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크리스티서 한국작품 50억원어치 팔려
홍콩 크리스티 경매장에 출품된 백남준의 `라이트 형제'. |
백남준.오치균.김동유.강형구 등 인기
(홍콩=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 한국 미술작품들이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사상 최고 낙찰총액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25일 오후 홍콩 크리스티가 실시한 아시아 컨템퍼러리 경매에서 한국 작품은 52점 중 47점이 낙찰, 낙찰총액이 4천168만7천750홍콩달러, 한화로 49억8천600만원에 달했다. 이는 낙찰총액이 29억1천만원(40점 중 39점 낙찰)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지난 5월 경매의 1.7배나 되는 액수다.
홍콩 크리스티 경매장에 출품된 강형구의 `자화상'과 `반고흐' |
백남준의 비디오 설치작품 '라이트형제'와 손가락으로 물감을 바르는 오치균의 '사북의 가을'이 나란히 503만1천500홍콩달러(이하 수수료 포함), 한화 약 6억181만원씩에 각각 낙찰됐다.
또 작은 이미지를 모아 큰 화면을 만드는 팝아트작가 김동유의 '메릴린 먼로'는 5억8천842만원(491만9천500홍콩달러), 강형구가 패널 두 개를 이어 그린 대형 유화 '푸른색의 빈센트 반 고흐'는 5억4천631만원(456만7천500홍콩달러)에 팔렸다.
청바지천을 이어붙이는 색다른 작업으로 홍콩 크리스티에서 항상 성과가 좋았던 최소영의 '반여동 우리집'도 2억1천841만원(168만7천500만홍콩달러)에 팔려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다.
2004년 가을 이래 7번째로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 진출한 한국 작품들은 김동유나 최소영, 홍경택, 이환권 등 기존 인기 작가들의 작품들이 종전보다 좋은 가격에 낙찰된 것은 물론 강형구, 오치균, 이다, 최병진, 임태규 등 이번에 데뷔한 작가들의 작품들도 추정가의 4-8배씩에 낙찰됐다.
홍콩 크리스티 아시아컨템퍼러리 |
그러나 낙찰작품 47점 중에서는 지난 5월 경매에서 홍경택의 '연필'이 세운 홍콩 크리스티 경매 최고가 낙찰기록인 7억7천만원을 넘어선 작품은 없었다.
한편 홍콩 크리스티가 역대 최대 규모로 실시한 이번 가을 경매에서는 중국 현대미술 작품들의 상승세가 계속되고 72점이나 출품된 일본작가들의 약진도 뚜렷해 세계적인 미술경기의 조정 국면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었다.
홍콩 컨벤션&전시센터에서 실시된 이날 경매와 프리뷰는 미술애호가들로 가득 찼고, 한국 미술시장 관계자와 컬렉터들도 어렵지않게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중국작가 차이궈창(50)이 그린 대형 드로잉 14점 세트는 7천420만홍콩달러(88억7천500만원)에 팔려 중국 현대미술 경매 최고 낙찰가를 경신했다.
이 작품은 2001년 상하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당시의 불꽃놀이를 재현해 회담을 축하한 작품으로, 화약을 종이 위에서 터뜨리거나 먹을 이용해 그려 중국이 종이와 화약을 발명했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고 홍콩 크리스티측은 설명했다.
기존 최고가는 지난 4월 소더비 홍콩 경매에서 7천200만홍콩달러(86억1천만원)에 팔린 중국 동양화가 쉬베이홍의 작품이 갖고 있었고, 지난달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팔린 중국 작가 웨민쥔의 유화 '처형'도 미화 590만달러(55억원)에 팔린 기록이 있다.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