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가 최근 공개된 '조선일보-QS 공동 아시아 대학평가 결과'를 놓고 대학 본부·재단측과 교수들 간에 책임 공방이 벌어지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중앙대 교수협의회(회장 강내희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20일 성명을 내고 "평가 결과에 대해 일희일비하는 모습이 과연 지성의 전당인 대학의 품격에 걸맞은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차치하더라도 평가 결과를 놓고 대학 본부와 재단이 보인 경솔한 태도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박 총장은 서신을 통해 이번 사태(평가 순위 하락)의 책임이 결국 교수들에게 있는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면서 "이는 지극히 무책임한 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적절한 연구 인프라 조성 없이는 연구 성과 제고가 사실상 불가능함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일방적으로 교수들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태도는 대학의 최고책임자로서 온당치 못하다"고 몰아 붙였다.
교협은 특히 법인 상임이사가 전체 교수들에게 질책성 이메일을 보낸데 대해서도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협에 따르면, 법인 상임이사는 전체 교수에 보낸 이메일에서 연구 업적 상위 5%에 속하는 교수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교협은 이에 대해 "간접적으로 대다수 교수를 질책하는 상임이사의 사원관리식 접근방식은 교수들의 자존감만 손상시킬 뿐 대학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유치한 책략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는 상임이사가 교수들에게 직접 질책성 서신을 보낸 이번 사태가 대학의 명예와 교수의 자존감을 훼손시킨 중대한 사안이라고 판단한다"면서 "향후 총장에게 대학의 운영 주체와 절차를 무시하는 이런 불미스러운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분명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교협의 이날 성명은 지난 13일 이 대학 박범훈 총장이 전날 조선일보 아시아대학 평가 결과와 관련해 "교수들의 열악한 연구실적에 따른 결과"라는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전체 교수에 보낸데다 이 대학 법인 상임이사가 전체 교수들에게 질책성 이메일을 보낸데 대해 반발한 것이다.
한용수 기자 (unnys@unn.net) | 입력 : 09-05-21 오후 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