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대 박용성 이사장 취임사

2008년 6월 10일

박범훈 총장님, 유용태 동창회장님 이하 내외 귀빈 여러분. 그리고 중앙대학교 교수님과 학생님, 교직원 여러분. 부족한 저를 중앙 가족의 일원으로 맞아주시고 이렇게 환영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우리 중앙대학교는 건학 100주년을 완성해가는 중요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설립자이신 고 임영신 이사장님 이래 많은 분들의 노고와 희생으로, 글로벌시대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변화와 개혁의 시점을 맞고 있습니다. 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학교 법인 중앙대학교의 이사장을 맡게 되어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동시에 중앙대학교를 세계적인 대학으로 육성해보겠다는 새로운 도전정신으로 설레임 가득하기도 합니다.

존경하는 중앙인 여러분.
먼저 중앙대학교 발전 계획을 말씀드리기에 앞서, 두산이 중앙대학교 발전에 참여하게 된 동기를 간단히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두산의 중앙대학교 참여에 대해서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모두가 중앙대학교 발전을 위한 격려라고 생각하며, 이 부분은 앞으로 중앙대학교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시면, 자연스럽게 보시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번 두산의 중앙대학교 재단 참여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차원을 고려하여 추진되었습니다.
첫째는, 두산의 사회적 참여의 완수입니다. 이제 우리 사회는 기업 혼자서만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기업은 높은 수익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 및 대학 등과 폭넓은 협력을 통하여, 기업과 사회가 상호 협조적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두산은 중앙대학교 재단에 참여한 것입니다.
두 번째는, 중앙대학교와 학생들이 국제적 경쟁력을 높여 우리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배출하자는 것입니다. 글로벌 시대가 바라는 인재상을 비추어 볼 때, 우리가 배출하는 인재의 수준은 지금보다 훨씬 더 높아야 합니다. 두산은 당면 과제를 해결하고 우리나라 대학이 국가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 더 나아가서는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인재를 육성해 나가는 데 일조를 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두산의 교육에 대한 의지의 실천입니다. 저의 선친이시자 두산의 초대 회장인 박두병 선생께서는 복지사회 건설을 위해서는 경제 발전이 선행되어야 하고, 교육은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기 때문에 인재 양성을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어야 하며, 그에 따라 교육의 중요성을 늘 강조해 오셨습니다. 두산은 이러한 유지를 받들어, 중앙대학교 경영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중앙인 여러분.
저는 이번 중앙대학교 경영에 참여하면서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하여, 구성원의 자질, 연구 및 교육의 질과 성과, 그리고 시설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우리 중앙대학교 교수님들은 대부분 외국에서 그것도 세계적인 대학에서 공부하고 학위를 받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중앙대학교에 지원하는 학생들 역시 전국의 상위권 학생들이며, 특히 지방에서는 전교 1, 2등이 지원하는데도 입학이 힘든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이해하기에는 구성원의 자질만큼은 중앙대학교가 타대학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가장 객관적인 평가라는 중앙일보의 대학종합평가에서, 중앙대학교는 몇 년 전에 비하여 전체 순위가 하락하고 있고, 2007년 순위는 13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보다 자세히 보면, 중앙대학교 졸업생들이 사회 여러 곳에서 활약을 보이고 있는 부분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는 반면, 교육 부문에 대한 투자 정도를 나타내는 학생당 교육비·교수 당 학생 수 등에서 40위권 밖이며, 교수님들의 연구 실적 역시 타대학에 비해 다소 열세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처럼 중앙대학교의 대학평가 순위가 낮아진 것은 필요한 부문에 적절한 투자와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대학운영시스템의 부재 때문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연구와 교육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적절한 투자와 합리적인 운영시스템이 갖추어진다면, 연구와 교육의 시너지를 통하여 경쟁력 갖춘 인재를 배출하는 대학으로 우리 중앙대학교가 한 단계가 아니라 몇 단계라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중앙인 여러분, 이러한 확신을 바탕으로 중앙대학교의 미래 비전과 발전 방향에 대한 저의 소견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몇 년 안에, 늦어도 중앙대학교가 이미 수립한 CAU 2018이 완성되는 2018년까지, 연구 부문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며 우리 사회가 가장 선호하는 인재를 배출하는 대학으로 육성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대학의 새로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가장 시급한 문제가 긴요한 부문에 대한 투자의 선행입니다. 대학이 저에게 지시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장학금 펀드 조성, 도서관과 기숙사 업그레이드, 서울 캠퍼스의 약대와 R&D 센터 신축, 하남시 글로벌 캠퍼스 건립, 흑석동 병원의 증축 등의 현안은 조속히 추진되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이같이 대학이 정상화 및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필요한 투자는, 중앙대학교가 앞으로 재정을 자립하여 운영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로 바뀌는 첫 걸음임을 저는 인지하고 있습니다.

우리 중앙대학이 경쟁 대학에 비해 교수님과 교직원들에 대한 처우가 다소 부족하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스스로 연구 과제를 찾아내고 연구 성과와 질을 향상시키며, 학교 발전을 도모하시는 교수님들에 대한 처우는 개선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같은 처우의 개선은 학교의 또 하나의 축인 교직원 여러분에게도 적용됨을 밝힙니다. 학생들의 장학금 또한 경쟁 대학보다 모자란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학업에 더욱 전념할 수 있도록, 장학금의 혜택과 범위를 넓히고 도서관은 물론 기숙사 등 인프라가 조속히 해결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투자에는 투자우선순위가 있고, 또 선택과 집중의 원칙이 지켜져야 합니다. 어디에 어떻게 언제 투자하는 것이 중앙대학교의 발전을 위해 가장 바람직한 것인가는 지금부터 보다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안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또 기업의 경영 기법을 도입하여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고자 합니다. 이는 대학을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교직원 모두의 노력이 대학 경쟁력 강화라는 최선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그 구체적인 방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로, CAU 2018은 목표만 나와 있지 구체적인 실현 계획이 부족하다고 판단됩니다. 새로운 계획이나 비전을 만들기보다는, CAU 2018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수단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목표달성을 위한 실행계획 수립을 위해 중앙인 여러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 나갈 것입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구성원 모두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칠 것이며, 다음 학기 중에 CAU 2018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제시하도록 하겠습니다.
둘째는, 중앙대학교 구성원들이 변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합니다. 투자만 한다고 해서 CAU 2018이 완성되지는 않습니다. 중앙대학교가 경쟁력 있는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대학의 구성원인 학생·교수·교직원의 생각과 행동이 먼저 바뀌어야 합니다. 과거의 경험을 보면, 이 부분이 가장 어려운 과제입니다. 우리 스스로가 변화의 중심에서 이를 극복해나가야 하겠습니다.
셋째는, 대학과 부속병원 운영의 투명성을 높여나가는 것입니다. 두산이 기업 경영을 하면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경영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듯, 학교는 물론 병원의 모든 경영 재무 상황을 공개하여 학교와 병원 운영의 모범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중앙인 여러분.
목표를 이뤄나갈 때, 한 사람보다는 두 사람이, 두 사람보다는 네 사람이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중앙대학교의 또 다른 100년을 준비하는데 있어, 중앙인 여러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중앙인 대다수가 공감하는 실행 계획을 세워 CAU 2018이 정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사장으로서의 저의 역할이 아니라 중앙인 여러분의 적극적인 동참입니다. 사실 이사장은 후견인으로써 총장을 비롯한 중앙인 여러분의 변화를 보조하는 역할에 지나지 않다고 봅니다. 변화를 이끌어나가는 주체는 바로 중앙인 여러분들입니다. 여러분들은 변화의 대상이 아니라 바로 그 주체입니다. 변화의 주역인 여러분들이 새로운 중앙대학교를 창조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유용태 회장님을 비롯한 20만 중앙대학교 동문 여러분께 알려드리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여러분의 모교가 훌륭한 후배를 배출하는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애정을 가지고 깊은 관심과 지원을 바랍니다.

우리는 경쟁해야 합니다. 21세기 글로벌 인재를 키워내는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과거의 타성에서 벗어나 과감한 변화를 추구해야 하고, 그리고 이 변화는 먼저 우리 내부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 중앙대학교라는 이름만 빼고 개선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바꿔나가도록 합시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지혜와 의지를 모아 중앙대학교를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 발전시켜 나가는데 여러분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와 동참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