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안단테
김리한
이제 달빛을 버리고
가야할 때라며
강 건너 나룻배가 넌지시
삐거덕거린다
쏟아지는 별빛
물결 위에 찰랑거려
강변 대나무 숲 사이
바람은 조용히 잠을 자고
산 그림자 드리워진 가장자리
자갈들도 소리 없이 젖어
강물은 저 혼자 울고 만다
여태껏 속으로 울지 않고
흐르는 강은 없었다
한 치 앞도 보지 못하면서
자꾸만 뒤돌아보고
다른 곳을 보게 되는지
다시 볼 수 없는 것들은
마음으로 그릴 수 있다지만
아픈 가슴에는 아무것도
그리지 못한다
가을이 곱게 내려앉은 강둑길에
어머니처럼 서 있는
나무 한 그루
가지마다 달빛 걸어 놓고
섬진강은 천천히
산모퉁이를 비켜 갑니다
2017.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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