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회와 관련한 일들에 거의 무심하다가 이렇게 갑자기 동창회 홈페이지를 자주 방문하게 되니 저도 어리둥절 합니다만, 사실, 제가 동창회에 무심했던 이유는 여러 젊으신 동창분들은 잘 이해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저희들이 동창회에 나가봤자 대부분의 동창회가 그렇듯이 '들러리나 서다가 비싼 돈내고 음료수나 몇 잔 마시고 오는.....' 그런 사연이었습니다.
그래서 저의 경우 총동창회 보다는 제가 속해 있는 직장의 동창회를 더 선호하고, 나아가서는 직접적으로 후배들과 대면하고 그들과 술잔을 함께 기울일 수 있는 '과 단위 선배 초청 행사나 과 행사'에 더 자주 참여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제 제가 선의로 참여했던 중앙대학교 대외협력본부를 비롯한 뜻있는 교수님들께서 함께 참여를 권고하셨던 '대학발전기금 모금운동'과 관련해 본의 아니게 동창회 롬페이지를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많을 이해가 있으실 줄로 믿습니다.
이렇게 동창회 홈페이지 게시판을 다시 찾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지난 번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렸던 '앵벌이 관련 글'과 관련한 답변이나 대학교수협의회장님의 입장을 듣고 싶어서 입니다.
물론, 대학발전기금 참여를 독려하시고 권하시는 학교 교수님들이나 선의를 가지고 참여하시는 재학생, 학부모, 그리고 졸업한 동문, 나아가서는 학교와 관련된 모든 분들의 성의를 폄하해서 하신 말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일단 '선의의 행위'를 '개인의 명예욕'으로 치부한 내용이나, 발전기금 모금행위를 '앵벌이'로 표현해 이에 동참했던 동문들에게 참담하게 만든 책임은 반드시 져야만 한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떤 재학생이 학교 게시판에 글을 올렸듯이 '대학발전기금 모금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누구를 강제하거나 하는 일은 또한 옳지 않다'는 의견에 저도 동조합니다.
다만, 지식과 교양 자유가 넘쳐 흐른다는 대학 중에서도 최고 지성에 속하는 교수님들 사이에서 누가 누구를 강제하고, 나아가서는 '앵벌이로 내모는' 그런 행위가 있었으리라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요청하는 입장에서는 '당위성을 말씀드리고 동참을 요청' 했을테고, 이를 어렵다고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정말 할 일도 많은데(글에 지적하신대로 강의와 연구활동을 말함이겠지요?) 이제는 돈까지 모아오라고?' 라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그런 생각의 표현방법상의 차이점이 있겠는데, 교수협의회장님의 표현방법이나 내용은 다소 대학 교수라는 직함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입니다.
얼마 전, 저희 KBS 에서는 중앙대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인사기획팀과 동문 선배들이 함께하는 취업설명회'를 중앙대학교 아트센터에서 가졌던 바 있습니다.
작년부터 저희 KBS 중앙대 동문회 주관으로 인사팀의 협조를 요청해 기획한 행사로 '직전에 입사한 선배들의 입사와 관련한 공부하는 방법과 입사시험 경험담'을 위주로 설명회를 진행해 점점 호응을 얻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취업설명회에서는 재작년에 입사한 후배가 그런 얘기를 하더군요 '여기 있는 여러분 중 시대의 논객이라고 하는 진중권 교수님 강의를 들어보신 분 있습니까?' 그 질문에 손을 드는 학생은 별로 없었고, 그 후배는 다음과 같이 말을 하더군요. '후배 여러분 대학과 교수님들로부터 정말로 많은 것을 빼먹으십시오' 라고요......
정말로, 사랑하는 후배들이 대학과 교수님들로부터 많은 것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하려면 대학발전기금 같은 재정충당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저희 같은 직장생활을 오래한 사람들도 '선뜻 돈 1백만 원' 내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닙니다.
물론, 발전기금에 몇 천만 원, 몇 억 원 씩 내시는 고마운 분들도 있으리라는 생각입니다만,
'우공이산(愚公移山)의 고사성어처럼 속칭 말하는 '개미'들의 힘도 많이 필요한 것입니다.
꼭 그런 것 만은 아니지만 아직까지도 제 마음속에는 약간의 분노가 남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 대상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일종의 배신감도 느끼게 되고요....
저희 '앵벌이 발언'과 관련해 공통의 울분을 느끼고 있을 수 있는 동문들이나 기타 여러분들을 위해 교수협의회장님의 입장을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난 번 글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저희 중앙대학교 동문들은 중앙대학교를 사랑할 수 밖에 없기에 간곡히 당부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