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게시판에 접속을 해봤더니 접속을 할 수가 없어 이 글을 여기에 올립니다.
학교 게시판에 접속이 가능하신 분은 이 내용을 복사해 붙여넣기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자랑스런 중앙대학교 정경대학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KBS 외주제작팀에서 PD로 근무하고 있는 신경섭 이란 동문입니다.
사실 처음 대학시험을 보던 1978년도에는 중앙대학교를 생각해보지도 않았고, 어찌어찌 하다 보니 재수라는 과정을 거쳐 중앙대학교 정경대학 신문방송학과 79학번 이라는 명찰을 달게 됐고, 공부도 잘 하거나 열심히 하지를 못해 '학습에 도움이 될 만한 경제적인 지원'은 순전히 저희 부모님들의 허리를 부러뜨려가며 학업을 이어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요즘 같이 1년 학비가 700-800만 원 정도였다면 전 아예 대학가기를 포기했을지도 모릅니다.(올해 대학 2학년인 제 딸의 1학기 등록금이 3백5십만 원 이었습니다)
당시에는 한 학기 등록금이 약 25만원 정도여서 그래도 버틸 수 있었는데, 그래도 문교부에서는 학생들의 학비 확충을 위해 많은 시책들을 베풀곤 했습니다. 다행이, 그 한 자리를 꿰찰 수 있어서 학교에서 일정한 근로봉사를 하고 학비와 용돈을 받아쓰는 '근로장학생' 장학금을 세 번이나 받을 수 있어 그래도 부모님의 근심을 조금은 덜어드릴 수 있었습니다만, '중대신문'을 접고 발송하는 일을 일주일에 두 번씩 하느라 제 손바닥은 거의 잉크 범벅이 됐었고, 겨울이면 손이 터서 정말 아팠던 기억도 납니다.
그럴 때 절실하게 필요했던 것이 소위 모든 학생들이 우러러보는 '장학생' 이었습니다. 물론, 공부 잘 못하거나 안하는 것이 죄까지는 아니겠습니다만, 우리는 '4년 등록금 면제를 받고 용돈까지 받아쓰는 승당장학생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학교 교수님들과 정부의 도움으로 무사히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을 했습니다만, 제 마음 한구석에는 당시 '받았던 은혜에 대한 보답을 해야겠다' 라는 생각 뿐 실질적으로 보답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었습니다.(사실은 제가 일부러 회피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겠지요)
항상 학교와 교수님들, 그리고 선,후배 동문들께 빚을 진 마음으로 살던 어느날(아마 작년 가을로 기억됩니다) 학교 홍원표 대회협력본부장님께서 직접 저희 KBS 동문들을 만나고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해서 마음속에 부담이 갔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대학발전기금의 취지에 대한 설명과 함께, 노력하시는 대학관계자를 모습을 보고 저는 마침내 제 가슴속을 짓누르던 그것에서 해방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동문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관리가 어려운 '분납제도'까지 마련하시는 등 참여를 독려하시는 모습에서 진정 제자들을 사랑하시고, 학교를 사랑하시는 모습들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이후 저희 KBS 동문들은 이승남 회장님을 비롯해 추가로도 기금 출연을 추진도 해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어 온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도 저희 동문들을 기억해주시고 찾아주시는 학교에 대한 고마움도 있었고요.....
그런데, 오늘 이승남 회장님으로부터 학교 홈페이지와 동창회 홈페이지를 한 번 보라는 전화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이 글을 쓰게 됐습니다.
저희는 사실 교수협의회라든지 그런 협의체에 대해 알 수도 없을 뿐더러 알 수도 없습니다.
제가 학교 홈페이지에도 글을 올리려 해봤으나, 재학생, 직원, 교수님 이외에는 접근이 안돼 포기했었습니다만,
중앙대학교를 모교로 알고, 또한 중앙대학교를 사랑하는 동문의 한 사람으로서, 또 그 '앵벌이'에 동참했던 동문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참담한 심정을 느낍니다.
물론, 교수님들의 연구부담이나 강의부담 등 이해를 합니다.
그렇지만 '기금 모으기 앵벌이' 라는 표현이 교수협의회를 대표하시는 분의 표현으로 적합한지 묻고 싶습니다.
대학 발전기금으로 조성해 그 기금을 운영한 자금으로 학업에 지장을 받는 제자들을 돕겠다는 숭고한 일을 어떻게 '앵벌이'로 표현할 수 있는지 교수협의회장이라는 직함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입니다. '진정한 교수이고 스승이라면 정말 언급하셨다시피 사재를 털어서라도 공부하겠다는 제자들을 보살펴야' 하는 것은 아닌가요?
교수님께서 어떤 환경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의 교수협의회를 대표하는 지위까지 오셨는지는 모르겠으나, 사실, 이 세상 2008년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돈이 없어 공부를 못하는 사람들도 대단히 많습니다. 연구와 강의에 바쁘셔서 아니면, 차마 그들을 돌아보는 마음이 무거워 일부러 피하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앵벌이' 라는 표현은 개인의 이익을 취할 목적으로 타인으로부터 금품 등을 구걸하는 행위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의 경우에는 이런 '앵벌이' 등을 처먹고 사는 사람도 많지요.....
사고의 영역이 좁은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제가 졸업한 모교의 총장으로 학교를 운영해보시겠다고 나섰던 분의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생각이 되지를 않습니다.
한 번 인쇄된 활자가 다시 되돌려질 수는 없겠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중앙대학교에 재직중인 교수님이시라면 진정 학교와 학생, 교수와 동문을 위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재고해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
다소 표현에 있어 격앙된 부분도 있습니다만, 정말로, 모교를 사랑하고 모교가 발전하기를 바라는 동문의 푸념으로 들어주시고 올바른 방향으로 일이 잘 해결되기를 바라보겠습니다.
저희 KBS 중앙대학교 동문들은 중앙대학교의 저력을 믿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