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21일은 어쩌면 우리대학 동창회에있어서 내일과 오늘과 어제가 재판정 위 아래에서 숨죽이며 변주한 역사적인 날이었을지 모른다. 그것은 중앙지법 제358호실의 이른바 동창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심의장에서 시작된다
사정인즉슨 동창회 집행부측에서 개정회칙에 의하여 이루어진 선거관리규정과 그 전형위원회에서 선출되었다는 동창회장 후보자가 당선이 확정되기도 전에 느닷없이 중도사퇴하는 판토마임같은 해프닝이 벌어졌고 후보자 2인중 남은 한 사람을 전형위원회에서는 후보로 인정하지 않고 새로운 사람들로부터 등록을 받아 치루게다는 것이고, 이에 이의를 제기하는 쪽에서는 법적절차를 무시한 불법적행위이기 때문에 법에 호소해서라도 바로 잡겠다는 것이다.
바로 그사람 박장식 후보(법학과64학번, 전 코리안리(주) 상임감사, 시인)가 무슨 미운털이 박혔는지-단지 그 이유는 전형위원들이 특정후보를 선출하기로 사전담합한 것 같은 강한 의혹을 불러 일으키는 데서 전형위원의 공평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외침을 듣고 그렇다면 귀하도 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며 9월24일을 임시총회 재선거일로 하겠다는 것에서 모든 것은 비롯된다.
원고 박장식 동문외 동사모(동창회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 일동은 이같이 합리성이 결여된 독선적 회장선출방식을 저지하고 정당하고 공평한 인사들에 의해 개정전 회칙에 입각하여 회장을 선출하는 동창회 직무 및 효력정치 가처분신청을 내기에 이르렀다.
재판이 있던 날 박후보와 동사모측에서는 40 여명의 지지자들이 방청석을 지켰고, 동창회측에서는 동창회장과 상임부회장만이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 서로 대조적이었다. 아무리 서로의 주장이 달라 날카롭게 대립된 자리라 하더라도 동문간 서로간에 눈인사 정도는 있을 법 한데도 이를 외면하는 모습은 동창회를 이끄는 首長이 취해야할 태도는 아니지 싶었다.이를 보다 못한 몇몇 선배들이 먼저 가서 인사를 청하는 촌극을 빚기도 하였다. 그중 한 선배는 재판이 끝난 후에도 서로 알만한 사람이었기에 눈인사 한번 없이 끝내 찬바람 휘날리며 사라져가는 뒷모습을 보는 많은 동문들의 심정은 씁쓸하기 짝이 없었다. 혀를 끌끌 차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이러한 법정신이 엄연한 현실인 데도 드디어 바로 오는 8월 28일이 동창회 집행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후보등록 마감일이다. 현재까지 단 한 사람도 없다고 한다. - 결과는 아직 안 나왔지만 만일 원고측의 동창회직무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결정된다면 동창회에서 추진해왔던 제반일정이 정지되는 운명인데 - 과연 이를 예상하고도 이 와중에 동창회장 후보에등록하는 용기(?) 있는 동문이 있을 지가 주목되고 퍽이나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