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인터뷰는 2016년 11월 중앙대학교 홍보대사 중앙사랑 인터뷰 '파워중앙인'에서 전재하였습니다.]
점점 추워지는 11월의 초, 중앙대학교 안성캠퍼스에서 중앙대학교 디자인학부 산업디자인학과 4학년 이채빈 학생을 중앙대학교 홍보대사 중앙사랑이 만나보았다. 서울에서 내려온 홍보대사 ‘중앙사랑’을 위해 직접 자가를 몰고 버스 정류장까지 데리러 온 따뜻한 모습까지 보여준 이채빈 학우, 졸업 전 이미 ‘NISSAN 글로벌 디자인센터’에 입사 예정이라는 쾌거를 이룬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중앙대학교 디자인학부 산업디자인학과 4학년 이채빈 학생]
PART1. 디자인과 자동차의 만남
Q.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또 대학 입학 후에는 산업 디자인 전공으로 세부화하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 어렸을 때부터 바퀴 달린 장난감을 좋아했습니다. 또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했죠. 교과서에는 낙서가 가득해서 선생님께 혼도 많이 났습니다. 처음부터 자동차 디자인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는 잘 몰랐지만, 자동차를 좋아하고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접점에 있는 자동차 디자인이라는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중학교 때 우연히 인터넷 자동차 디자인 커뮤니티를 알게 되었는데 그때 자동차 디자인 전공 대학생들을 만나게 되었고, 아무것도 모르던 중학생인 저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습니다. 기초적인 볼펜 선 긋는 법, 스케치부터 마카 쓰는 법까지. 그것을 계기로 자동차 디자인에 더 매력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자동차를 그리는 게 너무 재미있었거든요.
그래서 미대 진학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디자인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학교는 몇 없었는데, 그중 하나가 중앙대학교였습니다. 입시를 열심히 치르고 두 번 만에 합격했죠. 아주 기뻤습니다.
십여 년 전 저에게 자동차 그리는 법을 가르쳐준 바로 그 대학생들도 중앙대학교 학생이었습니다. 지금은 그 중학생이 중앙대학교 졸업반이 되었네요.
<2015년 닛산 spring intership 사전과제>
Q. 많은 디자인 중에 왜 하필 '자동차' 디자인을 하게 되셨나요? 산업디자인 중에서도 자동차디자인의 매력은?
- 먼저, 자동차는 대량생산 제품 중에 가장 큰 스케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이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멋지고 빠르기까지 하죠.
기능주의 디자인과 미니멀 디자인이 대세인 시대입니다. 스마트 폰 뒷면에 살짝 튀어나온 카메라도 사용자들이 용납하지 않죠. 간단하고 장식을 없앤 심플한 디자인이 인기입니다. 네모반듯 하고 가장자리를 둥글게 굴린 요즘 디자인들을 보면 가끔 화려하고 장식도 많던 피쳐폰 디자인들이 그립기도 합니다.
저는 반드시 기능이 있어야만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기능이 차지하는 부분이 적더라도 형태적으로 아름답고 그 자체로의 의미가 있다면 그것 또한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미술관에서 조각상을 보는 시선처럼 요. 자동차 디자인은 미술관의 조각상이 가지고 있는 예술성과 감성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반드시 효율이 좋아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네모반듯 하게 만들어 공정을 최소화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조형언어 전개도 가능하고, 캐딜락 엘도라도처럼 멋진 장식을 꼬리에 달고 나올 수도 있죠. 말 그대로 그릴 수 있는 것이 많고, 표현할 수 있는 게 많습니다. 그래서 좋아합니다.
Q. 자동차 중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자동차는, 혹은 회사는?
- 포르쉐 디자인을 좋아합니다. 차체의 면 컨트롤을 볼륨만을 가지고 아름답게 표현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포르쉐는 항상 그러한 디자인을 훌륭하게 해내서 가장 좋아하는 디자인의 자동차입니다.
PART2. 자동차 디자인 공부는 이렇게!
Q. 중앙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만의 장점이 있다면?
- 중앙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의 가장 큰 장점은 자동차 디자인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국에 산업디자인학과는 많지만, 자동차를 배울 수 있는 학교는 몇 안 되거든요. 또 잘 가르치는 대학이기도 하죠! 전공수업에서는 제품, 환경, 운송기기, UX 등 여러 가지 디자인 프로세스 등을 배우고, 여러 기업과 산학을 통해 자체적으로 연구하고 평가받는 식으로 이루어지는 활동들이 많습니다.
또한 선후배의 끈끈한 관계도 자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려움이 있으면 서로 돕고, 경험을 토대로 조언해주는 것이 마치 전통처럼 이루어집니다.
실제 필드에서는 우수하게 활동하고 계시는 우리 학교 출신의 자랑스러운 선배님들도 많이 계신답니다. 먼저 길을 닦아 주신 덕분에 저와 같은 디자인계열 회사에서 종사하고 싶은 후배들이 편하게 길을 걸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디자인 학부 수업 중 실무에 많은 도움을 받은 강의가 있다면 학우들에게 추천해주세요.
- 4학년 자동차디자인 졸업 작품을 맡고 계신 방영찬 교수님의 운송기기디자인 수업이 기억에 남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중앙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현대차 디자이너로 근무하셨고, 지금도 자동차디자인기업 임원으로 근무하시고 계십니다.
오랜 현업에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수업 중 졸업 전시 프로젝트 진행과 함께 실무 지식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 주십니다. 디자인이 기업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것들까지도 요. 저희를 학생 이전에 후배로 대해 주십니다. 1학기가 끝나고 교수님 자택 옥상에서 재학생, 실무에 있는 졸업 선배들과 함께 종강 바비큐 파티를 했던 것도 좋은 추억이네요.
Q. 디자인 프로그램은 주로 어떤 걸 쓰시는지? 보통 학우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디자인 프로그램이 있다면?
- 자동차 디자인을 한다고 해서 대단한 프로그램을 쓰는 것은 아닙니다. 모두들 쓰시는 포토샵을 써요. 저는 프리핸드스케치를 좋아해서 스케치를 스캔한 후에 포토샵으로 다듬습니다.
PART3. 어느새 실무경험을 쌓게 되다.
Q. ADM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시겠어요?
- ADM은 Automobile Design Membership의 약자로 1991년에 만들어진 산업디자인학과 자동차 디자인 동아리입니다. 제가 너무나 자랑스러워하고 사랑하는 동아리입니다.
산업디자인학과 동아리는 일반적인 취미개념의 동아리들과는 조금 다르게 학사과정처럼 이루어지는 세부 전공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학생들이 직접 꾸려나가며, 학과 수업과 병행되어 이루어지기 때문에 큰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이 동아리를 거쳐 간 대단한 선배님들이 많아서 사실 제가 이런 인터뷰를 한다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국내 현대 기아 르노뿐만 아니라 쉐보레 재규어 닛산 오펠 등 해외에서도 이미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 그런 선배들의 영향을 받은 열심히 하는 후배들이 있구요.
혹시 자동차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수험생이 있다면 중앙대 산업디자인과 ADM으로 오세요. 환영합니다.
[ADM동아리 활동사진]
Q. ADM 회장으로 활동하시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나 힘들었던 점이 있으시다면?
- 작년여름방학에 갓 입학한 15학번 포함한 후배들과 함께 스케치 전시회를 준비하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여름방학 동안 프로젝트를 준비해서 예대 서라벌갤러리에 전시하는 것인데, 2개월 동안 강의실을 빌려서 아침부터 오후 5시까지 열심히 스케치를 했습니다.
자동차 디자인을 하려면 절대적인 스케치 연습량이 필요합니다. 먼저 갤러리 벽면을 스케치로 가득 메우는 게 목표였습니다. 저학년들은 스케치 트레이닝을, 고학년들은 각자 포트폴리오를 위한 자동차를 디자인하면서 후배들에게 하루하루 스케치 트레이닝을 할 수 있는 주제를 주고 연습하게 했더니 여름방학 끝날 때쯤에는 다들 실력이 많이 늘었습니다. 보람 있었던 경험입니다. 또, 기업 입사시험처럼 이주에 한 번씩은 제한시간을 두고 스케치 시험도 보게 했네요.
제가 사실 아침잠이 많은 편인데, 회장이다 보니 지각을 할 수 없어 아침에 일찍 일어나느라 고생했습니다. 제가 일학년 때 그랬던 것처럼 매일 늦어서 혼나는 후배도 있었지만 다들 열심히 해줘서 고마웠습니다. 또 방학 때마다 학교까지 찾아와 조언해 주시는 선배님들 덕분에 포트폴리오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Q. 중앙대학교 기아*현대자동차 산학연구 참여는 어떤 기회로 참여하게 된 건가요?
- 중앙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는 매년 여러 국내 자동차 기업들과 산학협력을 합니다. 현대 기아 자동차 산학협력은 보통 2월 초에 시작해서 연말쯤에 끝나는 10개월이 넘는 장기 프로젝트입니다. 전 3년간 세 번 참여했네요.
2013년, 전역을 얼마 안 남겨두고 지도교수이신 김원경 교수님께 안부 전화를 드리게 되었고, 전역 후에 바로 현대자동차 그랜저 산학합동연구에 참여할 것을 권유하셨습니다. 군대에 있을 때도 빨리 나가서 자동차를 그리고 싶었기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전역 후 바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때 프로젝트팀 막내였고, 밤낮없이 스케치도 하고 자동차 스케일 모델도 깎으면서 교수님과 선배님들 도움으로 많은 발전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 배운 경험으로 다음 해인 2014년 기아자동차 인테리어 프로젝트에도 참여하여 기아 디자인센터장님으로부터 우수연구원 상도 받게 되었고, 2015년에는 제가 처음 배웠던 것처럼 후배들을 도와주며 기아자동차 모하비 인테리어 산학협력도 무사히 끝마쳤습니다.
학생 때 실무 디자이너들 앞에서 자신의 스케치를 펼쳐놓고 프레젠테이션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습니다. 자신의 디자인을 잘 표현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효과적으로 프레젠테이션하는 법 등, 이때의 경험들이 제가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는 데 있어서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김원경 교수님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학업과 함께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병행하다 보면 정말 힘드셨을 것 같아요. 노하우가 있는지?
- 학교 다니는 내내 바빴습니다. 일 년을 휴학했었는데도 항상 학교에서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힘들기도 했지만 돌아보면 재미있었습니다. 중간중간 나오는 산학연구비를 모아서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는데, 다녀오면 거짓말처럼 다시 할 수 있는 힘이 생겼습니다. 잘 쉬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PART4. 앞으로의 계획과 후배들을 위한 조언.
Q. 10년 후의 본인의 모습을 상상해본다면, 어떤 목표가 있으신가요?
- 10년 후면 서른 후반이 되어 있겠네요. 자동차의 내연기관이 사라지고 대체연료를 사용하는 시대가 도래한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고 많은 것이 변해도 제가 디자이너로서 가지고 있는 소스가 고갈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모습이었으면 합니다. 건강하고, 돈도 많이 벌고, 그리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도요.
Q. 마지막으로, 진로 고민을 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 일찍이 진로에 대한 확고한 확신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저는 조금 특이한 케이스였지만, 천천히 여러 가지 전공과 활동들을 경험한 뒤에 진로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제 후배들 같은 경우에도 확신 없이 시작했지만, 적성을 찾고 현재 잘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거든요. 뭐든 많이 보고 경험하면서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뭐든 도전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1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였지만 이채빈 학우와의 인터뷰는 1시간이 10분인 것처럼 너무나 시간이 빠르게 느껴졌다. 그의 인간적인 웃음을 보며 인터뷰를 했던 홍보대사 ‘중앙사랑’은 마지막까지도 “조심히 가세요.” 라고 말해주는 그의 친절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느끼었다. 이제 사회 초년생으로 첫발을 딛어 그의 작품들이 세상에 나올 것을 기대하면서 그를 중앙대학교와 홍보대사 ‘중앙사랑’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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