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대 비해 늦었지만
지속 발전할 것
경영교육 메이저리그 진입,
국제교류 활성화 기대돼
중앙대 경영학교육이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지난 9일 중앙대는 AACSB(Asso-ciation to Advance Collegiate Schools of Business International, 국제경영대학협의회) 경영학교육 국제인증을 받았다. 이번 AACSB 국제인증은 ▲경영학부 ▲일반대학원 경영학 석사 및 박사과정 ▲경영전문대학원(MBA) 과정에 부여된다. 중앙대의 AACSB 국제인증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홍철규 경영경제대학장(경영학부 교수)을 만나 AACSB 국제인증의 의미와 중앙대 경영학교육의 미래를 들어봤다.
-AACSB 국제인증 획득을 축하한다. AACSB 국제인증이 조금 생소하다.
“AACSB 국제인증은 경영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고 대표적인 국제인증입니다. 경영학이라는 학문이 인기가 높다 보니 많은 대학에서 경영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수, 시설, 행정지원 등 교육여건을 올바로 갖추지 못한 경우도 많습니다. AACSB 국제인증은 체계적이고 질 높은 경영교육을 실시하는 교육기관을 선별할 필요성에서 시작됐습니다. 미션, 비전, 전략의 상호 일관성 및 체계적 추진 등 총 15가지 기준을 만족시킨 경영학교육 기관만이 인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AACSB 국제인증 추진에 나선 계기가 궁금하다.
“국내 경영대학 중에서 선도적인 지위를 선점하기 위해 AACSB 국제인증 취득에 나섰습니다. 국내 대학들이 AACSB 국제인증에 비교적 관심을 두지 않았던 2000년대 중반부터 추진해왔습니다.”
-추진에서 인증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중앙대 위상으로 볼 때 AACSB 국제인증에 늦은 감이 있습니다. 추진 당시에는 경영학 프로그램이 서울캠과 안성캠에서 동시 운영됐습니다. 이런 구조로 인해 AACSB가 제시한 여러 인증 기준들을 맞추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인증 추진 작업이 중단됐습니다. 이후 지난 2011년 학문단위 구조조정과 함께 다시 추진 동력을 얻었고 다음해에 정식으로 AACSB에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신청 이후에 어려움은 없었나.
“AACSB에서 특수대학원의 경영학 프로그램에 문제를 제기해 애초 계획보다 1년 더 소요됐습니다. 초기에는 특수대학원을 인증 대상에 제외해 인증 작업을 진행해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AACSB에서 갑작스럽게 특수대학원도 인증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통보했습니다. 이후 AACSB와 특수대학원을 인증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협의했습니다. ”
-재인증 조건도 있나.
“AACSB 국제인증은 일회성 평가가 아닙니다. 5년마다 AACSB에 재인증을 받습니다. 실제 재인증 과정에서 탈락한 대학도 있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재인증 과정을 무난히 통과하기 위해 시스템을 계속 점검하고 발전시킬 겁니다. 또한 실사단 방문 시 요구한 개선안도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AACSB 국제인증이 중앙대에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하버드, 스탠포드, MIT 등 상위 5% 이내의 명문 경영대학만이 AACSB 국제인증을 취득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앙대 경영교육단위(경영학부, 일반대학원 경영학 석사 및 박사과정, MBA 과정)가 전 세계 경영학교육 기관의 메이저리그에 진입했다고 보면 됩니다. 중앙대 경영학 프로그램 품질이 세계 유수의 명문대학에 절대 뒤떨어지지 않다는 것입니다.
행정적인 부분에서 부담이 완화되기도 합니다. 올해 교육부의 MBA 평가가 있어 중앙대는 외부기관으로부터 심화·실사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AACSB 국제인증으로 기초평가만 받으면 됩니다. 이외에도 각종 국내외 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학생들에게는 어떤 도움이 되나.
“이번 인증을 계기로 세계적인 경영대학과의 교류를 보다 활발히 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습니다. AACSB 인증은 메이저리그 멤버십입니다. 인증을 받은 대학 간에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교류합니다. 즉 학점교류, 학술교류, 복수학위, 대학 간 협정 체결 등이 쉬워지고 유학이나 교환학생을 통해 이수한 학점은 100% 상호인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해외 유수 경영대학에서는 AACSB 인증을 받지 못한 대학과는 교환학생 등 학점교류를 하지 않으려 합니다. 실제로 얼마 전 홍콩 폴리텍대에서 중앙대가 AACSB 인증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교환학생 파견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해 협력 유지를 설득하기도 했습니다.”
-전임교원이 강의를 75% 이상 담당해야 AACSB 국제인증이 유지된다. 하지만 전임교원 수는 계속해서 줄고 있다.
“지난 3년간 전임교원이 줄어든 건 사실입니다. 전임교원의 의원면직과 정년퇴직은 많았지만 신규채용이 그만큼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수 전임교원 초빙에 노력하고 있으나 원하는 만큼 우수 교원을 뽑기가 어렵습니다. 그래도 최근엔 연구 실적 및 강의력이 우수한 교원을 채용하고자 합니다. 단순한 양적 증가보단 질적으로 우수한 전임교원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AACSB 국제인증을 받은 몇몇 국내대학에서 효과가 없다는 이야기도 있다.
“단기적으로는 입시나 취업률 등 객관적 지표에 큰 변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인증을 받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교육, 행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스템을 개선해야 합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입시나 취업률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실사단이 요구한 우수 교원 확보, 연구 및 재정 지원 확대 등의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경영교육단위와 학생들에게 여러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겁니다.”
-인증 과정에서 경영학부 비전 및 커리큘럼에 변화가 있었나.
“‘세계적 수준의 경영학 프로그램 지향’이란 비전과 ‘건실한 지식기반과 사회적 책임감을 겸비한 글로벌 리더 양성’이라는 미션을 새롭게 정립했습니다. 이에 따라 경영학부의 교과과정, 강의내용, 교수법 등에 다양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한국에 진출해 있는 다국적 기업 CEO들이 자신의 경영사례와 커리어를 소개하는 과목을 개설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글로벌 경영환경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경영 실무에서 일어나는 의사결정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경영학 분야 환경 변화에 부합하도록 소프트웨어 관련 과목도 신설하는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유연한 인재를 양성할 것입니다.”
-AACSB 인증 이후 경영학부의 발전 방향성을 듣고 싶다.
“기본적으로는 세계적인 유수 경영대학과 발전전략이 유사합니다. 경영학부에서는 ‘World-Class Business School’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경영 윤리와 사회적 책임 강조 교육 등 40개의 전략적 액션 아이템을 선정했습니다. 이를 실행에 옮기는 데는 자원과 인력이 소요되기 때문에 대학본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경영학부 학생과 교수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310관(100주년기념관 및 경영경제관) 완공으로 하드웨어를 완비한 데 이어 이번 인증 획득으로 소프트웨어 선진화도 달성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도약의 기틀이 마련됐습니다. 중앙대 경영학부 학생이라는데 자부심을 가지고 사회가 필요한 인재로 성장해주기 바랍니다. 또한 AACSB 국제인증은 긴 여정을 요구합니다. 결실을 보기까지 경영학부 교수님들의 단합과 헌신이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교수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