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S 사태 책임 통감,
예술대 발전방향 논의 중”
지금 중앙대에는 QS 사태, New Vision 수립, 전공개방 모집제도 등 굵직한 사안이 즐비하다. 대학본부는 가진 역량을 모두 발휘해 당면 과제를 해결하고, 수립하고, 안정화해야 한다. 어느 하나에만 집중해서도 안 된다. 사안 하나하나가 모두 심도 있고 빠르게 해결돼야 한다. 과연 대학본부는 이 난관을 헤쳐 나가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김창수 총장을 만나 당면 과제를 두고 이야기 나눠봤다.
-지난 한 학기를 어떻게 평가하나.
“지난학기는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나름의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총장의 주요 역할 중 하나는 재정을 확충해 대학 발전을 견인하는 일입니다. 적어도 재정 확충의 측면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고배를 마셨던 ‘소프트웨어 중심대학’에 사활을 건 결과 성공적으로 수주했고, ‘현장맞춤형 이공계 인재양성 지원 사업(X-Corps 사업)’ 등에도 선정됐습니다. 교수님들의 노력과 대학본부의 집중 지원 시스템을 통해 대형 연구 과제를 2,3건 수주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QS 세계대학평가 순위 비표시 사건으로 지난학기의 성과들이 가려진 점은 조금 아쉽습니다.”
-지난 인터뷰에서 학내 구성원 간 불신을 풀어야 할 숙제라고 했다. 어떤 노력이 있었나.
“전공개방 모집제도나 교원 정년보장제도 등 대학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과정에서 여러 구성원과의 소통을 통해 갈등을 최소화하고자 했습니다. 이번학기에도 안성캠으로의 입학정원 이동,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 등 미리 준비하고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이런 과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충분한 소통을 하며 구성원의 공감을 이끌어내도록 하겠습니다.”
“총장이 학내 구성원 한명 한명과 모두 소통할 수는 없습니다. 총장과 학내 구성원 간 가장 큰 소통 창구는 교무위원회라고 생각합니다. 교무위원회의에서는 중요한 제도를 도입하거나 수정할 때 열띤 토론을 펼칩니다. 학장님들과 처장님들이 하는 이야기를 전폭적으로 수용하고 테이블에 올려놓고 함께 고민합니다. 문제는 이런 과정을 통해 도출된 사안이 다른 구성원들에게 전파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번학기 첫 교무위원회의에서 학장님들께 단대별 교수회의를 더 자주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교무위원회의에서 논의한 모든 내용이 교수님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대학본부와 교수 사회의 직접적인 소통 창구인 전체교수회의를 현행 연 1회에서 학기당 1회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교무위원회의 일부를 대학언론에 공개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로 우리 대학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은 것이 사실입니다. 사태의 원인은 진상조사위원회에서 밝혀진 그대로입니다. 많은 사람이 원하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현실에 압박감을 받은 실무자의 과욕에서 비롯된 사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항상 좋은 결과를 내야 하는 현실 속에서 시간에 쫓기면서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과오를 범하게 됐습니다.”
“물론 사과문에서도 밝혔듯이 해당 직원보다 더 막중한 책임을 느끼는 건 총장단입니다. 특히 사태의 궁극적인 책임은 총장인 제가 질 수밖에 없습니다. 중앙대 구성원에게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큰 실망감을 안겨드린 데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사과문을 3번이나 작성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우선 인력을 재배치했습니다. 당시 평가팀장과 실무자는 다른 팀으로 인사전보 발령을 냈습니다. 또한 평가팀의 업무가 과중한 점도 사태의 원인 중 하나라 판단해 신입직원을 추가 배정했습니다. 이에 더해 윤리교육을 강화하고 윤리 강령을 선포할 계획입니다.”
“New Vision 내용은 아직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는 단계입니다. 진척 상황에 대해서는 저도 아쉽게 생각합니다. 제가 직접 챙겼어야 했는데 QS 사태 등으로 충분한 관심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다만 주요 실행과제들은 잘 정리가 돼 있는 상태입니다. 12대 핵심과제를 중심으로 총 40개의 실행과제를 선정했습니다. 이번달 초부터는 과제별 주관부서와 함께 실행과제를 정교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까지의 논의에서도 현실성 있는 의견이 많이 도출돼 New Vision 실행과제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각 부서 그리고 학문단위와 지속적으로 의견을 나누면서 최종안을 도출해 나갈 예정입니다.”
“당장 발표 시점을 단언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진행 상황에 따라 예상보다 빠르게 발표할 수도 있고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올해 안에 New Vision을 마무리해 발표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개교기념일에 선포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때까지 New Vision이 대외적으로 내놓을 만큼 탄탄하지 않으면 발표일을 연기할 겁니다. 이번 New Vision은 단순한 계획이 아니라 중앙대 창학 100주년을 기념하면서 내놓는 계획이기 때문에 내용이 더 충실하고 실현 가능성을 갖춰야 합니다. 제 스스로 솔직해지기 위해 말씀드리자면 아직 구성원에게 자신 있게 내놓을 만큼 준비되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서울캠의 인프라 구축에 많은 투자가 있었고 거의 완성 단계라고 봅니다. 이제 안성캠에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구성원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죠. 물론 저도 공감하는 바입니다. 다만 투자의 방향성이 서울캠과는 조금 다릅니다. 안성캠은 공간이 굉장히 넓고 건물들이 광범위하게 흩어져 있습니다. 외적 인프라에 투자를 해도 투자 비용만큼의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죠. 그래서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투자의 방향을 잡았습니다.”
“안성캠은 생공대, 예술대, 체육대 등 총 3개의 단대로 구성돼 있습니다. 단대별로 살펴보면 생공대와 체육대는 특별히 비효율적이거나 비능률적인 학과나 시설이 없습니다. 두 단대는 그 자체로 충분한 경쟁력이 있고 우수한 교수님들과 학생들을 통해 학부부터 대학원 과정까지 잘 이뤄지고 있습니다. 필요한 점이라면 시설의 현대화 정도인데 이미 그런 쪽의 투자는 이뤄지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예술대의 경우 너무나 많은 전공이 너무나 많은 공간에서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그 시설 또한 너무나 낙후된 게 현실입니다. 교수 확보율도 굉장히 낮은 편이죠. 그래서 지난학기 방재석 안성부총장님에게 예술대 발전방안을 직접 만들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예술대가 발전방안을 만들어 제출하면 대학본부에서 현실적으로 도울 수 있는 투자 수준 등을 고려해 조율해나가는 방식입니다.”
“2019학년도 입학정원을 최소 108명에서 최대 179명까지 이전해야 합니다. 아직 어느 학문단위의 정원을 조정할지, 이동한 입학정원을 어떤 방식으로 안성캠에 흡수시킬지 등은 전혀 정해진 바가 없습니다.”
“대학본부가 마음대로 입학정원에 손댈 수는 없습니다. 구성원과의 소통 없이는 절대로 해결할 수 없는 사안입니다. 이번학기 중 각 학문단위의 교수님들,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 여러분, 직원, 동문까지 중앙대 구성원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겠습니다. 특히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대학 행정의 신뢰를 높이도록 하겠습니다.”
“2018학년도에는 공대, 창의ICT공대, 생공대 등 3개 단대에서 총 242명의 학생이 전공개방 모집제도로 입학합니다. 이들을 위한 방안은 교과과정 상의 지원과 비교과과정 상의 지원으로 나뉩니다. 교과과정 상의 지원으로는 단대 내 모든 전공을 포괄해 학문과 진로에 대해 안내하는 ‘전공 입문 과정’이나 학과별로 전공 탐색에 도움을 주는 ‘대표 과목 개설’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공 간 유사 과목에 대한 상호인정을 확대해 전공 간 장벽을 낮추고 교과목 이수 여건을 개선해 나갈 계획입니다.
비교과과정 상의 지원 방안은 단대 차원의 교육과정 설명회, 전공별 진로 설명회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또 전공 탐색 멘토제와 같은 제도를 운영해 학생이 전공 선택을 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학사 행정을 지원하려고 합니다.”
“새로운 정년보장심사제도는 이번학기부터 적용됩니다. 이번에 발표한 정년보장심사제도는 투명성 강화와 국제 학술지 우대가 가장 큰 특징입니다. 우선 투명성 강화를 통해 교수님들께서 자신이 정년보장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 지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했습니다. 두 번째로 국제 학술지에 논문을 많이 게재하면 정년보장 심사 시 피어리뷰 평가를 면제하는 등 강력한 우대 정책을 마련했습니다.”
“모든 학내 구성원이 본인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 대학이 치유해야 하는 건 상호 간 높은 불신의 벽입니다. 이제는 불신의 문화를 청산하고 서로를 신뢰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데 모두가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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