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3일 서울 삼성동의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법무법인 화우와 김신유의 통합 및 특허법인 화우 출범식에서 화우의 대표인 변재승 전 대법관과 김신유의 김진억 변호사가 통합선언문에 서약했다.
법무법인 화우와 김신유의 합병이 새해 벽두부터 로펌 업계에 적지않은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화우 관계자들은 국내 법률시장개방에 대비한 전문화와 대형화로 압축되는 경쟁력 강화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우선은 국내 경쟁 로펌들에 대한 메시지가 더욱 커 보인다.
무엇보다도 약 100명의 전문변호사가 포진하고 있는 화우의 맨파워와 김신유의 두터운 고객 기반이 가져올 시너지가 주목된다.
1967년 김진억 변호사가 설립, 국내에서 두번째로 오래된 로펌이기도 한 김신유는 국제업무 등 기업자문 분야의 전문성이 뛰어나다는 평이며, 특히 외국계 클라이언트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화우는 2003년 2월 법무법인 우방과 한차례 합병을 거쳐 탄생하긴 했지만, 송무 분야의 탁월한 경쟁력에 비해 기업자문 분야, 특히 외국계 고객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데 화우 사람들도 크게 이의를 달지 않는다.
때문에 두 법무법인이 서로 겹치는 부분이 적은 가운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가며 1+1=2를 뛰어넘는 상당한 합병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게 화우와 김신유 관계자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합병과 제휴가 반복되며 변화가 끊이지 않는 로펌업계에서 화우과 김신유만큼 서로 궁합이 잘 맞는 상대도 드물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화우와의 통합전 국내외 변호사 7명이 한꺼번에 다른 로펌으로 옮기는 등 김신유가 적지않은 진통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화우가 김신유와 합치기로 한 배경엔 김신유의 이런 특장이 많이 고려됐을 것이란 분석도 이래서 나오고 있다.
화우가 종래의 우리말 이름을 그대로 쓰기로 하면서도, 영문 이름에 김신유를 함께 넣어 Yoon Yang Kim Shin & Yu란 상호를 내 걸기로 한 데는 외국에 이름이 많이 알려진 김신유의 브랜드를 십분 활용하자는 포석이 밑에 깔린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3월초 출범할 예정인 특허법인 화우가 예고하는 IP분야의 강화도 다른 로펌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특허법인 화우는 김신유 특허부의 변리사 15명과 기존에 화우에서 활약하던 5명의 변리사 등 변리사만 20명 규모로 출발하게 된다.
김신유 특허부도 국내 보다는 외국계 클라이언트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특허법인 화우와 법무법인 화우의 시너지도 적지않을 것으로 화우 사람들은 기대하고 있다.
합병 결과 법무법인 화우와 특허법인 화우에 포진하게 될 변호사, 변리사는 모두 160여명.
변호사, 변리사 수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규모에 있어서도 국내 최대 규모인 김&장 법률사무소에 이어 국내 로펌업계의 확실한 2위권에 자리잡게 됐다고 화우측은 보도자료에서 강조하고 있다.
법무법인 광장, 태평양, 세종 등이 1백명 이상의 변호사가 포진, 규모에 있어서 화우와 함께 2위권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어 율촌, 바른, 충정, 케이씨엘 등이 그 뒤를 바짝 쫒고 있다.
3월초 화우가 입주하고 있는 서울 삼성동의 아셈빌딩에서 정식 출범할 예정인 통합법인 화우의 탄생은 이런 면에서 특히 2위권 로펌들 사이의 뜨거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