 한국교육신문의 머리기사로 썼는데, 많은 독자가 기사를 읽고 격려의 글을 보내주었어요. 특히 선생님들이 ‘어려움에 부딪혀 좌절하기 쉬운 아이들을 위해 이런 기사를 써 주어 고맙다’는 말을 전하셨어요. 이 분이 지금은 전시회를 열며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서 뿌듯했습니다.
Q. 취재 기획 과정과 기삿거리를 선택하는 기준이 궁금합니다.
- 자신의 아이디어와 기획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듣는 것’입니다. 흔히들 기자는 글을 쓰는 사람이라 말하지만, 저는 ‘듣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상식이 풍부한 동료나 전문가를 만나고, 사회 소식과 다양한 사람의 말에 관심을 두고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기사를 작성해요.
Q. 좋은 기사의 조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좋은 기사는 기자 정신이 담긴 기사라고 생각해요. 기자 정신이 담긴 기사는 스스로 더 많이 알아보고 깊이 있게 취재하는, 발로 뛰어서 나오는 기사라고 생각해요. 누군가에게 소스를 받아서 쓰는 기사에는 활력이 없지만, 직접 많은 사람을 만나 쓰는 기사에는 현장감과 생생함이 있어요.
Q. 사실 경제 신문은 비교적 어려운 내용을 다루고 있어 일반인들이 쉽게 다가가기 어렵습니다.
- 저는 후배 기자들에게 ‘눈높이를 낮춰서 쉬운 말로 기사를 써야 한다’고 말해요. 적어도 중학교 3학년 수준에서는 다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요. 기자가 전달할 내용에 대해 충분히 이해했다면, 쉬운 말로 기사를 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위해 비즈니스 포스트를 이끌며 실천하고 있는 방법은, 인물중심의 기사입니다. 인물 위주로 내용에 접근하면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사가 나와요.
Part 3. 언론인 송우달의 꿈을 걷다.
Q. 언론인으로서 최종 목표는 무엇이며, 지금 어느 정도 달성하셨다고 생각하시나요?
- 언론인이 된 1984년 말부터 지금까지 언론계에서 어떤 자리를 탐하기보다는 공정하고 진실한 보도, 우리나라와 사회에 진정한 발전을 위한 기사를 목표로 하며 살아왔어요. 그래서 100%는 아니지만, 상당 부분 꿈을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저의 최종 목표는 앞으로 저의 뒤를 이어갈 많은 후배가 공정하고 정확하고 진실한 보도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Q. 송우달 동문님이 생각하는 4차산업혁명은 무엇인가요? 4차산업혁명은 미디어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고, 미디어는 4차산업혁명을 어떻게 이끌 것으로 생각하시나요?
- 미디어도 4차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해야 합니다. 기자를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을 거라는 말도 있지만, 기자의 혼이 들어가는 기사는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스포츠기사의 경기 분석과 스코어와 같은 수치는 기사로 쓸 수 있겠지만, 선수의 돌파력과 뜨거운 함성, 몸부림 등의 내용에는 기자의 혼과 그만의 시각이 담겨있기 때문에 쓸 수 없을 거예요. 다만 기술적으로는 미디어 부문이 4차산업혁명시대에 진일보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단순한 종이신문보다는 많은 독자와 소통하며 함께하는 미디어가 되지 않을까요? 정보제공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의 생각과 의지를 반영하는, 쌍방향 소통의 매체가 출현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표현의 자유’에 대한 현직 언론인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 표현의 자유는 우리나라 최고 법률인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기본권입니다. 그러므로 미디어뿐만이 아니라 일반 개인이나 독자의 표현의 자유도 보장되고 존중되어야 마땅합니다. 다만, 이것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특정인을 비방하거나 불만을 제기할 때, 사회통념을 벗어나거나 명예를 훼손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상처가 생길 수 있는 욕설이나 비방으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미래의 언론인을 꿈꾸는 모든 중앙인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 언론은 우리 사회에서 어느 정도 공적인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언론인은 항상 책임감을 느껴야 합니다. 그러므로 언론인이 되기 위해서 엄격하고 철저하게 준비하고, 풍성한 지식을 쌓아야 해요. 무엇보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의견을 경청할 수 있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언론인은 우리 사회의 공기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하므로 권력이나 금력에 휘둘리지 않는 용기와 꿋꿋한 자세가 필요해요. 혹시라도 언론인이 되어서 높은 자리를 탐하거나 돈을 벌 생각이 있다면, 다른 길을 가는 게 옳을 것입니다. 미래의 언론인이 진실한 보도를 통해 우리 사회를 맑고 밝게 만들자는 소명의식을 가진다면 좋겠습니다.
Q. 중앙대학교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 인생을 살아가면서 여러 고귀한 꿈을 꾸고, 그 꿈을 실현하는 게 정말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지금 대학생활을 하고있는 중앙대학교 후배들은 큰 꿈을 꾸기를 부탁합니다. 꿈을 실현하는 과정은 자신과 사회, 그리고 학교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쳐요. 저는 꿈은 꿈꾸는 자의 것이라고 확신하기에, 꿈이 있는 중앙인들이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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