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이사장 "대학? 맘처럼 안되더라"
중앙대학교의 신임 이사장으로 부임한 박용성 이사장(두산중공업 회장)은 1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넋두리 아닌 넋두리를 털어놨다.
박 이사장은 "중앙대 법인으로 참여하게 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기업체처럼 하면 큰일난다'였다"며 "막상 들어와보니 대학 사회 여건이 기업처럼 할 수도 없도록 돼 있더라"고 말했다.
총장 직선제 폐지, 교수 성과급 체제 도입, 선택과 집중의 학과 통폐합 등 굵직굵직한 개혁 사안들을 제시한 박 이사장으로선 대학사회의 모습이 다소 답답했을 터. 박 이사장은 "최근 3개월 신속하게 처리하고 싶은 사안이 있었지만 아직까지 끌고 있다"면서도 "경쟁력있는 졸업생을 배출하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일념 하나로 학교 개혁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이사장은 "24번에 걸쳐 800명의 교수들을 만나면서 학교에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어떤 변화가 필요한 지 모든 이야기들을 들었다"며 "무조건적으로 바꾸기 보다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택해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특히 대학최초로 도입을 시도하는 '교수 연봉제'에 대해 가장 열의있게 설명했다.
박 이사장은 "국외 선진국이나 미국에서 어떻게 교수들을 평가하고 있는지 검토하고 교수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정교한 평가기준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본격적인 성과급 제도를 바로 시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이번 창립 90주년을 맞아 새롭게 마련된 2018년까지의 중장기 비전계획에 대해 ▲우수 연구집단과 학문단위에 대한 선택과 집중의 지원▲세계적 연구집단 3개 육성 ▲성과와 역량 중심 인사체계 정착▲세계적 수준의 교육환경 조성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졸업생 배출 ▲하남캠퍼스 설립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과 예산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박 이사장은 밝혔다.
그는 "아직 구체적인 투자 예산은 잡히지 않았지만 두산의 사회적인 평판도도 중요한 만큼 학교측에서나 두산측에서나 합리적으로 인정되는 투자 금액이 정해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남캠퍼스 설립에 대해 박 이사장은 "아직까지 부지 마련이 해결이 안돼 부지 매입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라며 "아무래도 하남캠퍼스를 설립하면 3개는 운영하기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해 '안성캠퍼스' 부지의 매각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 이사장은 중앙대 인수 목적에 대해서는 "중앙대 인수에 대한 논의가 기업내부적으로 많이 있었는데 결국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며 "쪼개서 지원하기 보다 중앙대에 '올인'하자는 생각에서 인수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대입에서 유지되고 있는 3불정책(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본고사 금지)에 대한 박 이사장의 입장은 단호했다.
박 이사장은 "3불제도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 하고 있을 것"이라며 "대학경쟁력 확보를 위해 시급히 폐지되어야 한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연세대, 이화여대 등과 같이 재단의 큰 도움없이도 학교 재정이 튼튼한 상태로 운영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시급히 마련하겠다"며 "병원의 경우 서울대병원 원장 경험이 있는 박용현 회장이 전담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nom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