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재 "영원한 승자 없지만 영원한 승자되고 싶다"
문완식 기자 | 2009/07/30 00:43
![]() |
ⓒMBC |
'농구천재' 허재(44·전주KCC감독 겸 국가대표팀 감독)가 영원한 승자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허재는 29일 오후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시작한 자신의 농구인생 30년을 되짚었다.
허재는 자신의 농구 시작에 대해 "초등학교 4학년 때 특별활동 시간을 통해서 농구부에 들어가게 됐다"며 "공부 보다는 뛰어놀고 축구나 운동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 당시에는 들어가자마자 우승도 하고 농구하는 게 너무 재밌었다. 어렸을 때 집중력이 좋았던 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허재는 지금도 유명한 그만의 승부 근성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어릴 적부터 지기 싫어했다"며 " "숨어서 운동을 많이 했다. 선수들과 놀 거 다 놀고 집에 와서 운동을 했다"고 털어놨다.
허재는 "집에 와서 슛 연습을 5,600개 정도하고 줄넘기도 6개월 이상 쉬지 않고 했다"며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고 밝혔다.
허재는 "어떻게 보면 야비할 수 있지만 남들 놀고 잠잘 때 운동했다"며 "능력이 100%가 있다면 1,20%는 선천성이고 나머지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근성과 함께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허재는 아버지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며 자신은 그렇게 할 수 없을 것 같다고도 했다.
그는 "아버지(허준)가 우리나라에서 좋다는 보약은 다해주신 것 같다"며 "당시 보약이 흡수되라고 운동 끝나고 집에 와도 아무것도 못 먹게 하셨다. 어머니가 밥을 지으실 때 냄새나고 이러면 고통스러웠다"고 밝혔다.
허재는 "집에 마당이 있었는데 아버지가 오늘부터 여기서 야간에 슛 연습을 하라고 하시더라"며 "아버지가 시키니까 지기 싫으니까 했는데 마당이 잔디여서 공이 잘 안 튀어 이거다 싶었다. 그래서 잔디가 있으니까 운동을 못 하겠다고 했더니 다음 날 벌판이 돼 있더라. 그만큼 아버지가 정성을 쏟으셨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아버지만큼 아들들에게 해줄 수 있냐'고 물어 솔직히 아버지만큼 잘해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의 두 아들 역시 농구 선수다.
![]() |
ⓒMBC |
허재는 감독이 된 후 자신이 많이 바뀌었음도 밝혔다. 그는 선수 시절 다혈질적인 모습을 많이 보인 바 있다.
허재는 "성적이 나빠 감독 자질 없다고 하면 밥맛도 없다"며 "당시에 히딩크 감독에게는 뭔가 있을 것 같아 꼭 만나야겠다고 생각해 만나기도 하고 김인식 감독님(한화 이글스)책도 읽어보고 그랬다. 올해 힘들게 우승 하면서 좀 배운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감독하면서 성격을 많이 바꿨다"며 "선수들과 같이 지내려하고 대화를 하려고 노력한다. 예전에는 짧고 굵게 했다면 이제는 부드럽게 한다"고 바뀐 자신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자신과 같은 선수가 후배로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MC 강호동의 물음에는 "박수를 쳐 주겠다"며 "승부를 지을 수 있으니까 그렇다'고 밝혔다.
허재는 "나는 그래도 코트 안에서는 말을 다 들었다"며 "설사 코트 밖에서 예전의 나 같아도 지금은 이해할 수 있다. 그 나이 때는 그럴 수 있고 또 본인이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허재는 실업농구 기아자동차 농구단 시절 '허동택 트리오'로 함께 맹활약했던 강동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강동희가 이번 시즌부터 감독(원주 동부)으로 자신과 맞서는 것과 관련 "영원한 승자도 없지만 사람이라 영원한 승자가 되고 싶다"며 "코트 안에서는 지고 싶지 않다. 나도 사람이니까"라고 강한 승부욕을 보였다.
허재는 하지만 "농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그런 라이벌이 많이 나와야 한다. 라이벌이 없어도 만들어한다"며 "많은 시간을 함께 했는데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고 '초보 감독' 강동희를 응원했다.
살아있는 한국 농구의 역사로서 허재는 침체기에 빠진 국내 농구에 대한 고언도 빠뜨리지 않았다.
허재는 "무엇보다 선수들이 팬이 생길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며 "다음으로 스타플레이어를 만들어서 관중들이 오게끔 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대학재학 시절 중앙대 농구단을 대학농구 최강으로 이끈 허재는 1988년 기아자동차 농구단에 입단, '허동택(허재, 강동희, 김유택) 트리오'를 이끌며 농구대잔치 종합우승 7회라는 금자탑을 세우며 '농구명가 기아'를 만들었다.
2009년 감독 데뷔 4년 만에 '08-'09 프로농구 우승을 이뤄냈다. '농구천재', '농구대통령'으로 불린다.
![]() |
ⓒMB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