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 의대 동문 교수 3인의 '仁術 휴가'

최재영 | 조회 수 1466 | 2009.03.04. 09:11


세 의사의 '仁術 휴가'
김광준·윤신원·차성재 중앙대 교수 말레이시아 의료봉사
자비들여 약품·장비 구입, 3박4일 고산지대 강행군
"환자 많은데 약품 부족… 보람보단 아쉬움이 남아"

이대혁기자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북쪽으로 200여㎞ 떨어진 카메룬 하이랜드. 일교차가 심한 고산지역 기후 등으로 인해 주민들이 각종 질병을 앓고 있지만, 평생 진료 한 번 제대로 받지 못합니다. 이들을 도와줄 방법이 없을까요?"

중앙대병원 김광준(48ㆍ산부인과) 교수는 지난해 가을 해외선교 활동에 나선 지인에게 이런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 김 교수는 반색을 했다. 지난해 초 해외연수를 떠나기 전까지 3년간 국내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무료진료를 했던 그는 마침 '자신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고 있었다. 그러나 해외 의료봉사는 혼자서는 엄두도 내기 힘든 일이었다.

김 교수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윤신원(44ㆍ소아청소년과), 차성재(45ㆍ외과) 교수에게 도움을 청했다. 두 사람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은 겨울방학인 2월에 같이 휴가를 내기로 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항공편, 현지 통역 및 교통편을 알아보고 필요한 약품과 장비를 준비하는데 꼬박 한 달이 걸렸다. 여비와 의약품 구입비는 1인당 200만원 넘게 수렴해 충당했다.

이렇게 해서 꾸려진 '중앙대병원 해외 의료봉사단'은 지난달 18일, 3박4일의 장도에 올랐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첫 밤을 보낸 일행은 이튿날 아침 차로 4시간을 달려 하이랜드의 발 아래 도착했다. 여기서부터는 가파른 비탈길을 1시간 가량 걸어 올라야 한다. 옷가지와 먹을거리를 최대한 줄였지만, 의약품에다 10㎏에 육박하는 초음파 장비까지 이고 지고 오르느라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하이랜드의 환경은 출발 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열악했다. 낮에는 섭씨 30도를 웃돌다 해가 지면 15도까지 떨어지는 심한 기온 변화 탓에 호흡기질환을 앓는 이들이 많았고, 각종 피부질환과 목이 심하게 붓는 갑상샘종 환자도 눈에 띄게 많았다. 김 교수는 "3개 마을을 돌았는데 대부분의 집들이 나무로 만든 움집이었고, 주민들의 영양 상태도 심각했다"고 전했다.

짧은 일정 탓에 오전에는 이동하고, 오후에는 6시간 이상 환자를 보는 강행군이었다. 윤 교수는 "가는 곳마다 환자가 너무 많이 몰려 번호표를 나눠줬는데, 한 마을에 100명을 훌쩍 넘었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극심한 영양실조로 진료소까지 올 힘도 없어 왕진을 갔던 할머니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했다. "좁은 양철 움막에 힘없이 누워있는 모습이 마치 미이라를 보는 것 같았어요. 그야말로 생사의 갈림길에서 우리의 손길을 기다린 거죠. 영양실조 외에 다른 큰 병이 없어 그나마 다행이었지요."

원주민들은 이들을 "트리마 카쉬(감사합니다)"로 환영했고, 또 배웅했다. 하지만 보람보다는 아쉬움이 더 컸다. 윤 교수는 "음식물이 부족해 요오드 결핍으로 생기는 갑상샘종을 앓거나 기생충으로 배앓이를 하는 아이들이 많았는데, 정보 부족으로 약품을 미처 준비하지 못해 미안했다"며 두고두고 아쉬워했다.

이들은 마지막 날 쿠알라룸푸르의 한인교회에서 매주 여는 노숙자와 마약중독자 무료진료에도 참여한 뒤 남은 약품과 영양제를 함께 진료한 현지 의사들에게 모두 기증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이들은 이번 활동을 계기로 정기적인 봉사를 다짐했다. 김 교수는 "곳곳에 우리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며 "여름휴가 때는 네팔로 봉사를 떠날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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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레이시아 오지 의료 활동을 다녀온 중앙대병원 김광준·윤신원·차성재 교수(왼쪽부터)가 3일 한자리에 모여 손을 맞잡고 봉사 의지를 다지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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