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통영의 욕지도와 사천의 비토섬 / 류시호 작가
18시간 전 |
통영의 욕지도와 사천의 비토섬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동생 부부의 초대로 남해를 여행하며 욕지도를 갔다. 그동안 통영항에서 소매물도와 외도 그리고 사량도를 다녀왔는데, 욕지도는 한려수도 끝자락에 연화도, 두미도 등과 함께 해상에 떠있는 아름다운 섬이다.
연휴에 이 섬을 갈려고 하니 통영여객 터미널과 외곽의 산덕항에 많은 여행객이 몰려서 승용차를 가져가지 못했다. 욕지도에 도착 후 섬 일주 마을버스를 타려다가 대형택시를 탔다.
기사가 이곳에서 제일 유명한 출렁다리와 멋진 풍광이 있는 해식애(海蝕崖)가 발달한 암석해안으로 안내를 해주었다. 해안 먼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파도에 형성된 절벽의 풍광이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곳은 고구마 재배가 유명하며 맛이 좋고 미역·전복·장어 등의 양식을 하고 있는데, 최근에 고등어 양식이 성공하여 제주도와 더불어 고등어 양식을 많이 하고 있다. 여행을 마치고 여객선 터미널 근방에서 고등어와 줄무늬 돔 회를 먹었다.
제주도에서 고등어 회를 먹어 보았지만 이곳에서 양식하는 고등어 회는 육질이 단단하고 기름 끼가 많아 맛이 있었다. 육지로 돌아오며 점점이 박혀 있는 한려수도 섬들을 보며 다시 한 번 방문하고 싶은 섬이라 생각을 했다.
여동생의 안내로 사천시 비토섬으로 갔다. 이 섬은 사천시가 6년 전‘별주부 테마공원’을 조성했다. 바다와 갯벌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풍경과 별주부전 이야기가 전해지는 비토섬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며 사천만 끝자락에 갯벌로 뒤덮여 있다.
섬 전체가 동물형상을 하는 곳이 많아 토끼섬, 거북섬, 별학섬 이라하고, 제일 큰 섬은 토끼가 비상하는 형상이라 비토리라 부른다고 한다. 이곳의 월등도는 별주부전에서 용궁으로 갔다 돌아온 토끼가 막 발을 디딘 섬으로 관광객을 위해 비토섬과 월등도를 오갈 수 있도록 뗏목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갯벌을 잘 볼 수 있도록 정자에서부터 부장교가 설치돼 있어 갯벌 위를 걸을 수 있다. 그런데 별주부테마파크 전망대에서 남해의 아름다움과 바다와 섬이 어우러지는 풍경을 보고 잠시 넋을 놓았다.
동생 부부와 함께 통영 욕지도와 사천의 비토섬 여행은 매우 즐거웠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이기에 해안을 달리거나 섬 여행은 기분도 좋고 행복함도 느낀다. 삶이 공허하고 답답할 때 바다에 나가 영혼의 활기를 찾아보자.
쪽빛 바다를 바라보며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 음악으로 마음의 평온을 모색하고, 가슴 아픈 일이 생겼을 때 ‘비발디의 4계’ 중 봄의 노래 선율에서 용기를 얻을 수도 있다. 바다와 섬 여행을 하면, 아름다운 음악처럼 우리의 삶이 넉넉하고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해줄 것이다.
우리는 여행을 통하여 새로운 것을 알게 되고, 누구나 삶을 돌아볼 여유를 가지게 된다. 이제 곧 봄의 시작이다. 봄기운이 가득한 섬과 해안을 달리면 우리의 삶은 더욱 빛날 것이다. 우리 모두 마음을 넉넉하게 나누고 살았으면 좋겠다.
동백과 매화, 산수화와 유채꽃이 피는 봄 길에서 필자의 시 ‘추억 속의 봄길’ 을 낭송하며 달리고 싶다. 아지랑이 따라 가다 보면, 저 길 모롱이서 들꽃 꺾어 든 소녀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 때의 그리움을 생각하며 옛 기억의 봄 길을 걷고 싶다.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8. 01. 25) 발표
[출처] (수필)통영의 욕지도와 사천의 비토섬 / 류시호 작가|작성자 경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