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 백용호 국세청장 내정자 무엇이 통했나?

최재영 | 조회 수 1384 | 2009.06.23. 06:02
No.1 경제포털

MB - 백용호 국세청장 내정자 무엇이 통했나?
가난 이긴 수재…29세에 美서 박사학위
96년 총선 패배후 MB와 인연맺어

국세청장으로 내정된 백용호 전 공정거래위원장이 22일 서초구 반포동 공정거래위원회로 출근을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내가 복이 없는 건지, 전공이 따로 있는데 계속 무관한 분야를 맡게 된다. 공정위원장 맡을 때도 경쟁법 전공이 아니라고 비판받았다. 하지만 대통령께서 `잘할 수 있겠지` 하는 믿음이 있어서 시킨 것이라 생각한다."

국세청장에 내정된 백용호 전 공정거래위원장은 22일 퇴임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속내를 털어놨다. "사실은 나도 어제 오전에야 청와대에서 전화를 받고 알았다. 전화 받고 산에 올라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했다." 바라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장관급에서 차관급으로 `강등`됐지만 그의 표정에서는 막중한 책임감과 의지가 읽혔다.

◆ 29세에 미국에서 박사

= 백 청장 내정자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단어는 `장학금`이다. 가난 속에서 배움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고 자수성가했다는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MB)과 정서적 공통분모가 있다.

백 내정자는 1956년 충남 보령 산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조그만 가게를 했고 오래 앓던 어머니는 백 내정자가 중학교를 다닐 때 세상을 떠났다. 자연히 소년 백용호는 전학이 잦았다. 광주 서중을 졸업한 뒤 익산 남성고등학교로 진학했으니 충남 전남 전북을 오가며 학창시절을 보낸 셈이다.

남성고등학교로 진학한 것은 보령에서 대전 지역으로 통학하는 것보다 익산이 지리적으로 가까웠기 때문이다. 학교 근처에 고모가 살고 있었던 것도 의지가 됐다. 당시 고학생활에 대해 백 내정자는 "보령에서 익산까지 통학하느라 버스, 배, 기차 세 가지 통학수단을 모두 이용해봤다"고 회고했다.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그는 졸업할 때까지 전교 수석을 다퉜고, 고등학교 내내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다. 서울대에 합격하고 남을 성적이었지만 백 내정자는 중앙대 경제학과를 택했다. 당시 중앙대가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내놓은 특차 전형에 합격하면서 학비는 물론 생활비 걱정 없이 대학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대학에 입학한 뒤에도 그는 `수재` 기질을 발휘해 3년 반 만에 전체 수석으로 중앙대 정경대를 졸업한다. 당시 경제학과 교수로 백 내정자를 아꼈던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DJ정부 말기 공적자금관리위원장을 할 때 아서앤더슨 고문으로 있던 백 내정자에게 민간위원을 맡기기도 했다. 졸업 직후 외환은행에 취직한 백 내정자는 1년 만에 더 큰 세상을 향해 유학길에 올랐다. 중앙대 출신 인재들을 양성하던 임철순 중앙대 이사장이 유학비용을 지원하겠다며 나선 것이다.

`한국 수재`는 미국에서도 통했다. 1981년 미국 뉴욕 주립대에 들어간 뒤 백 내정자는 장학금을 놓치지 않았고, 유학 4년 만인 29세에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주식가격 결정모형을 주제로 한 박사논문은 1986년 뉴욕주립대 최우수 논문상을 받았다. 1985년 말 귀국한 그는 이듬해 3월 이화여대 교수가 됐다. 만 30세에 이대 최연소 남자 교수가 된 것이다.

◆ 인생 유일한 패배로 MB와 인연

= 귀국 후 개혁 성향 소장파 학자로 활동하던 그는 1989년 창립한 경실련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상임집행위원과 국제위원장을 맡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정치권에서 `러브콜`이 왔다. 이대 교수직을 과감하게 사퇴하고 뛰어든 선거에서 그는 인생에서 첫 번째 패배를 맛봤다. 1996년 총선에서 신한국당 후보로 서대문을에 나섰다 야당 중진 장재식 전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선거에서는 졌지만 더 큰 `행운`이 찾아왔다. 선거법 위반으로 `야인` 생활을 하던 MB와 인연을 맺게 된 것. MB가 설립한 동아시아연구원에 자청해 들어가 원장을 맡았다. 2002년 MB가 서울시장에 당선되자 백 내정자도 야인 생활을 접었다. MB 핵심 브레인으로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이 된 그는 청계천 복원과 대중교통체계 개편 같은 개혁정책을 측면 지원했다.

대선 국면에선 바른정책연구소장을 맡아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의 국제정책연구원(GSI)과 함께 MB 정책공약 개발을 주도했다. 대선 이후에는 인수위 경제1분과 위원으로 활동했다. 경제1분과는 새 정부 거시ㆍ금융 정책을 총괄했는데,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모두 1분과 출신이다.

이때만 해도 백 내정자는 MB정부 초대 금융위원장을 희망했다. 박사논문도 자본시장을 주제로 한 것이었고 대한투자신탁과 미래에셋증권 사외이사, 증권거래소 증권선물위원을 거친 자본시장 전문가였기 때문에 유력한 후보로 점쳐졌다.

막판 `교통정리`를 통해 전공과 무관한 공정위원장을 맡았지만 관료로서 능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출자총액제한 폐지를 비롯한 친시장적 정책을 펼치면서도 상조업 프랜차이즈 대부업 등을 집중 감시하는 등 `서민경제 지킴이` 노릇도 잘 수행해낸 것. 야당 의원들과 허심탄회한 토론을 즐겨 대국회 관계도 원만했다. 공정위 내에선 합리적인 업무처리 스타일로 신망이 두터웠다는 평가다. 백 내정자는 22일 퇴임식에서 "지난해 말 내부 평가에서 나에 대한 직원 평가가 좋게 나온 것을 잊을 수 없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박만원 기자 / 강계만 기자]

조선호 2010.02.15. 08:50
http://cafe.daum.net/cauenglish 중앙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동창회 홈페이지 주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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