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축제의 추억

윤용범 | 조회 수 1992 | 2009.10.22. 17:55

동문님들 안녕하세요?
처음으로 이곳 동창회 홈피에 글을 올려 봅니다.

이제 세월의 흐름따라 저도 많이 늙었나 봅니다.
자꾸 지난 젊은 시절의 추억을 떠 올리게 되네요.

아직은 추억보다는 내일의 꿈을 말하고 싶은데도요.
적어도 직장인으로 마감을 하기전까지 만이라도......

우리 중앙대학교 만만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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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바위가 육성으로 부르짖습니다.
   ㅋㅋ ㅋ ㅎㅎㅎ ㅋㅋㅋ


한강축제의 추억


글 덕바위(정외과-73)
 

대학시절 가슴 설레게 한 것은 가을 날 펼쳐지는 한강축제였습니다.

젊은 날의 낭만과 멋을 한껏 만끽할 수 있었으니 말에요.


복학생인 저는 처음으로 맞게 되는 그 해 축제에 대한 기대가 컸어요.

그럴 것이 신병시절 고참병으로부터 가짜 중앙대 학생이란 핍박을 받았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었지요.


“어이! 쫄떼기, 중대 다니다가 왔어? 한강 축제 때 여대생하고 얼마나 재미있게 놀았어?”

대학을 졸업하고 군에 입대한 고참병의 질문에 대답을 못했습니다.


축제는커녕 미팅 한 번도 못해 보고 입대한 저로서는 대학문화에 지극히 어두울 수밖에요.


법대만을 고집하며 재수도 모자라 삼수 끝에 입학한 대학이건만 처음부터 대학생으로서의 낭만이나 멋과는 상관이 없었습니다.

그저 훗날 고시를 통해 만회해야 되겠다는 투지만 불태웠을 뿐..........


콤플렉스였어요.

그 근원도 모를 심리적 콤플렉스 말에요. 


당시 저는 마음이 병든 것 같았습니다.

세칭 명문대를 다니던 제물포고교 동기생 친구들에 비해 정외과생인 제 자신이 불만스러워 보이더라고요.  


후회도 해 보았고요.

처음부터 흥미없는 수학이 수험과목에서 제외된 우리 대학을 택할 것을…….

공연히 재수에다 삼수까지 해서 어머니 등골만 휘게 만들지 않았는가?

 
누가 못났다고 한 것도 아닌데?

괜히 스스로 울타리를 치고 콤플렉스에 시달렸던 것 같습니다.


이제 생각해보면 지극히 어리석었어요.

무명의 소치라고나 할까요?

一切 唯心造라고 모두가 마음먹기 나름인 것을 말에요.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중앙대가 어때서요? 

그때는 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진정으로 우리 중앙대학교가 자랑스럽습니다.
더구나 우리 삼형제 모두와 막내 제수가 중앙인 가족이랍니다.

지나온 세월을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하기는 남과 달리 학문을 다지고 다졌으니 안타까운 일만도 아니겠지요? 


아무리 돌머리라고 해도 남는 것은 있었을 테니요.

더구나 제가 그렇게 아둔한 돌도 아니거든요.


우리 정외과 학우들은 한강축제를 기다렸습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파트너를 동반하는 쌍쌍파티였지요.

제가 축제를 기다리는 주요 이유였고요.


우리 학우들은 은연중 경쟁이 붙었습니다.

파티 날 누가 킹카를 파트너로 동반 할 수 있는지?

마치 능력의 척도라도 되어서 권력의 서열이 정해지기라도 하는 것처럼 의미를 부여 했던 것 같아요.


하기는 본래 정치학도들이 나서기 좋아하고 자긍심이 강한 것이 특징이라니 그럴 법도 했습니다.

근원을 살펴보면 지극한 우월감도 모두 콤플렉스의 산물이거늘…….


생각해보면 별로 잘난 것도 없는 인간들이 국가와 민족을 들먹이며 잘난 척은 무척들 하더라고요.

세월이 한참 지난 지금이야 어느 구석에들 처박혀 있는지 근황도 모른다만 어쨌거나 그때는 그랬습니다.


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킹카를 한번 동반해서 인정받고 파티 날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더라고요.


혼자 파트너를 구할 재주가 없었으니 소개를 받을 수밖에요.

얼굴 짱이라 싶으면 배지가 마음에 안 들고요.

배지가 값이 좀 나간다 싶으면 얼굴이 안 받쳐 주더라고요. 

얼굴짱이고 배지도 맘에 든다 싶으면 이번에는 몸매가 꽝이고 뭐 다 그렇더라고요.

어쩌다 천사의 이미지로 다가오는 여대생을 만나면 표정부터 굳어버려 말부터 더듬었고요.

내심으로는 인연을 만났다고 좋아 하면서도 말에요.

그 지긋지긋한 콤플렉스로 인한 것 같았어요.


사정이 이러하니 외로울 수밖에요.

가슴이 멍뚤린듯 죽고 싶을 만큼 외로울 때가 많았습니다.

청룡 연못가에 앉아 지나가는 예술대 여학생들의 고운 자태를 바라보면서……. 


다만 위안이 되는 것이 있었습니다.

저보다 늦게 복학한 털보라는 친구가 있었어요.


그 친구도 아직 파트너를 구하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처음부터 파트너를 구할 걱정도 관심도 없어 보였고요.

 

무슨 믿는 구석이라도 있는 것인지요?

생긴 것 보아서는 어디 믿을만한 구석이 한 군데도 없더라만…….

우리 학우들 모두는 그 친구를 다소 경원시 하였습니다.


축제날이 다가 올수록 저는 마음이 급했습니다.

많고 많은 사람 중에 제 인연은 어디에 있단 말인지요?


훗날 만나면 분풀이라도 단단히 하겠다고 별렀습니다.

“이렇게 내가 외로움에 울고 있을 때 무심한 내님은 어디에서 무엇을?”


고교 선배에게 부탁했습니다.

“어디 참한 파트너가 없겠어요? 가급적 파티에 동반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얼굴짱으로”

선배가 바로 전화로 불러내더라고요.


그녀는 그런대로 파티에 동반할 만큼의 수준은 넘는듯했습니다.

출중한 미모는 아니었지만 화장발만 잘 받는다면........

고교시절 제가 담장을 넘곤 했던 이웃 여학교 출신으로 명문 여대생이었어요.


설사 마음에 안 든다고 해도 파트너를 바꿀만한 여력도 없었습니다.

더구나 선배의 친척 누이동생이라는데 말에요.      


축제는 캠퍼스 밤하늘에 불꽃놀이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벤처스 버금가는 악단의 감미로운 음악이 흐르고........


한창 인기절정에 있는 동문 가수들이 분위기를 띄우고 그랬어요.

쌍쌍파티는 그렇게 젊은 날의 꿈과 사랑을 싣고서 흥겨움을 더해만 갔습니다.


정장차림으로 멋을 낸 학우들이 하나 둘 모여 들었습니다.

저마다 화사한 파트너를 동반하고서 말에요.


어머니를 졸라 새로 맞춘 정장으로 한껏 멋을 낸 저도 진작부터 파티장 입구에서 파트너를 기다렸습니다. 


약속시간이 지나서 나타난 파트너는 기대와는 달리 바지차림이었어요.

“미안해요. 오늘따라 토끼 해부 실험하는 날이라서 치마를 못 입었어요. 생물학 교수가 늦게까지 강의를 하는 바람에 급히 오느라고 화장도 제대로 못했어요." 


더구나 헐떡대며 뛰어 온지라 땀에 젖어 화장발이 지워지기도 했더라고요.

미안해하며 거듭 사과하는 파트너를 우선 안심시켰습니다.

내심은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사실 조금이 아니라 많이 절망할 수밖에요. 


장기자랑에 이어 행운권 추첨에 당첨되었습니다.

아모래 화장품 세트를 상품으로 받아 파트너에게 전해 주었지요.


무척 좋아 하더라고요.

비록 바지입고 나와서 치마는 못 입고 나왔어도 말에요.

 

'치마입고는 토끼 해부 못하나?'

한대 쥐어 박고 싶더라고요.

선배 친척 누이만 아니었더라면........ 

 

털보 친구가 뒤늦게 나타났습니다.

모두가 놀랬습니다.

"우와! 어디서 저런 절세의 미인을?"

털보의 파트너는 미스코리아나 탤런트가 무색할 정도의 미인이었습니다.


털보의 능력이 돋보였습니다.

우리 학우 모두들 털보의 능력을 과소평가 했었는데 말에요.

사람의 중심을 보지 않고 외양으로만 판단한 우리 모두가 부끄러워졌습니다.


뭐 겨루고 비교할 것도 없더라고요.

내기로 걸었던 현찰봉투는 털보에게 전해졌어요.

킹카를 동반하는 사람이 현찰봉투를 차지하기로 사전에 묵계가 되었던 일이었으니 말에요.

.

털보의 파트너는 말이 없었습니다.

가급적 우리와 눈길을 마주치지 않으려 하는 것도 같았어요.

무언지 모를 쓸쓸함이 고운 얼굴 한구석에 그늘이 되어 비치는 것도 같더라고요.


어쨌건 행태가 부자연스러웠습니다.

두 사람이 친밀한 관계라는 것을 애써 보이려고 하는 기색이 역력했고요.


그날 밤 털보는 외박을 했답니다.

우리들과는 달리 말에요. 

학교 앞 연못시장 인근 여관에서 파트너와 함께 투숙했다고 자랑하더라고요.


자기처럼 능력 좀 있어 보라고 으시댔습니다.

“어젯밤에 일당주고 단골 술집 호스티스 아가씨를 동반했던 거야! 니들이 여관비 보태줘서 고마워, 밤잠이 좀 부족했지만 난 괜찮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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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흥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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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9.09.13. ·
    • 조회 수 1798 ·

    = 중대신문 2009년9월7일자(월)에 게재된 내용을 소개합니다= 본부의 원칙과 중앙인에 대한 예의 2009년 09월 07일 (월) 12:49:57 중대신문 caunews@cauon.net = 이시영 사회대 상경학부 교수 = 환영한다. 9월 1일 중대신문에서 박범훈 총장이 "본부는 원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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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9.09.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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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창회보 수령거접합니다. 처리 후 메일로 확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