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간삼건축 매거진 지스타일 [대학특집] 중앙대학교 310관, 광운대학교 80주년기념관 에서 전재하였습니다.]
[출처 : http://www.gansam.com/g_style/human_view/index/177/?page=1]
'춥구나…'
1965년 3월, 흑석동 언덕을 찾았던 나의 첫 인상은 그랬다. 다만 몇 동의 건물과 주변을 둘러싼 황량한 산이 나를 마주했다. 당시 학교에는 건물이 모두 3동뿐이었는데, 영신관1938년 준공, 파이퍼 홀1956년 준공, 중앙도서관1959년 준공 이 전부였다. 1965년 1월에야 6개 단과대학문과대학, 이공대학, 사범대학, 법정대학, 경상대학, 약학대학의 틀이 잡혔으니 중앙대 공대생으로, 특히 건축을 전공하게 된 것은 실로 행운이라 할 수 있다. 이후 진선관과 대학극장, 사회과학관 건물이 들어섰고, 학교 상징인 청룡상도 그 즈음 만들어졌다.
당시의 나는 공부도 노는 것도 참으로 열심이었다. 학기 중에는 건축 공부에 빠져있다가도 방학만 되면 산으로 바다로 놀러 다니느라 바빴고, 동기들과 캠퍼스 구석구석을 누비며 젊음을 만끽했다. 내가 좋아했던 장소는 청룡연못인데, 주변으로 도서관과 학생회관이 위치해 늘 학생들로 북적댔다. 특히 연극영화과 여학우의 밝고 예쁜 모습을 감상하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었고, 여름 장마로 온통 질척해진 캠퍼스를 장화를 신고 부지런히 뛰어다녔던 기억은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3학년 때, 건축계획 담당 교수였던 이명호 교수님의 지시로 공과대학을 설계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면서 처음으로 설계라는 실무에 발을 담갔다. 밤새 모형을 만들고 도면을 그렸던 덕분인지 공과대학 착공식에 학생 신분으로 참여하는 행운을 얻기도 했다.
졸업 후 13년이 지나 나는 지금의 설계사무소를 설립했고, 34년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학창 시절 공과대학 설계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50년에 걸쳐 건축을 했고, 변화하는 우리 중앙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졸업 무렵 지금의 310관 자리에 운동장이 생겼는데, 바로 이곳에 창학 100주년을 기념하는 건물이 들어서게 될 줄 그 누가 짐작이나 했겠는가. 나는 새삼 건축의 위대함을, 내가 건축을 한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를 느끼게 된다.
중앙은 늙지 않는다. 오래된 교정 곳곳에서 사철 푸른 솔숲이 새로운 기운을 뿜어내듯 중앙도 깨고, 부수고, 달리는 후배들로 인해 언제나 젊음이다. 50년 전 춥고 황량했던 캠퍼스가 지금은 열정과 패기로 가득 찬 역동성의 공간으로 바뀌었다. 항상 새로운 것, 더 높은 곳에 도전하기를 주저하지 않은 결과다. 창학 100년의 역사를 결집한 이곳 310관에서, 새로운 100년의 미래가 시작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자호 간삼건축 회장
1969년 중앙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 1972년 일본 ㈜TOKYU A&E 회사에서 건축 설계 근무. 일본 1급 건축사 면허를 취득. 1979년 귀국 후 ㈜정림건축에 몸담다 83년에 지금의 (주)간삼건축 창립. 호텔, 리조트, 대학교 및 연구소 설계등 다수의 작품이 있다. 대표작으로는 일본의 시모다 이즈큐 호텔, 아마기 호텔, 한국은행 신관, 영풍빌딩, 포스코 본사, 동국제강 본사, 포항공대, LG전자 연구소 및 대한민국을 대표할 만한 수많은 작품을 왕성하게 만들었다. 대한건축학회, 한국건축가협회, 대한건축사협회에서 봉사활동을 하였고, 각종 단체로부터 많은 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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