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은 고난과 역경의 역사책이다"
MG그룹 조희욱 회장 (정치외교학과 66학번)
2011년 06월 08일 (수) 00:43:59 이은샘 기자 SAEM@cauon.net

 

   
 
   중앙대의 발전이 자신의 발전이라는 조희욱 회장.  
 
MG그룹 회장실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이곳이 갤러리인가 착각이 들 정도로 그림과 사진들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그곳에 걸려있는 미술품은 모두 중앙대 동문들의 작품이었다. 작품을 둘러보고 회장실 문을 열자 여기저기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곳의 분위기에 취해있을 무렵 조희욱 회장이 인자한 미소를 머금고 반갑게 맞이하여 주었다.

 

-정외과 66학번 입니다. 어떤 학생이었나요

저는 진정한 자유를 갈망하고 독재에 항거하며 민주주의의 뿌리를 정착시켜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드는데 기여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자세로 학창시절을 보냈어요. 학과 대표도 했었고요. 당시 질서가 문란하고 언론의 자유가 박해를 받던 현실에 앞장서서 ‘의와 참의 정신’을 외치기도 했죠. 수차례 데모를 했기 때문에 상당한 곤욕을 치뤘어요. 경찰에 붙들려간 적도 있답니다.

-학창시절 재미있는 추억을 가지고 있을 것 같아요

그 당시 저는 금전적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는 학생이었어요. 친구 중 부자이지만 구두쇠라고 소문난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를 골려주던 기억이 나네요. 친구들과 함께 구두쇠 친구를 골려주러 같이 중국집에 갔어요. 음식을 먹다 도중에 도망을 나온거죠. 그래서 그 친구가 음식 값을 모두 지불한 적이 있었어요. 그 과정에서 친구 한 명이 시계를 잃어버리기도 했답니다(웃음). 이 과정에서 인간은 순리대로 살아야 한다는 철학을 얻기도 했어요.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에피소드가 있는지요

대학교 2학년을 마치고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어요. 데모를 자주하는 바람에 차출당했죠. 저는 당시 무전병으로 일했어요. 무전병은 적진의 선봉에 서서 상대 위치를 알려야 했기 때문에 위험했죠. 죽을 뻔한 적도 있었어요. 베트콩이 저를 향해 총알을 발사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등에 메고 있던 무전기에 총알이 박혀 극적으로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베트콩의 특성상 밤에 활동하기 때문에 야간 매복조에 편성되었어요.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여기저기 신음하는 병사들의 목소리만이 들려왔어요. 누가 아군인지 적군인지 분간조차 안되고 고통스런 목소리만 들릴 뿐이었죠. 정말 끔찍했어요. 빨리 날이 밝기만을 기다렸습니다. 태양이 빨리 떠오르기만을 바랐어요. 날이 밝아야 그날의 악몽은 끝이 났으니까요. 그 때 기억 때문에 아직도 전 태양이 떠오르면 두 손을 모으고 감사의 절을 해요.

-국제 사이클 연맹 수석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는데요

 2년 전 스위스 로잔느에서 160개국의 사이클 단체 수장들이 모여 연맹 회장단을 뽑는 자리가 있었어요. 그 자리에서 제가 무려 82표를 획득하여 수석 부회장이 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100년 만에 처음으로 아시아에서 부회장이 당선되었다고 해요. 그래서 많은 축하를 받기도 했어요. 이를 역임하기 전엔 국내 사이클 연맹 회장직을 10년간 맡았어요.

-중앙대 법인이 교체되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사실 교육 사업이란 것이 정말 어려운 것입니다. ‘잘하면 본전이다’라는 말이 딱이죠. 하지만 당시 중앙대가 처한 어려운 환경에 두산이란 기업이 들어옴으로써생동적이고 역동적으로 학교를 발전시키고 있는것 같아요. 이를 보면 머지않아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고 확신합니다. ‘임자를 잘 만났다’고 생각을 하죠(웃음). 두산이 중앙대를 다시 명문사학으로 이끌 것이란 비전이 보여요.

-발전기금도 많이 냈다고 들었습니다

10여 년 전 모 대학 교수와 식사를 하는데 ‘중앙대는 졸업 하면 교수들에게 연구기금을 기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타 대학은 기부금이 많은데 비해서요. 그 말이 맞다고 판단되었어요. 지식을 알리려면 교수들이 많은 공부를 해야하고 연구 실적도 많아야 하잖아요. 그래서 2001년에 5억 1000만원을 기부 했어요. 매년 논문 심사를 해서 5~6명의 교수를 선정, 200~500만원을 연구기금으로 드립니다. 금년에도 안국신 총장과 식사를 하면서 2억을 내겠다고 약속했어요. 이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장학금을 주는 등 많은 기부를 했죠. 하지만 이름을 밝히진 않았어요. 현재 20만 동문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이 냈다고 하더라고요.

-16대 국회의원을 역임했습니다. 어떠한 활동을 하셨는지

야망을 가지는 것이 젊은이의 기개라고 생각해요. 저는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기에 꿈이었던 정치에 도전을 한 것이지요. 자민련 원내 부총무를 맡았었죠. 또 당 재정위원장을 맡아 살림을 책임지기도 했어요.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등과 의원외교를 펼쳐 한국외교의 위상을 드높이기도 했고요. 농·수산 분야의 교역량도 증가시켰어요. 또 대정부 질의에서 272명의 국회의원 가운데 1위를 했죠. 한 번도 못해본 국회의원이 많지만 무려 9번이나 대정부 질의를 했어요. 정말 후회 없는 4년을 보냈습니다.

-국회의원 재직 당시 학교에 지원금을 유치했다고 들었습니다

2004년 당시 정부대학지원금 132억을 중앙대에 유치한 적이 있습니다. 초선의원이었지만 최선을 다한 결과였어요. 각 부 장관들과 입씨름 끝에 유치할 수 있었죠. 유치금액은 안성캠으로 들어갔습니다. 이 때문에 당시 안성캠에서 난리가 났다고 들었어요(웃음). 중앙대 출신 국회의원 약 30명 중 제가 처음이라고 하더라고요. 이 기회를 통해 명예정치학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어요. 이는 원하는 이도 많을 뿐더러 기부금을 내야하는데 어느 날 박명수 총장에게 전화가 왔죠. 큰 공을 세웠으니 학위를 주겠다고요. 그래서 받게 되었어요.

- 만약 동창회장직을 맡게 된다면 어떠한 변화를 꿈꾸는지요

우선 현 총동창회에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총동창회장이 된다면 가장 먼저 임기를 바꿀 것입니다. 현재는 임기가 2년인데 보통의 총동창회장은 재임을 해 4년을 지냅니다. 이를 4년 임기로 변경해 불필요한 절차를 없애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연임자에 한해 공탁금 제도를 만들어 기부금을 조성하도록 할 것입니다. 현 총동창회의 기금이 바닥을 드러낸 상태이기에 이를 해결하려 합니다. 이는 후배들에게 전해줄 장학금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이는 반드시 해결해야할 문제죠. 또한 현 총동창회는 정체기를 맞이하였습니다. 발전을 못하고 있죠. 변화와 혁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 상태를 혁파하고 변화하는 데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CEO의 경험을 살려서 기업을 운영하듯 총동창회를 운영할 것입니다.

-MG그룹의 회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처음 MG그룹은 ‘무궁화 무역’이란 이름으로 설립 되었어요. 무역을 하다보니 발음이 어려워 개명을 했고요. 80년도에 설립을 해 지금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어요. MG그룹은 제조와 무역에 힘쓰고 있습니다.

-MG그룹의 경영 철학은 무엇인가요

언제나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이에요. 글로벌 시대에 발맞춰 항상 준비하고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 합니다. 중요한 경영철학 가운데 한 가지는 바로 ‘덕’으로서 행하는 것이에요. 저는 항상 덕으로서 ‘행’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목적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 신념으로 어려운 난관을 이겨나가고 있죠.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바람과 해님에 관한 우화’를 기억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다들 잘 알고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바람과 해님이 한 사람의 외투를 벗기는 내기를 하는 이야기죠. 바람은 무조건적으로 강한 바람을 일으켜서 결국엔 그 사람이 더욱 외투의 매무새를 다지게 만들죠. 하지만 해님은 달랐어요. 미소를 지으며 대화로서 속삭였죠. 그 속삭임으로 덕을 전하고 덕으로서 열을 가하니 외투를 벗길 수 있었다는 이야기잖아요. 이를 통해 알 수 있듯 우리가 살아가는데 ‘덕’이라는 것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에요. 그렇기에 후배들에게 덕을 미덕으로 삼으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지

KFC 할아버지의 경우 65세에 창업을 했어요. 그 후 30년간 경영을 하다 돌아가셨는데 그 분처럼 도전정신을 가지고 싶어요. 제가 이루고 싶은 꿈 중 하나는 바로 IOC위원이 되는 것이에요. 세계 사이클 연맹의 회장이 된다면 자동적으로 IOC위원이 되는데 제 목표가 바로 둘 중 하나가 되는 것이에요. 그럼 나머지 한 직책은 따라올 것이니까요(웃음). 또한 모교인 중앙대가 발전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모교의 발전이 바로 저의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사진 이은샘 기자 SAEM@cauon.net

   
 
   
 

조희욱 프로필

 

학력

 중앙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21회)

중앙대학교 명예 정치학 박사

미국 Lincoln대학 명예경영학 박사

경력

제 16대 국회의원 세계 싸이클 연맹(UCI) 수석부회장(現)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위원(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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