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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한국문학의 대부 전달문 동문의 삶

관리자 | 조회 수 2230 | 2008.07.23. 09:55
LA 한국문학의 대부(代父) 전달문(철학 15) 시인
 
김광한
세월이 한없이 지나가도 생각나는 사람

국제펜클럽미주지역연합회 회장   전달문 원로시인

세월이 한없이 지나가도 생각이 나는 사람들이 몇 있다. 악착같이 삶을 할퀴고 마음을 쓰리게 했던 사람말고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 사람의 정을 나눴던 사람, 젊은 시절 서로 좋아서 사랑을 했던 사람이 무슨 기구한 운명의 장난으로 말미암아 다시는 볼 수 없는 사람으로 변한 그 달콤했던 시절의 상대, 그리고 자기를 이끌어주었던 선배, 삶의 심오한 문제를 경쾌하게 풀어주던 사람 등등

그 가운데의 한 분이 전달문(全達文) 선배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지나간 60년 세월로 치자면 그분과의 만남이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그 시간 가운데 내 마음을 아리게 하는 몇 가지 영상이 지금도 가끔 떠올라서 문득 만나서 회포를 풀고 싶어진다. 내가 잡지사를 처음 들어갔을 때 그분은 그 회사의 편집장이었다. 40여년전의 일이다.대중잡지였다.그 시절에는 이렇다할 잡지가 없었고 대중잡지란 이름의 표지가 아름다운 여배우의 얼굴이 들어간 것들이었다.

사회생활에 익숙하지 못한 내게 그분은 글을 다루는 방법을 가르쳤고 사장에게 나를 잘 보이게 하기 위해 가끔 당신이 내가 취재한 자료를 기사로 만들어주어 내 이름을 붙여주었다. 그분이 내게 가르친 것은 글을 다루는 재주가 아니라 사람을 사랑하는 믿음이었다. 문득 그분은 지금 살아 계신가. 어디 계신가 하는 생각을 하다가 어느 문학 카페 생각이 나서 그곳을 뒤져보았다. 뒤늦게 배운 컴퓨터 실력이 이렇게 요긴하게 쓰일 줄 누가 알았던가.

그 전달문 형의 소식이 궁금해서 조금 방정맞은 말이지만 혹시 돌아가시지 않았나 여러 채널을 통해 가끔 수소문해보았다. 그러나 벌써 그분과 만나지 못한지가 십수 년이 지났고 나 역시 일선에서 손을 뗀 지금 그분과 종적 횡적인 관계를 가진 사람을 찾기가 여간 어려웠다. 그러다가 정말 우연히 어느 문학 카페에서 그분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거기에는 그분의 늙은 얼굴이 박힌 사진도 들어 있었다. 나는 그분의 얼굴을 보고 정말 한없이 많은 눈물을 흘렸다. 이제 이분도 노인이로구나. 다행히도 이생에서 아직 만날 수 있는 희망이 생긴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 기사에 따르면 아래와 같았다.

그분은 지금 LA의 한국문학회의 회장으로 있으면서 불편한 몸을 마다하면서 문학하는 사람들의 왕손 노릇을 하는 것이었다. 그분은 중앙대 대 선배로서 원래는 평양출신인데 피난 내려와서 제주도 우도(牛島)에 정착, 부친은 의사였고 형제들 모두 지식인 집안이었다. 중앙대에서는 철학과를 졸업했고 이미 그때 현대문학에 시를 추천받아 시인으로 활동을 하고 있었다. 내가 그분을 알게 된 것은 40여 년 전 맨 처음 취직이랍시고 잡지사에 들어갔는데 거기서 편집장을 하고 계셨고 나 역시 술을 좋아해서 선배 겸 술동료로서 "흠집" 나는 청춘을 함께 보낸 것으로 기억이 난다.

그분은 마음이 착하고 착하고 모질지 못한 사람들이 거의 그렇듯이  생활능력이 "궐(厥)"해서 부인에게 온갖 수모를 당하다가 결국 미국 이민을 하여서 헤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 90년도인가 한국에 나오셨을 때 청진동의 서울 호텔 로비에서 20여 년 만에 극적으로 상봉했다. 그때 그분은 새로 얻은 살집 좋고 맘씨 좋은 부인과 재혼을 해서 그쪽의 자식들 여럿을 접수(?)해 오히려 대가족으로 풍요를 누리고 있었는데 그만 후두암에 걸려 성대를 제거해서 목소리를 잃게 되었던 것이다. 그때 잘 나오지 않는 탁음으로"나 천주교에서 세례받았다. 베드로야. 앞으로 달문이 형하지 말고 베드로 형하고 불러라."

"에이 형님이 무슨 세례를, 그거 아무나 안 해주는데. 그리고 형님은 그런 거 할 타입이 아니에요."

그랬다. 마음속에 경건함을 묻고 지내는 부자유스러움보다 희로애락에 민감한 그냥 그런 사람으로 남는 것을 나는 원했었다. 나는 그 형님이 미국 신부(神父)가 주재하는 성당에 나갈 것 같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영 그런 쪽하고 문화권이 맞질 않는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그래, 울 때 울고 화날 때 화내면서 그렇게 살지.

아! 우리들의 삶이 그 당시 비록 가난했지만 얼마나 인간적이었던가.
그런데 이제 그런 사람들이 거의 없다. 약고 눈치 빠른 사람들만 남아있다.
이재에 능하고 계산이 빠른 사람들은 편안한 삶은 가질지라도 사람다움을 잃게 되는 법이다. 

나는 15년 전에 그분의 이야기를 소설로 썼던 것이다. 이른바 실명소설이다. 그분은 그만큼 소설적인 가치가 있는 분이었다. 지금 그분의 사진을 보니까 눈물이 앞을 가린다. 어쩌다가 이렇게 늙었을까? 나도 늙어가는데….

그 많은 이야기, 한 권도 넘을 이야기를 썼지만 아직도 더 쓸 것이 남은 전달문 형님,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면 얼마나 좋아할까를 생각하니 소식 전하는 길을 찾고 싶을 뿐이다. 만나면 대뜸 이런 말부터 할 것 같았다.

형님 왜 그렇게 늙으셨소?
넌 임마 안 늙었냐?
우리 소주나 한잔하자.
그러시죠.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어깨동무하면서 술취해 객기도 부려보고 싶지만 그럴 기력이 남아있을 것같지가 않았다. 30여년전에 그분은 살고있던 서울의 중계동 집을 팔고 미국 이민길에 올랐을때 나와 작고한 전현규 시인이 함께 김포공항으로 전송을 갔었다. 비바람이 불어서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그후 미국에서 몇번 편지가 오더니 소식이 끊어졌다가 20년전 올림픽을 하던해 서울의 회현동 렉스호텔 로비에서 만났다.
 
그때는 그분이 매우 어려운 처지였다고 한다. 가정적으로 힘든 생활을 한다고 역시 작고한 이관용 소설가가 귀띰을 해주었던 것이다. 그때 그분은 미국에서 자져온 양주를 마시자면서 호텔로비 음식점에 안주를 시키려는 것을 얼른 내가 인근 튀김집에서 튀김을 봉지에 싸들고 왔다. 그분의 행색에서 웬일인지 넉넉함을 찾아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다시 15년후 서울 청진동 서울호텔 로비에서 만났다. 그때는 암수술을 받아서인지 몸이 반으로 줄어들어있었다.로비에 앉아있으려니 어떤 노인이 베레모를 쓰고 아장아장(?)걸어나와서 두리번 거렸다. 그 노인이 나를 보더니 쉰목소리로
"야 너 광한이로구나. 자식!"
그래서 내가
"형님 어째 몸이 그렇게 되었어요?"
"이나마 죽지 않은 것만도 천주께 감사해야지"
"천주" 그럼 천주교 신자인가?
어째 그 말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그분은 생리적으로 신자가 될 것같지 않은 분이었다.앉아서 눈을 내리깔고 기도를 얌전하게 한다거나 눈을 부릅뜨고 남에게 전도를 하는 그런 타입이 아니었다.
"다 그런거지 뭐.."
하면서 껄껄 웃는 그런 분이었다.그리고 소식이 끊어졌다.

평양 출신 제주인

전달문 시인의 출생지는 평양이다. 38년생이니까 올해 고희(古稀)이다. 1·4 후퇴 때 부친이 제주로 피난 와서 동문통에 ‘전(全)의원’을 개업했다. 북교-피난중-오현고(6회,58년 졸)를 나왔고 중앙대 문리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서울에 있을 때는 고교 2년 후배인 현경대 전의원, 오윤덕 변호사 등과 오류동에서 자취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분의 형제들은 모두가 머리가 뛰어나서 사회의 우리 사회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경제적 사회적 위치가 여간 단단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분은 종이와 연관된 직업으로 평생을 일관해서인지 온갖 풍상을 겪으면서 살아왔다.그것이 아마 그분의 팔자였던 것같다.그러나 그분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때문에 이를 극복했던 것이다.

‘대한일보’, ‘매일경제’의 전신인 ‘대한상공’의 기자로 있었으며, ‘여 원’ 편집장, 한국화장품 기획실장을 지냈다. 서울에 있을 때부터 ‘예림원’이라는 출판사를 운영했는데, 예림원은 제주문화예술인들의 서울 집결지로 기능 했다. 이때 그분의 제수씨인 고려진 아나운서도 틈틈이 얼굴을 보였다.

61년 한국문학 ‘심상’을 통해 데뷔. 당시 한국문학에는 김동리 씨가 있었고, 박목월시인의 추천으로 등단했다. 최근 4·3을 그린 소설 ‘연북정’을 출간한 한양대 명예교수 ‘김시태’ 교수와 동기이며, 현길언과 함께 제2회 한라문화제 백일장에서 장원을 수상하기도 했단다. 김광협, 오성찬 씨 등과 함께 ‘석 좌 동인’으로 활동했으며, ‘아열대 문학’에도 관여했다.

지난 80년에 이민 와서 28년째 된다. 미국에 와서 비즈니스라는 신문을 창간, 83년부터 87년까지 운영하다 폐간했다.

전달문 시인이 미국에 왔을 때, 미국에는 한국출신 문인들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전선배는, 이제는 작고한 박남수(뉴저지 거주), 한갑주, 이세방 사진작가, 송상욱(조선일보 출신) 등과 함께 ‘미주 한국문인협회’를 창설했다. 그때가 82년 9월, 그해 12월에 이민 문학 효시인 ‘미주 펜 문학’을 창간했다. 당시 하와이에 구상 선생이 계셔서, LA로 초대하여 출판기념회를 열었다고 한다.

LA에서 전달문 모르면 문학인 아니다.


전달문 시인

5년 후인 87년에는 ‘재미시인협회’를 창립했고, ‘수필문학가 협회’도 97년 창립시켰다. 당시는 수필가가 거의 없어서 그가 20여 명 추천했다. 그야말로 이민 문학 선구자인 셈이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9월에는 재미시인협회 제정 제4회 ‘재미시인 상’을 수상했다. 전씨는 “내가 만들고 내가 타는 게 그래서 그동안 사양했었다.”라며 계면쩍어한다.

91년에 후두암 수술을 받은 후에는 말을 잘하지 못하고 마르고 딱딱한 것은 잘 넘기지 못한다. 하루에 담배 3갑 반을 피우다가 성대 1개를 잘라내고 한 개를 시술한 것. 음성 박스가 2개인 줄은 그때야 알았다고 너스레를 떠는 전선배. 몸은 늙었지만 여전히 낙천적이다.

94년경 귀국해서 제주 문인들도 만나고 오현 출신 귤림문학회 동인들도 만났다. 상금이 없어서 ‘귤림학생문학상’을 주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 5회까지 매년 2천 불씩 송금했었다고. 이제는 ‘귤림문학상’도 ‘귤림학생문학상’도 자체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다며 흐뭇해한다.

우도(牛島)가 제 2의 고향

전달문 시인은 제3대 김광태 향토회장 시절, LA제주향토회 이사장을 맡았다. 그때, 우도와 자매결연을 하고 6명을 초청, LA를 견학시켜 보냈다.

그의 우도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평양 출신인 그가 우도와 어떤 연이 있었기에…. 대학 재직시절 우도에서 작품을 구상한 적이 있다는 그. 우도에서 교편생활도 했었다. 미국에 이민 오면서 우도에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책들을 모두 기증하고 왔다. 당시 제주대에 재직하고 있던 현길언 교수 도움으로. 우도면사무소와 연평중에 전선배가 쓴 시화(詩畵)가 있다는데 아직도 그 자리에 있는지 궁금하다.
 <백원용 원로 시인의 말 참조>

20년 만에….
오늘 아침에 어떤 목이 몹시 가라앉은 나이 지긋하신 분에게 전화가 왔다.

선생이 본인이냐고 그래서 그렇다고 하니까 혹시 전달문 선생을 아느냐고 해서 역시 그렇다고 하니까 맞군요, 그래서 물었다. 혹시? 내 생각은 미국에서 돌아가시지 않았나 하는 불길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분은 전달문 선생이 서울에 와 계시다는 거였다. 나를 어떻게 찾았느냐고 하니까. 한국문협에서 나온 월간문학에 게재된 전화번호를 갖고 알았다고 한다. 그분은 전달문 형과 친구인 백원용(白源龍) 시인이었다…. 내가 어느 문학 카페에 전달문 시인에 관한 글을 써놓은것을 전달문 형의 친구인 백원용시인이 읽고 바로 미국으로 연락했다는 것이다. 전달문형은 내 글을 읽고서 그것을 스크랩해서 벽에 붙여놓고 수백 번을 읽었다고 했다. 그분은 안타깝게도 컴퓨터를 몰라 남이 가르쳐주어야 글을 읽는다고 했다.

. 그러더니 잠깐 기다려보라고 하면서 전화기에서 뜻밖에 전달문 형의 목소리가 이어서 나왔다. 20여 년 만의 목소리였는데 목소리가 죽어서 잘 들리지 않았다. 모기소리만 했다.후두암 수술을 받고 성대를 제거했던 거였다. 처음에는 존댓말을 했다. 처음부터 반말을 하기에는 우리들의 나이도 그렇고 만나보지 못한 세월이 너무나도 길어서 반말을 하는 것이 어색했던 거였다. 그다음부터 약간의 근황, 즉 요즘 뭣하느냐에서부터 애들은 다 치웠냐에까지 그리고 건강은 어떠냐에서 끝나고 내일 을지로 3가 명보극장 고개길 풍전호텔 로비에서 4시에 만나기로 했다. 그쪽 길은 젊어서 단골로 다니던 술집이 많았던 곳이다.

방석집이라 불리는 니나노집도 즐비했고 포장마차에 초막 집 같은 특주 집도 있었다. 초막집은 창(唱)하는 사람 고수(鼓手), 또는 고전 춤을 추는 사람들의 집결지였다.그분 아들이 변호사 개업을 했다고 해서 한국에 나왔다고 한다…. 그래서 잠깐 들렸다는데 모레 미국으로 간다고 했다. 어쩌면 이것이 마지막 만남 같아서 내가 물었다.

"형님 뭐 잡숫고 싶은 거 없으세요."
"응 나 막걸리밖에 못 먹어."
"그거 제가 실컷 사드릴게요."
"그래. 만나자!"

돈을 좀 준비해야지. 비행기 타고 갈 때 맛있는 거 사 잡수라고….

40년 세월,
그분이 그때는 나를 글 잘 쓴다고 천재라고 했었는데,
천재는커녕 참으로 힘들게 일생을 보냈다,
나를 잘 아는 이분마저 떠난다면 나는 정말 외로울 것 같다.


재회의 날

참으로 세월도 많이 흘려보내고 70대 노인으로 만나게 되다니. 70년대 초 아닌 60년대 말부터 서울 관철동 청진동 등 동아일보 김광협 시인 등 죽은 임홍재 시인 등수없이 많은 소주잔을 비우면서 낙지볶음을 안주 삼아 퍼마시기도 하였는데 온 데 간데 없이 미국에 이민 가더니 이제는 LA 교포 세대에서는 특히나 문단에서 어른 노릇 하시는 분이 되었다.
 
언론계에서도 시선을 끌던 달문 형이 늙다니, 우리나라 문단 단체는 이분을 결코 잊지 못한다. 미국 교포 문인들 (LA200+전체 미국 사회 200=400명)모든 산모 주역을 해 주는 왕손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문인들이 미국 LA를 가면 제일먼저 들리는 곳이 그분의 집이다.그래서 미국을 갔던 문인들의 지갑속에는 전달문 형의 명함 한장이 반드시 들어있다.

사람을 대함에 있어 차별과 격의가 없고 몇마디 하면 금방 통하기에 그분의 곁에는 사람들이 떠나지를 않는다. 처음보는 사람을 수상쩍게 아래위를 훑어보면서 뭐하는 사람인가 하면서 근엄한 표정을 지울줄을 모른다.그저 사람좋은 웃음으로 넘긴다.  그렇게 살아온 분이다.


전달문원로시인과 필자와 함께
 
그리고 교포 사회 후배 양성도 많이 해 주는 전달문 시인 형님은 밤늦도록 이야기가 많았다.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서 말을 많이 시키지 않았지만 전달문 형은 그 쉰 목소리로 시간가는 줄 모르게 이야기를 꺼냈다. 충무로 방석집에서 술값이 모자라서 수모를 당했던 일부터 그밖에 아름답지 못했던 일들까지…. 아름답지 못한 일이란 모두가 술과 연관이 된 일들이다. 팁 없어서 아가씨들에게 소금벼락맞고 쫓겨났던 일, 그리고 외상값이 밀려서 술집주인 마담이  월급 때마다 회사로 찾아와 사무실에서 죽치던 일 등등

그리고 죽은 친구들과의 생전의 이야기도 한몫했다.그분이 친하게 지냈던 분들, 내가 친하게 지냈던 사람들, 우리가 서로 알던 사람들, 참으로 많이들 갔다.

한승욱 서울문학 사장과 백 원용 시인과 함께한 그날의 시간은 타임머신을 타고 간 시간과 일치했다.

헤어질 때 나는 그분의 손에 갖고 있던 돈을 모두 쥐어드렸다. 모두라지만 몇 푼 되지 않는 돈이었다. 그것이 금생(今生)의 마지막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다. 전달 문형은 내가 쥐여준 돈을 받고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처음에는 도로 내게 주었지만 내 뜻을 알고 그냥 받았다. 정이 고마워서였다. 그것은 돈이 아니라 살아있다는 증표이고 앞으로 남을 또 다른 추억이었다.

"형님 건강하세요. 그래야, 만나지요."
"그래 내가 가을에 초대할께."
그러나 우리 나이에 긴 시간이 걸리는 약속이 이뤄진다는 것을 믿지 못한다. 나이가 들수록 불확실한 미래는 더 확실해지기 때문이었다.
그분은 내가 지하철을 타는 역까지 가는 것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내가 문득 그분이 생각나서 돌아봤을때 그분은 성치 않은 다리를 추스리면서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형님 춘데 들어가세요!"
나는 손을 휘저었다.
 
거래가 끝나면 그만인 장사를 통해서 만났다면 이런 마음이 오래동안 지속이 될 수가 있을까, 글을 통해, 그 안에 들어있는 사람의 마음, 비록 없이 살았지만 글이란 사람들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이끌어주기도 하고 그 추억을 그려주게 만들고 인간다운 마음을 만들어 주기에 그 부가차치가 그만큼 높은 것이 아닌가.

세월은 또 지나겠지. 한없이…….



나이가라폭포 

                        전달문


역사의 덩이가
쏟아져 내린다

포말을 이룬 장엄은
알알이 부서진 한처럼
조각난 밀어를 대화하고
부딛쳐 뒹구는 밀어는
한점 물방울로 산화하고 있다

억만 년 응어리진 덩이가
밀어 낸 약속들은
지상에서 언어를 잃고

천년 전의 신비에
다시 젖고 있다. 
 
 
 
외지(外地) 의 교우(校友)

                                       詩  백원용(白 源 龍)

北쪽 평양에서 태어나 南쪽 제주에서 자라고 
지금은  外地 미국 LA에서 문단에 활동중인
사백(詞伯) 전달문 동문과의 만남 을 가졌다
(2007년 6월 27일 서울 종로4가 대화정에서)

만    남
                                
1955년 봄 
오현단 그늘에서 맺은 우정
오현단 교문을 나와 50여년

주름진 얼굴 보며
주름진 손목 잡고
가슴에 체온을 나눈다 

소주 한 잔 건배하고

그대의 인사말
분단의 그늘에 가려
애환 맺힌 사연들이
눈물로 글썽 거린다

세상
돌아가는 세상살이
글을 써 남기고자

그대는
검은색 만년필을
소달구지 멍에 만들어
백지장 밭 만들고 밥잠을 보낸다

그대는 
자랑스러운 오현인의 시인이여라.
 

전달문 시인과 지기인 제주출신의 백원용 원로 시인이 쓴 시가 우리들의 마음을 아련하게 하고 있다.백원용 시인과전달문 시인은 제주 오현고등학교 동창이고 50여년 지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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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인호 동문 리빙tv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
    • 08.07.23. ·
    • 조회 수 2316 ·

    백인호(법학 14) 전 YTN 사장이 관광·레저 전문 케이블 방송 리빙TV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됐다. 신임 백 회장은 38년 전남 장성에서 태어나 중앙대를 졸업하고 매일경제신문에 입사한 이후 편집국장을 거쳐 MBN, YTN, 광주일보, RTN(부동산TV) 대표 이사를 ...

    백인호 동문 리빙tv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
  • 김영배 동문 '충주 기업도시 추진'
    • 08.07.22. ·
    • 조회 수 2283 ·

    최적의 기업환경 갖춘 도시 만들터’ 충주기업도시의 사업 시행자인 충주기업도시(주)의 김영배 대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시를 건설해 누구나 기업하고 싶고 살고 싶은 첨단 주거 환경의 메카로 만들어 꿈이 현실로 실현되는 이상적 도시를 조성하겠다”고 ...

  • 김재화 동문 골프 관련 유머 책 발간
    • 08.07.22. ·
    • 조회 수 2439 ·

    방송작가 김재희씨 '골프 없이는 못살아' 펴내 2008-07-21 12:07  방송작가 김재화(신문방송대학원) 동문이 골프와 유머가 어우러진 책 '골프 없이는 못살아!(미래지식)'를 펴냈다. 수십년간 방송작가와 유머칼럼니스트로 활약해온 김씨는 1974년 기성작가로...

    김재화 동문 골프 관련 유머 책 발간
  • 차영준 동문 새물결 국민 운동중앙회대표,...
    • 08.07.18. ·
    • 조회 수 2305 ·

    차영준(법학 23) 동문이 지난 6월 4일 (사단법인)새물결국민운동중앙회대표에 지난 6월 14일에는 국제라이온스354A지구 부총재에 취임했다. 차 동문은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후보 서울선거대책위원회 수석부 본부장, 대운하 금강새물결포럼 상임대표를 역임...

  • 탤런트 배종옥(연영 38)동문 신작촬영
    • 08.07.18. ·
    • 조회 수 2338 ·

    내달말 싱가포르행 강행군…화려한 톱스타역 ‘연기 변신’ “이제 청바지와 운동화에서 벗어나려나.” 배종옥이 8개월 간 이어온 드라마 대장정을 마치자마자 신작 촬영을 위해 또 다시 싱가포르로 날아간다. 배종옥은 MBC 주말극 ‘천하일색 박정금’을 통해 거친 ...

  • 백용호(경제 32)공정거래 위원장의 기부
    • 08.07.18. ·
    • 조회 수 2170 ·

    외부 강연은 장관들의 주요 정책 수단 중 하나다. 단순히 정책을 알리는 것 뿐 아니라 공개적으로 시장에 경고를 줘서 말만으로 원하는 정책 효과를 거두기도 한다. 이를테면 "기름값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경고해 담합 가능성을 사전에 줄이는 식...

  • 이대영(문창 36 )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
    • 08.07.17. ·
    • 조회 수 2327 ·

    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대영 신임원장 "문화예술로 세대와 이념의 벽 허물겠다" 정진호기자 jhjung@inews24.com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대영(47) 신임 원장이 "문화예술로 국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겠다"며 취임 일성을 밝혔다. 이대영 원장은 16일 오전 구로...

    이대영(문창  36 )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
  • 이상덕(사개원)동문 한배재단 이사 선임
    • 08.07.16. ·
    • 조회 수 2216 ·

    한베재단, 안경환·이상덕 교수 이사로 선임 이상덕 동문이 지난 7월 16일 한베 재단이사로 선임했다. 한베재단은 한국과 베트남의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위한 민간협력재단이며 골든브릿지 이상준 회장과 계열사 출연금으로 지난해 6월 출범했다. 이 신임 이사...

  • 안충원(법학 10) 춘천시주민자치위원장에
    • 08.07.15. ·
    • 조회 수 2229 ·

    안충원 동문이 춘천시주민자치·개발자문위원회연합회장이 되었다. 안 동문은 “춘천시정의 협력자로서 시정의 올바른 홍보는 물론 시민의 진솔한 여론을 가감없이 전달해 지역의 발전과 안정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안동문은 경기 포천 출신으로 모교 ...

  • 양종훈(사진 39)동문 IBA 광고사진부문 ...
    • 08.07.15. ·
    • 조회 수 2179 ·

    양종훈 동문이 지난해 5월 펴낸 사진작품집 ‘히말라야로 가는 길’로 2008국제비즈니스대상(IBA)에서 베스트광고사진부문 대상인 스티브상을 수상했다. 또 양 동문이 소장인 상명대 영상·미디어연구소가 주관하고 김정임 교수가 지도해 포토저널리즘 전공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