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부부 이야기입니다.
남편은 법원 공무원이었고, 아내는 초등학교 교사이었습니다.
부부는 은퇴 후 시골에서 전원생활을 하면서 1년에 한 번씩 반드시 해외여행을 하기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궁상스러울 정도로 돈을 아끼며 평생을 구두쇠처럼 살았습니다.
유일한 낙은 시골에 내려가 심을 식물 종자를 구하고, 여행을 다닐 때 입을 옷을 마련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결국 은퇴를 하지 못했다. 정년퇴직을 2년 앞두고 폐암으로 숨을 거두었습니다.
홀로 남은 아내는 우울증에 걸렸고, 식음을 전폐한 채 사람들을 만나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시집간 딸이 혼자 사는 어머니의 집을 정리하러 갔다가 벽장 속이 각종 씨앗과 여행용 옷으로 가득 찬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그것들을 치워 버리겠습니까? 거기에는 너무나 큰 의미가 담겨져 있는데 말입니다.
지키지 못한 약속으로 가득 차 있어서 감히 들 수조차 없을 만큼 무겁게 느껴졌을 물건들 아니겠습니까?
경제적으로 좀 더 윤택해지면...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아이들이 성장해서 독립해 나간 후 자유로워지면...
우리가 실행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이유는 만 가지도 넘습니다.
조금만 지나면 여유가 있겠지... 지금은 그런 시간이 아냐... 아직 마무리 할 일이 많이 남았어...
그러나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언젠가는 달라지겠지...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 라는 말을 믿지 마세요.
바로 지금이 나에게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아름다운 내 인생은 바로 지금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내일 새벽 어디론가 떠납니다. 돌아 온 후에 행복편지에서 다시 만나겠습니다.
박시호의 행복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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