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악 그 자체입니다.
윤석만 회장은 경쟁후보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이같은 막후세력의 공작으로 어이없게 경선에서 물러나고 말았습니다.
윤석만 회장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천신일씨에게 반드시 (변명이 아닌!!!) 사과를 들어야할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제760호] 정권 핵심 '포스코 접수' 원격조종 : 특집 : 뉴스 : 한겨레21
## 천신일 회장의 대통령 사칭? 대통령의 뜻?
1월28일 밤 10시20분. 포스코 최고경영자(CEO) 추천위원회를 하루 앞둔 날이었다. 윤석만 당시 포스코 사장(현 포스코건설 회장) 휴대전화에 익숙한 번호가 찍힌다. ‘010-××××-1000’.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의 전화였다. 1월12일 밤 11시45분에 이은 두 번째 전화였다. 전화 통화는 12분간 이어졌다.
우제창 민주당 의원, 포스코 CEO추천위 관계자, 포스코 안팎 인사 등 복수의 취재원을 통해 확인한 결과, 그날 천신일 회장은 윤석만 사장에게 대통령의 뜻을 전하며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내가 대통령을 만나서 윤 사장 얘기를 했다.) 대통령께 ‘윤 사장이 중앙대를 나왔지만 연세대에서 석사 하고 중앙대에서 박사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대통령께서 ‘박사라고 경영 잘하냐’고 말했다. 감이 안 좋으니 그만두는 게 좋겠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여러 경로를 통해 들었는데, 윤 사장은 천 회장의 말을 ‘대통령 재가가 났는데 회장에 도전하지 말라. 중앙대 나와서 무슨 회장을 하느냐’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또 다른 회장 후보였던 정준양 당시 포스코건설 사장(현 포스코 회장)은 서울대 공업교육학과를 나왔다. 윤석만 사장은 중앙대 행정학과를 나왔다.
물론 천 회장이 이 대통령의 이름을 판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천 회장과의 통화 사실을 윤 사장이 CEO추천위에서 직접 공개한 만큼 이 대통령의 관련 여부가 앞으로도 논란거리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천신일 회장이 포스코 인사에 깊숙이 개입한 이유는 무엇일까? 포스코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정권 실세들이 민간 기업인 포스코 인사에 전면적으로 나서 ‘감 놔라 대추 놔라’ 할 수 있겠느냐. 정권의 의중을 대신 전달해줄 대리인이 필요했다. 천 회장은 권력의 의중을 드러내 보여줄 수 있는 사람 아니냐”고 말했다.
천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61학번 동기이자 ‘보이지 않는 핵심 측근’이다. 또 천 회장은 1973년 포항에서 제철화학으로 사업을 시작해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과 매우 가까운 사이다. 천 회장은 포항에서 사업을 해 ‘대통령 형님’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과도 가깝다. 천 회장은 2007년 대선 바로 뒤 성탄절에 이 대통령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이상득 의원 등과 함께 부부 동반으로 저녁식사를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제창 민주당 의원은 “당시 윤 사장이 천 회장과 통화한 전화번호와 통화 내역을 누군가 갖고 있다. 윤 사장이 천 회장과 얼마나 통화했는지, 천 회장이 사용한 전화번호가 몇 번인지도 갖고 있다. 시간을 체크해놓고 통화 내역도 뽑아놓았다”고 말했다. 통화 내역만 체크해보면, 진실은 곧 밝혀진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천 회장 등이 포스코 회장 선임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최철국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진상조사단을 구성했다.
천 회장은 <한겨레21>과의 전화 통화에서 “회장이 누가 된다는 소문이 있기에, 윤 사장과 정 사장이 서로 화합해서 잘하라는 취지로 두 사람 모두에게 전화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