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을 졸업한 임동섭(27)은 2012년 프로농구(KBL)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삼성에 입단했다. 198㎝의 큰 키에 내외곽 플레이를 모두 갖춘 포워드로 평가됐다. 현역시절 장신슈터로 이름을 날렸던 삼성 이규섭 코치의 뒤를 이을 선수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2014년 1월 5일 프로농구(KBL) 서울 삼성과 전주 KCC와의 경기 이후 그의 농구인생은 꼬이기 시작했다. 프로 2년차 임동섭은 상대 외국인 선수에게 왼발등을 밟혀 골절상을 입었다. 이는 잦은 부상의 서곡이었다. 이후 복귀와 재활을 반복하며 잔부상을 달고 살았다. 임동섭은 예기치 못한 발등 부상 이후 오로지 재활에만 매달렸다. 그러나 불운하게도 재활 중 같은 부위를 또 다쳐 2014-2015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지난 시즌 코트에 다시 서기까지 무려 616일의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실력을 끌어 올릴만하면 어김없이 부상이 찾아왔다. 지난 시즌 막판에는 무릎 부상을 당해 눈물을 흘려야 했다.
코트에 들어설 때마다 주변에서 제대로 뛸수 있을까 하는 의심어린 시선을 더 많이 받았다. 각오를 단단히 하고 올 시즌을 대비했다. 그러나 1라운드 때 3점슛 성공률은 21.4%에 그쳤다. 주변에서 “부상 여파로 소극적인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돌았다.
부상 방지를 위해 비시즌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과 3점슛 훈련이 조금씩 빛을 발했다. 2라운드 이후 어느 때보다 건강한 모습으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갈고 닦았던 3점슛 능력을 맘껏 뽐내며 리그 1위 삼성의 숨은 주역으로 우뚝 섰다.
임동섭은 올 시즌 경기당 평균 2.3개의 3점슛(리그 4위)을 넣고 있다. 3점슛 성공률은 40.3%까지 끌어올렸다. 임동섭은 삼성 선수들이 기록한 3점슛 162개 중 33.3%에 해당하는 54개를 책임지고 있다. 팀 3점슛이 5.8개(9위)로 저조한 삼성의 약점을 메우는데 앞장서고 있다.
임동섭은 10일 서울 SK전에서 3점슛 6방을 터뜨리며 개인 최다득점(25점)을 경신했다. 최근엔 3점슛뿐 아니라 컷인과 속공 가담 등을 통해 득점을 올리며 전천후 포워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감독은 “지난해보다 임동섭의 슛과 기량이 늘었다. 어느덧 프로 5년차인데 후배들을 잘 이끄는 선수”라며 임동섭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긴 공백기 이후 임동섭은 정신적으로 더 성숙해졌다. 그는 “이젠 한 경기 뛰는 것 자체에 감사함을 느낀다. 마음을 비우고 뛰다보니 불안함이 사라지고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빅맨 중심인 팀에 절묘한 균형추가 되고 있다. 임동섭은 “3점슛을 넣으면 라틀리프, 문태영, 김준일 등 빅맨들에게 붙는 수비를 분산시킬 수 있다. 팀의 강점을 살리는 게 남은 시즌 저의 목표”라고 했다. 자신보다 팀이 더 빛나길 바라는 임동섭의 존재는 삼성이 왜 견고한 선두를 이어가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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