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포럼] 미국`케이블TV 쇼`로부터 배운 교훈 |
| 성동규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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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Big 이 단어는 국내 유명 학습지 회사 이름에 들어가 있는데, 바른 교육을 통해 큰 사람을 키우겠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고 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지난 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개최됐던 미국케이블방송협회(NCTA) 주관의 케이블 쇼 부제가 바로 `씽크빅'이었다. 방송통신융합 시대에 맞춰 명실상부한 주도적 사업자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케이블TV 산업의 의지를 재천명한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로 미국의 케이블TV 산업은 이미 방송을 넘어 융합시대의 선두주자임을 이번 케이블 쇼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으며, 우리나라 케이블TV 업계에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 주었다.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약진은 바로 통신시장에의 적극적인 진출이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전국적인 디지털방송을 시작하는 미국은 전체 가구 중 이미 50% 이상이 HDTV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융합시대에 걸맞는 시장이 계속 창출되고 있으며 케이블업계는 통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특히 브로드밴드와 인터넷전화(VoIP)는 이미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보여주고 있는데, 타임워너나 컴캐스트 등 케이블방송사업자들이 AT&T나 버라이즌 등 미국의 대표적인 통신회사보다도 더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이 서비스하는 인터넷전화의 고객만족도가 일부 지역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소비자들로부터의 신뢰도가 높아 TPS 서비스 역시 주도하고 있다. 국내 케이블TV 사업자들도 이를 모델로 삼아 인터넷전화와의 연계 등 좀 더 다양한 결합상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두번째로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미국 시청자들의 TV 시청 형태가 양방향 형태로 변해가고 있으며, 이에 맞추어 케이블 방송사 역시 소비자의 요구에 대응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서비스 형태가 바로 주문형비디오(VOD)이다. 이미 미국 케이블TV에서의 VOD 시장은 성숙단계에 접어들고 있는데, 타임워너의 경우 VOD 시장이 매년 25%씩 성장하고 있으며 컴캐스트의 경우 2400만 가입자가 월 평균 12회 정도 VOD를 다운받아 보고 있다고 한다.
이를 반영하듯 컴캐스트의 채널별 시청률 조사결과에 의하면 VOD는 4위를 기록중이다. 이처럼 VOD가 미국에서 주목을 받는 이유는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가 확보되어 있어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편한 시간에 골라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운영자 입장에서도 시청자들의 특성에 맞추어 소위 `타겟광고'를 할 수 있어 광고주들의 선호도 역시 매우 높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디지털 케이블TV 역시 VOD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나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가 제한돼 있고 디지털TV의 보급 속도 역시 미국에 비해 느리기 때문에 아직은 정체돼 있지만, 앞으로 시장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좀 더 적극적으로 이 시장을 키울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세 번째는 지역밀착형 서비스 강화이다. 케이블 TV의 출발 자체가 지역의 난시청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시작된 만큼 미국 케이블TV는 지난 60년 동안 커뮤니티와 일체감을 갖고 프로그램의 제작과 공급을 뛰어 넘어 다양한 공익활동을 해왔다.
특히 이번 케이블 쇼에서는 케이블케어(cable care)라는 캠페인이 소개되었는데, 시설이 낙후되어 있는 지역의 학교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공익사업을 통해 시청자들과의 일체감을 높여가고 있었다. 이 부분은 국내 케이블TV가 가장 눈여겨봐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국내 케이블업계는 온갖 장애물들을 극복하고 비교적 짧은 기간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과연 진정성을 갖고 지역 발전에 얼마나 공헌해 왔는지 자문해 보아야 한다. 즉 국내 케이블업계도 성과의 많은 부분을 지역 커뮤니티와 시청자들에게 돌려주려는 자세를 보일 때만이 시청자들은 케이블TV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매년 열리는 케이블 쇼였지만 커뮤니티와 일체감을 갖고자 노력하는 미국의 케이블TV 업계의 모습은 가장 감동적인 시사점이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