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는 17일 안성캠퍼스 본관 앞에서 김 전 이사장 동상 제막식을 가질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학교 관계자는 "흑석동캠퍼스에는 학교 설립자 동상이 있기 때문에 안성캠퍼스를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직시 업적에 대해 학내 논란이 큰 데다 생존 인물의 동상을 건립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안성캠퍼스 학생회는 성명을 내고 "김 전 이사장은 재직시 재단 전입금조차 내놓지 않고 재단이 해결해야 할 몫까지 등록금으로 충당했던 인물"이라며 "업적에 대한 평가도 제대로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학내 구성원들의 여론 수렴도 거치지 않은 채 학교가 독단적으로 동상 건립을 진행하는 건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반발했다. 안성캠퍼스 학생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1006명 중 49.6%(499명)가 '반대'했고 40.1%가 '학우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한다'고 답했다. 흑석동캠퍼스 총학생회 비대위도 안성캠퍼스 학생회 입장을 지지했다.
한 교수는 "살아 있는 사람의 동상을 만드는 건 특정 대상을 영웅시하고 신격화하는 북한 같은 비정상적인 사회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며 "상식적인 수준에선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학교 관계자는 "김 전 이사장이 1987년 700억원 가량의 부채를 떠안고 부도날 뻔한 학교를 사재를 털어 살렸다"며 "재임 말기에는 학생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22년간 1200여억원을 들여 학교를 운영하신 분에 대한 예우 차원의 일"이라고 해명했다.
안성=글·사진 김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