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교(44) 한국해동검도협회 연수원장은 조선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중앙대학교 조소과에서 석사 학위를 딴 미술인이다. 대학원 시절 우연히 해동검도를 접한 그는 자신의 또다른 재능을 발견한다.
"해동검도에 대한 열정이 있었다. 검도를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중앙대에 검도 동아리를 만들어 직접 가르쳤고, 나한일 해동검도 총재에게 개인적으로 수련을 받아보고 싶은 욕심에 편지도 썼다." 그는 결국 나 총재의 수제자가 됐다.
"동호대교 남단 한강 둔치에서 나 총재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쑥덕대도 나한일 총재에게 특별레슨을 받는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그는 6개월 간 쌍수권법, 예도권법 등을 전수받고 1994년 체육관을 차렸다. 9년 정도 수 많은 사람을 지도하고 제자 중 16명을 관장으로 키워낸 뒤에는 내면의 '창작' 욕구가 다시 찾아왔다.
"십여 년을 매달렸던 해동검도 체육관을 그만두고 작품활동에 매진했다. 강원도 영월 폐교에 작업실을 차린 후 한지에 수채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3년이 지나 오씨는 '물·빛·소리'라는 개인전을 연 동시에 저서 '검무예(2003년, 진한도서)'를 출간했다. 그림을 그리는 한편 해동검도에도 그의 창작열을 불태웠던 것. '무예도보통지'라는 고서적과 '쌍검'과 관련된 모든 논문과 시문 등을 찾아 연구하고 그의 아이디어를 덧붙였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그의 호 '비월'을 붙인 비월쌍검이다. 그는 "두 손으로 검을 자연스레 사용하며 왼손의 검세와 오른손의 검세가 대칭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비월쌍검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무예서, 시문 등에 텍스트로만 남아있던 쌍검법을 생활 무예로 정립했다는 점에 그는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일반적인 해동검도에 비해 비월쌍검이 감상적이고 회화적인 탓에 오씨는 전통무용(진주 쌍검)을 하는 검무단장에게도 춤사위 아이디어를 주고 있다고. "춤 속에도 권법이 숨어있다고 보면 된다" 무용이라고 해도 그 속에 무예가 들어가야 박진감과 열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논리였다.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한다. 역사·철학·시문 등 다양한 분야를 접하다보면 항상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다. 공부를 통해 그림을 그릴 때도, 조각을 할 때도 영감을 얻는다. 물론 해동검도도 예외는 아니다."
천자문 한 권을 모두 붓글씨로 써서 매일 아침 자녀에게 한문을 가르친다는 오씨는 "바른 심성과 깊이 생각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술 동작 하나를 표현하더라도 올곧은 심성이 바탕이 되어야 그 깊이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 천자문 교육도 그런 과정의 일부다.
"열정을 가지고 비월쌍검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제자를 찾고싶다"는 오씨는 9월 6일부터 4주(매주 토요일)에 걸쳐 비월쌍검 연수를 계획하고 있다. 오 연수원장이 직접 비월쌍검 시연을 보이는 동시에 34개의 기본품세를 마스터하도록 지도하는 과정이다. 문의 (02)2231-91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