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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눈이 세상을 뒤덮었던 날, 총장의 임기 연장 소식이 타전됐다. 재단교체 직후인 지난 2008년 2년의 임기연장 결정 이후 2번째다. 지난 연임기간 동안 그는 재단 교체를 정착시키라는 특명을 받았었다. 이번엔 어떤 특명 때문일까. 눈 쌓인 청룡상을 볼 수 있는 집무실에서 박범훈 총장을 만났다.
- 연임을 축하한다 처음 연임할 때 2년만 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나갈 준비를 다 해놨었다. 예술가로서 내 분야를 오랫동안 비워뒀기 때문에 되돌아가려고 여러 생각을 했다. 학교에 변화가 많은 만큼 더 훌륭하고 새로운 총장을 모시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다. 총장은 하고 싶다고 더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고, 하기 싫다고 안해도 되는 자리가 아니다. 행정직제도 개편되고, 계열별 부총장 임명과 더불어 새로운 보직인사가 이뤄졌다. 때문에 이사회에서 새로운 사람이 들어왔을 때의 혼란을 우려하고 일을 하던 사람이 마무리 짓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다시 연임하게 됐다. 새로 시행하는 직제 개편이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게끔 책임을 다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한다. 선장이 자꾸 약한 소리를 하면 구성원들이 믿고 따라 올 수 없다.
- 구성원 중 일부는 연임에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나도 조직이 바뀌면서 총장까지 새로 바뀌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이사회에서는 현 개혁안들이 자리잡히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구성원들 중에서 총장이 바뀌었으면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동안 악역을 전담해왔기 때문이다. 내가 일을 아무리 잘해도 일부에선 불편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칭찬받기는 포기했다. 다만 봉사하는 마음에서 개혁을 마무리하고 떠나고 싶다.
- 다음 학기부터 본격적으로 개편된 학문단위와 행정직제가 적용된다. 많은 혼란이 예상되는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제는 본부에 교무처가 없어졌다. 통합행정실에 가면 교무담당, 학생담당, 연구담당 서비스가 한 번에 이뤄진다. 전적으로 학생들을 위해 원스톱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학과 사무실 기능도 강화하려고 한다. 학과사무실에 임시직이라도 배치해 업무의 책임성과 서비스 안정성을 확보할 계책이다. 안성캠 부총장이 없어지는 부분은 예체능계열 부총장이 보완할 것이다. 계열별부총장들은 오늘부터 근무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서로 임무가 막중하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나도 직접 일정을 공지하고 자주 회의를 하며 점검하고 있다. 이른 걱정이다. 염려할 필요 없다.
- 얼마 전 하남캠퍼스 관련 보도로 멀티 캠퍼스에 관한 구성원들의 걱정이 많은 것 같다 멀티캠퍼스는 여전히 이상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 하남캠은 공지된대로 안성캠이 하남캠으로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남캠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성명서의 효력은 발생되지 않는다. 검단캠은 인구성장지역이고, 경기도도 아니기 때문에 문제되는 부분이 없다. 개발자금 문제도 거의 해결된 상태다. 검단 신도시는 대학유치에 개발의 사활이 달려있어 그 쪽이 더 적극적이다. 재단도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멀티캠퍼스 추진을 법인을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 캠퍼스 이전이 결정되고 나서 안성캠 학생들이 느끼는 소외감이 점차 커지는 것 같다 안성캠 소속 교수였던만큼 안성캠 학생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서울캠에 비해 안성캠은 발전도 없고, 투자도 적은게 사실이다. 때문에 캠퍼스 간에 갈등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중앙대는 하나다. 안성, 서울 가리지 말고 서로가 도와줘야 하고 좋은 것을 나눠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런 부분에서 안성캠 학생들이 학교의 정책을 많이 이해해줘 고맙다. 나도 자주 학생들과 만나 지원을 해주려고 한다. 앞으로 계열별부총장들도 안성캠 학생들과 만나고, 의논하는 시간을 갖도록 노력할 것이다. 안성캠 학생들의 복지를 더 보장받기 위해서는 학생을 대표하는 정당한 대표를 세워야 한다는 점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 양캠 모두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됐다. 어떻게 생각하나? 선거 과정과 결과를 보고 많이 실망했다. 학생들의 투표율이 너무 저조하다. 부정선거는 예전 자유당을 연상케 한다. 때문에 안성캠은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학생회가 관리하고 학교가 지원하는 체계다. 학사시스템과 연결시켜 투표하지 않으면 안되도록 하는 방법도 고려중이다. 서울캠에도 전자투표제를 강력추천한다. 깨끗하고, 투표율 제고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학교생활에 충실한 사람이 대표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야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일 수 있고, 학생들도 믿고 따를 수 있다. 학생보다 정치적인 색채에 방점을 찍는 대표는 자치 활성화에 도움 되지 않는다 본다.
- 요즘 학생들의 주요 관심사는 등록금이다 국가는 지속적으로 등록금을 동결하라고 압박한다. 학생입장에선 그렇지만 학교 입장에선 예산 증대가 필요하다. 올해초 고등교육법이 개정되면서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3년 동안의 물가 평균치인 5.1%이상은 등록금 인상을 하지 못하게 됐다. 이를 지킬 것이다. 자세한 것은 이번달 초에 예산안을 계획하고 논의후 결정될 것이다.
- 지난 11월 중대신문이 진행했던 중앙인 의식조사 결과 학생들이 대학정책 지지도가 전반적으로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원래 대통령이 어떤 일을 해도 잘했다고 안한다. 그런데 학생들이 대학본부에 좋은 평가를 했다면 재단 덕분인 것 같다. 재단이 바뀌면서 교육환경이 대폭 변화했다. 밖에서는 우수한 학생들이 학교로 모여들고 있다. 학문단위 구조조정으로 난리를 겪었지만 학생들이 지지도가 높다니 좋은 결과물을 얻은 것 같다.
- 마지막으로 중앙가족에게 한 말씀 한다면 내가 내 자신을 조금 자랑하겠다. 나는 재단이 가장 어려울 때 법인 사무처장을 맡았었고, 가장 힘든 시기에 총장을 맡았다. 모두가 벌여놓은 일만 잘 마무리하면 된다고 할 때 검단을 찾고, 하남을 찾고, 재단을 바꿔 멀티캠퍼스를 현실화 시키고 있다. 고된 상황이더라도 절대 포기하면 안된다. 힘들었지만 결과적으로 현재 다 이뤄냈다. 앞으로는 재단과 학교의 적당한 관계유지가 필요할 것이다. 서로 협력하고 이해해야한다. 어느 한쪽이 너무 강해선 안된다. 중앙가족 모두 적극적으로 바라는 바를 말하고, 잘한 것은 칭찬하고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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