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병원 "항문 살린 채 악성종양 제거 성공"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중앙대병원 외과 장인택·김범규 교수팀은 항문 끝 부분(항문관)과 직장의 원위부 사이에 악성종양(악성섬유조직구종)이 생긴 63세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항문을 그대로 보존한 채 악성 육종만 제거하는 수술에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악성섬유조직구종은 고령에서 잦은 악성종양이지만 항문과 직장 사이에 발생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료진은 이 같은 수술결과를 세계위장관학회지(World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보고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악성섬유조직구종'과 같은 질환에는 항문을 없애고 인공항문을 만드는 `복회음부 절제술'을 적용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의료진은 환자가 항문을 보존하고 싶어하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병변이 상대적으로 초기였던 점 등을 고려해 개복하지 않고 치핵 수술하듯이 항문을 통해서 종양조직을 제거하는 `경항문적' 수술 방식을 적용했다.
수술 후 이 환자는 항암 보조요법인 방사선 치료를 추가로 받은 상태로, 24개월여가 지난 지금까지 재발 없이 건강하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장인택 교수는 "항문에서 가까운 부위에 발생한 대장암의 경우 항문을 보존하기 위해 경항문적 수술 방식을 택하는 경우는 있지만 이번처럼 악성 육종이 항문관에 발생한 경우에 항문을 살린 채 수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표준 치료법이 아닌데도 수술이 가능했던 것은 환자가 정기 검진을 받던 중 초기 상태의 종양이 발견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