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벌을 아는가?
녀석은 세상에서 가장 부지런한 놈이다.
꿀을 따 모으기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잠시도 쉬지 않고 1주일에 1,600km를
날아다닌다. 고작 2.5cm밖에 안 되는 체구에 비하면 천문학적 거리를 날아다니는 셈이다.
하지만 호박벌은 사실상 날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태어났다. 몸은 너무 크고
뚱뚱한데 비해 날개는 형편없이 작고 가벼워서
공기역학적으로, 날기는커녕 떠 있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이다. 그런데 녀석은 어떻게
그 엄청난 거리를 날아다닐 수 있을까?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놓은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녀석이, 자신이 날 수 없게 창조되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이다.
녀석은 자신이 날 수 있는지 없는지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오로지 꿀을 따 모으겠다는
목적만이 있을 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날아야 했고,
그래서 날기로 작정했을 뿐이다.
호박벌! 이 작고 보잘것없는 녀석이
온몸을 다해 증명하는 것은 바로 다음의 명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