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교수님 여러분
더운 여름 학술 활동과 학회 활동으로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이제는 다시 강의 준비로 여념이 없으실 교수님들과 함께 건강한 모습으로 2학기 전체교수회의에 참석하게 되어 기쁩니다.
저는 얼마 전 막을 내린 북경올림픽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4년 동안 한계를 넘나드는 고통을 이겨내고, 최선을 다해 경기하는 선수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우리 중앙대학교 교수님들과 학생들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중앙대학교가 세계 수준의 대학을 목표로 한다면 우선 교수와 학생 모두 국가대표가 될 정도의 기량을 갖추어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해 우리 모두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지는 굳이 제가 말씀 드리지 않아도 교수님들께서 더 잘 아실 것입니다.
오늘 이 시간은 부족한 현실과 불안한 미래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 변화와 개혁의 방향성 그리고 중앙대가 나아가야 할 큰 그림에 대하여 논의하고,
그에 따라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개혁해 나가야 하는지를 말씀 드리며, 중앙대 발전의 핵심 주체인 교수님들과 함께 굳게 손잡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결의를 다지는 중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6월 10일 중앙대 이사장으로 취임 한 후 약 80일간은 취임식에서 약속한 것처럼, 중앙대에 대해 좀더 많은 것을 알기 위해, 구성원 모두의 의견을 수렴하려고 노력한 시간이었습니다.
학생들과는 직접 마주할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온라인 서베이를 통해 2만 명이 넘는 학생들로 부터 학교 발전에 대한 의견을 수렴 하였습니다.
또한 교육단위 및 행정부서별 업무보고를 통해 학교의 윤곽을 파악하였고, 방학 기간을 이용한 창원 세션에서는 교수님, 교직원들과 직접 면담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히 교원 600여명, 직원 170여명과 2개월에 걸쳐 진행된 창원세션 대학의 현안과 미래발전 방향에 대해 여러분들의 가감 없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매우 뜻 깊은 행사였습니다.
창원세션 간담회를 통해 제가 다시 한번 갖게 된 확신은 비록 캠퍼스 별, 단과대학 별 이해관계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우리 중앙대학교 발전이라는 대의를 위해 생각하고 계신 여러분들 생각의 큰 줄기는 대동소이 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저에게 대학 운영 철학이 무엇인지 질문하셨고, 대학의 목적을 교육 중심, 연구 중심으로 구분하여 논란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저는 교육과 연구는 절대 분리될 수 없는 대학의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연구 중심인 스탠포드대학의 Casper 전 총장이 언급한 바에 따르면 “학부 교육도 연구 못지 않게 중요하며, 탁월한 연구와 탁월한 교육은 하나를 위해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관계가 아니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제가 만난 노스웨스턴대학의 경영대학장으로 26년간 재직한 Donald Jacobs도 “연구중심이냐 교육중심이냐는 전세계 모든 대학의 공통적인 고민이지만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하였습니다. 앞으로 우리 중앙대는 더 이상 소모적인 논란 없이 교육과 연구 모두에서 뛰어난 대학이라는 명성을 얻을 수 있도록 매진할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중앙대 교육의 목표는 학과 전공에 관계 없이 해당 부문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졸업생을 배출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사회진출 첫날부터 우선은 국내외 타 대학 졸업생들과 경쟁을 해야 합니다. 이 경쟁에 이길 수 있는 원천은 본인의 노력도 중요 하지만 대학 4년 동안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쳤는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교수님들께서는 우수학생유치, 교육 프로그램 선진화, 재학생의 졸업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입학할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사회에서 인정 받는 중앙인을 양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 합니다.
또한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 인프라 구축도 중요합니다.
우선 9월 18일 기공식에는 약대 R&D Center 기공식이 예정 되어 있으며 11월 중순부터 본 공사를 착공 하게 됩니다. 2년후 이 빌딩이 완성이 되면 흑석동 캠퍼스의 심각한 공간부족 해결에 큰 힘이 것 입니다.
기숙사 건물을 2010년 말까지 준공하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심각해진 흑석동 주변의 주택난과 외국학생들의 고통을 조금은 덜어 줄 것 으로 기대 합니다.
환경영향평가 등 행정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학생들이 대학에 가장 불만이 많은 부족한 도서관 시설을 현재 열람석의 두 배 규모로 확충하는 동시에 병원 증축도 조속한 시일 내에 의료원 발전 전략과 연계하여 추진할 예정입니다. 기존 건물에 대해서도 건물 사용 목적, 빈도, 노후화 정도 등을 고려한 순차적 리노베이션을 검토하여 공간 사용의 효율화 제고 및 구성원의 만족도를 향상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재학생 설문 조사 결과, 학생들의 과반수 이상이 장학금 및 교육시설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앙일보 평가지표에서도 인당 장학금 규모는 30위권으로 미만으로 크게 열악한 상황입니다.
가장 시급한 장학금 문제를 해결하고자 대학에서 지급하는 장학금에 추가하여 법인에서 이번 학기부터 매 학기 일정 금액의 장학기금을 출연할 것입니다. 이 금액은 학교가 어떠한 방법으로 장학대상자를 찾아 내어 장학금을 지급 하고 또 학교 자체에서 어떠한 추가 프로그램으로 장학기금을 운영하는가에 따라 증가 시켜 나갈 것 입니다. 여러 운영 안 중의 하나로 장학금이 일회성 지급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되기 위한 방편으로 대학에서 무이자 장학금 대여 방안을 구상 중 입니다.
그럼 이제부터 취임사에 밝힌 ‘중앙대라는 이름만 빼고 모든 것을 바꾸기 위한’큰 줄거리에 관하여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지난 2개월여 동안 많은 대학구성원들의 참여와 도움으로 중앙대의 내∙외부 현황을 분석해 본 결과, 기존 CAU2018 비전 및 발전추진과제의 접근방법은 다른 경쟁 대학들과 큰 차이가 없었던 반면, ‘실행력 부재’, ‘선택과 집중 미흡’,‘인력/재원/공간의 구조적 악순환’이 가장 큰 이슈로 파악되었습니다. 이런 이슈들로 인해 우리 중앙대는 90년의 유수한 전통과 역사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경쟁력이 저하되어 왔으며, 이러한 현상은 ‘대학운영 조직과 시스템의 전반적인 비효율성’을 낳아 더욱 가속화 되었습니다.
많은 교수님들이 재정적인 지원만 있으면 좋은 학교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조속한 안성 캠퍼스의 하남 이전 등에 관하여 말씀하셨고 이러한 일이 이루어지면 당장이라도 우리 대학이 일류 반열에 들 것으로 말씀하였습니다.
물론 부족한 재원이 중앙대의 큰 문제점 중 하나였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느 개혁이나 마찬가지로 조직과 시스템이 갖추어진 상황에서 자금을 투입하여야 제대로 된 개혁을 이룰 수 있습니다. 중앙대의 모든 조직, 시스템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의 자금 투입은 낭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중앙대의 발전 방향은 CAU 2018의 비전과 목표를 계승하되, 기존 대학운영 조직과 시스템의 비효율성 개선에 중점을 두고 추진할 것이며, ‘실행력 강화’, ‘선택과 집중’, ‘선순환 구조의 확립’의 세 가지 전략 방향을 추구해 나아가겠습니다.
먼저 실행력 강화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미 우리 대학은 CAU 2018이라는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비전과 발전계획이 수립되어 있더라도 이를 시행할 추진력이 충분치 않다면 실질적인 대학의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학내 구성원들을 이끌고 일을 추진해 나가시는 총장님께는 이러한 추진력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 동안 총장 직선제는 별다른 효과도 없이 교수들간의 반목과 질시만 낳게 되었고, 선거가 끝나면 선거 공신들에게 보직을 배정하느라 적절한 인재 등용은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지금 우리 대학은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는 상황에서 교수님들과의 개별적인 관계를 떠나 강력하게 개혁을 추진해 나가야 할 상황이기 때문에 총장 선출 방식을 임명제로 전환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총장님께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시어 대학 발전을 위해 어떤 사람의 눈치도 보지 않고 일하실 수 있도록 총장 선출방식을 정관과 교육법에 따라 임명제로 전환할 것입니다. 재단은 총장님을 지원하여
경쟁 대학들이 저마다 달려나가는 상황에서 우리 대학이 한걸음 더 앞서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두 번째는 교육단위의 구조 조정을 포함한 선택과 집중입니다. 지금 대학사회는 치열한 경쟁을 거듭하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우수연구집단 및 특성화 대학에 대해 차별적인 지원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대학의 전분야에 대해 동일한 투자를 하는 것은 결국 전체 대학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것임은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각 학문 단위의 다양성은 인정하지만, 우수 연구집단과 학문단위에 대해서는 선택과 집중 방식의 선별적 지원을 통해 발전적으로 개편해 나가겠습니다. 우리 대학은 19개 단과 대학과 17개의 대학원이 설치되어 있는데 캠퍼스가 둘로 나누어져 있음을 감안 하여도 대한민국에 이렇게 많은 교육 단위가 있는 대학은 없다고 들었습니다. 창원세션 에서도 과다한 교육단위의 폐단에 대해서 많은 지적을 해주셨습니다.,
교육단위의 개편뿐만이 아니라 지리적인 개편작업도 동시에 이루어 저야 하기에 실제적인 개편작업은 하남 Campus 이전 사업과 연계하여 시작될 것 입니다.
대학내의 Task Force Team 으로 하여금 구성원 모두의 의견을 들어 개편안을 만드는 작업을 하게 할 것 이며 필요 시, 외부 컨설팅을 받아 합리적인 개편안을 수립할 것 입니다..개편안이 확정되고 변화의 준비가 되면 더 많은 지원을 시행하고 교육 단위 별 자율권을 부여하겠습니다.
세 번째는 선순환 구조 확립입니다. 제가 중앙대 경영에 참여하면서
반드시 이루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중앙대 발전의 선순환 구조 확립입니다. 대학 스스로가 명문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지겠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는 우수 교수의 내부 육성 및 상시 외부 채용이며, 이를 통해 연구과제의 유치와 연구실적의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대학의 발전을 위한 재원은 재단이 부담 하여야 할 것과 대학 스스로가 마련 하여야 할 것이 있습니다. 재단은 재단의 몫을 다 할 것입니다. 학교도 연구비 유치, 등록금의 현실화 및 지속적인 학교 발전기금의 모금에 소홀함이 없어야 재원의 선순환 구조가 확립될 수 있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현재 분산되고 낙후되어 있는 캠퍼스 내 IT환경을 통합 및 선진화 하겠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행정업무 자체의 효율성을 증대하고 다양한 교육, 연구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여 교수님들이 본연의 업무에 보다 집중 하실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남 캠퍼스의 이전은 2018년 까지 마무리 지은 다고 약속 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대학의 입장에서는 단 한학기, 단 1년 이라도 빨리 이전 하는 것이 학교발전의 요체 입니다. 이를 위하여 서는 부지 확보가 선 과제 입니다. 하남시와 협의 하여 하남시 시청안에 추진단 사무실을 개설 하였고 직원 4명이 일을 추진 중 입니다. 빠르면 내년 중으로 부지 확보가 가능 할 것으로 예상 되며 부지확보가 확정 되면 먼저 말씀 드린 교육단위 개편작업과 하남 캠퍼스 설계에 돌입 하게 될 것 입니다.
교수님 여러분!
이러한 세 가지의 전략방향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부 구성원들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현재 많은 교수, 교직원 분들의 참여와 외부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새 인사제도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인사제도의 기본방향은 ‘성과와 역량중심의 인사체계’ 정착입니다. 역량과 성과에 기반한 객관적 평가제도와 효과적 보상시스템 도입, 승진제도 개선 등을 실천하겠습니다. 업적과 능력에 따라 성과보상을 실시하여, 열심히 가르치고 연구하시는 교수님들이 더 많은 혜택을 받으실 수 있는 체계를 반드시 구축할 것입니다.
이러한 인사제도 개선은 구성원들에 대한 현실적인 수준에서의 처우 개선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우선 금년에 대폭적인 급여인상을 통해 경쟁대학인 성균관대와 한양대에 근접한 수준의 급여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입니다.
대학의 도덕성 기반은 투명성과 정직함입니다. 저는 중앙대 또한 이러한 원칙을 가지고 이끌어 나갈 것 이며, 이에 맞지 않는 것은 반드시 척결 할 것입니다. 학교 내 주차장 및 청소, 경비 용역업체의 운영이나, 병원 약품 납입을 포함한 대학 및 병원의 모든 구매관련 업무 등 외부 업체들과의 관계에서도 학교 및 병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운영하여, 어떠한 불투명한 업무 처리도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교직원의 임용/승진 등 인사 시스템도 내, 외부의 영향에 상관없이 투명하게 운영하여 인적 자원의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하겠습니다. 대학에서도 이러한 기본 원칙에 따라 모든 잘못된 관행을 찾아 개선하여야 합니다.
의료원은 8월 초부터 3개월간 외부 컨설팅업체를 통해 흑석동 및 용산병원의 역할 재정립, 임상교수 성과보상체계 구축 등 전반적인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병원의 발전계획에 따라 인력, 시설, 조직의 운영 효율화를 위한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의료원의 발전은 대학의 선순환 체계 확립을 위한 가장 중요한 현안 중 하나이며, 반드시 달성해야 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교수님 여러분
제가 창원세션을 진행하면서 지속적으로 말씀 드렸던 것처럼 “교수, 교직원이 개혁의 주체이지 개혁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사장에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두 달 반 동안 많은 말씀들을 듣고,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곳을 다녔습니다.
우리 중앙대학교는 그 어떤 학교보다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학교 입니다. 이러한 잠재력의 중심에 이 자리에 계신 교수님들께서 계십니다.
우리 교수님들께서 이제 변화하는 환경과 체계 속에서 CAU 2018+ 비전과 목표의 달성을 위해 모두 한마음으로 한분 한분께서 누구보다 앞장서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저는 우리 중앙대 구성원 모두가 중앙대를 좋은 대학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공통된 꿈을 가졌으면 합니다. 저는 제 일생의 좌우명이기도 한 다음과 같은 말을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If you can dream it, you can do it.”굳이 해석을 한다면 꿈을 가진 자만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중앙대 구성원 모두가 중앙대가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다는 꿈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한다면 그 꿈은 반드시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보다 나은 세상은 꿈을 꾸는 자만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듯 중앙대를 좋은 대학으로 만들기 위한 우리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우리 중앙대 구성원 모두 다 같이 노력합시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항상 건강과 행운이 같이 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8년 8월 27일 중앙대학교
이사장 박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