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 CEO] 올림푸스한국 방일석 사장
불황은 확실한 기회…5개 새사업 론칭채비
"불황기에는 호황기보다 더 많은 사업 기회가 있습니다. 올림푸스한국은 내년에 국내외에서 5~6가지 신규 사업을 펼칠 예정입니다." 방일석 올림푸스한국 사장(46)은 불황을 어떻게 피할지 걱정하기보다는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최고경영자(CEO)다. 방 사장은 "불황기에는 모든 면에서 비용이 덜 들게 마련"이라며 "지금은 위기가 아니라 기회이고, 그것도 정말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올림푸스한국은 최근 단순 제품광고를 벗어나 처음으로 기업 이미지 광고를 실시하고 있다. 그는 "불황 영향으로 광고 단가도 낮아졌다"며 "적은 비용으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방 사장 표정에는 불황에 대한 두려움은커녕 요즘 말로 '포스(forceㆍ힘)'가 넘쳐 흘렀다.
올림푸스한국은 디지털카메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국내 내시경 시장 점유율이 80% 이상인 의료기기 업체이기도 하다.
내년에 새롭게 론칭하는 사업도 정보기술(IT)과 바이오테크놀로지(BT)에 나란히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림푸스한국은 우선 내년 상반기 중국에서 자체 브랜드로 사진 인화 서비스 사업을 시작한다.
이와 함께 사이토리사와 손잡고 줄기세포 재생의학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며 덴탈 솔루션, 인조 피부, 인조 뼈 등 다양한 바이오 제품을 국내에 도입할 예정이다.
그는 "3~4년 전부터 꾸준히 준비해온 사업"이라며 "불황기가 찾아왔다고 시기를 늦출 이유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방 사장은 또 '디카 사업에서 캐논 니콘 등에 밀리고 있다'는 시각에 대해 "시장 통계가 오프라인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판매순위에 왜곡이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판매까지 고려하면 올림푸스 카메라 매출은 올해도 30% 안팎 증가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렌즈교환식 디카(DSLR) 시장에서 다소 밀렸다는 점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그 대신 방 사장은 "앞으로 콤팩트 카메라와 DSLR 간 경계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렌즈 교환이 가능한 콤팩트 카메라가 앞으로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확신이다.
올림푸스한국은 내년 상반기에 이른바 '마이크로 포서드 규격'으로 불리는 신개념 카메라를 선보일 계획이다.
방 사장은 "불황일수록 교육 효과가 높기 때문에 직원 학습 기회를 더 늘리고 있다"며 "조직 내 실시간 커뮤니케이션도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올림푸스한국 직원 400여 명은 매일 업무를 마치면서 하루를 정리하는 '일기'를 써서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다.
방 사장은 400여 명이 올린 글을 직접 일일이 챙겨 읽는다. 그가 콜센터 직원들 이름까지 다 외우고 있는 이유다.
평소 방 사장 인재경영 철학은 △직원능력 표준화 △열정의 호환성 △사업화 마인드 등으로 요약된다.
아주 특별한 인재에게 기대기보다는 전반적인 업무능력을 높이되 열정을 공유하고 평사원까지 경영진 마인드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방 사장은 줄다리기 참여 인원이 8명만 돼도 혼자 할 때보다 힘을 절반도 안 쓴다는 이른바 '링겔만 효과'를 줄여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약 력
△1963년 출생 △1986년 중앙대 전기공학과 졸업 △1988년 삼성전자 입사, 일본 주재원 △2000년 올림푸스한국 설립 △2004년 올림푸스이미징 등기이사, 아시아ㆍ중동 총괄사장 △현 한국외국기업협회 부회장, 다국적기업최고경영자협회 임원
[신헌철 기자 / 이새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