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모교 교수님들에게 띄우는 편지

심희식 | 조회 수 1441 | 2007.11.29. 11:22
   모교 교수님들에게 띄우는 편지-펌-모교교수협의회

초겨울 차가운 날씨의 모교의 모습이 하도 처량하고 안쓰러워 전전반측하다 한밤중 잠이 깨어보니 환청인가, 학생들과 동문들의 학교를 향해 울부짖는 소리가 현실처럼 생생하여 이를 도저히 견딜 수 없어 교수님들에게 몇 자 글을 띄웁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연속적으로 모교의 각종 대학평가가 곤두박질치고 있고, 총장의 대선후보를 위한 정치참여로 날이 갈수록 모교의 대내외적인 이미지 가 훼손되는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현재의 모습을 보며 대해 동문으로서 실로 참담함과 함께 자괴감을 뿌리칠 수 없습니다(그나마 지금 이 시점 이르 사임했다니 다행입니다만).

더구나 교직원의 양심선언에 도대체 무슨 내용을 담고 있었기에 학내외를 벌집 쑤셔놓은 것 같이 시끄러운가. 과연 총장의 정치참여로 인해 모교 이미지 훼손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장직에서 물러나라고 하는 이사장의 원래지시서한을 인정하지 않고 불복해 다시 이사장을 갖은 회유와 아양으로 상황을 반전, 단순히 유력 대통령 후보를 돕는 선대위 문화관광정책위원장직만 물러나라고 했다고 교언영색으로 상황을 반전시켰다는 것입니다(교수협의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2007.11. 9 교직원 양심선언 참조) 중앙대학교사에 한 획을 그을 문서를 이렇게 자의적으로 이사장의 본심을 호도해도 되는 것입니까. 사정이 이런 데도 학교운영의 중심에 선 교수들이 이에 현혹 내지 부화뇌동하여 총장해임결의안을 부결시켰다는 것은 학교에 대해 미칠 파장을 전혀 생각해보지 않고 한 몰지각한 행동이었는지, 그리고 역사적인 부채와 책무를 좌고우면하지 않고 한 행동이었는지 일일이 그들에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두고두고 본인들의 의식세계를 괴롭힐 비양심과 양심의 경계에서 곡예를 하는 귀하들은 한 마디로 일부 교수들에게는 이성의 미네르바가 날개를 접고 있는 것입니까.

그래 당신들이 그래도 지성인들이라고 주장할 자신이 있는가. 불의에 눈감고 외면한 양심에 털 난 당신들이 그래가지고 어떻게 학생들을 가르치려고 하십니까.

예부터 일본에서 전해내려 오는 ‘세 마리의 원숭이(三猿)’ 설화를 아시는가요. 원래 뜻은 좋은 의미의 교훈적인 것인데(나쁜 것은 듣지도, 보지도, 말하지도 말라는) 우리들의 교수님들은 좋지 않은 의미에서 귀머거리 원숭이와 봉사 원숭이, 그리고 벙어리 원숭이가 되었으니 참으로 통탄할 일입니다. 이런 현실은 오로지 중앙대학교에서만 발생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면 교수님들이 정말 밉게 보입니다. 타대학에서 논문 표절 하나로 물의를 빚자 미련 없이 총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았습니다.
이에 비해 우리의 총장은 어떻게 행동하고 있습니까. 양심선언을 한 교직원을 왕따 시키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그로 하여금 과연 이것이 옳은 행동이었는가 스스로를 무수히 반문하고 회의하게 만드는 부조리를 조성하고, 양심 있는 자들을 죄의식에 몰입케 하는 하이에나 습성을 닮은 것 아닙니까.

교수 여러분,
당신들은 학교의 위상이 곤두박질 칠 때마다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당신들은 학교의 각종 평가지표가 엉망으로 발표될 때마다 무엇을 생각하십니까.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해야겠다고 생각하셨습니까. 이 모두가 교수님들의 책임 아닙니까? 무능하기 짝이 없는 총장과 식물재단의 교체를 위해 당신들은 어떤 일을 하셨습니까. 새 재단 인수를 위한 위원회라도 만들어 재단을 물색하고자 하는 시도라도 해보셨습니까. 그러고도 총장의 이번 행위가 옳다고 박수치고 교수들을 회유하여 불신임안을 부결시킨, 아니 여기에 말타기한 교수님들, 지성의 전당이라는 대학에서 이런 코미디 같은 작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그것은 곧 중앙대학이 무너져가는 징조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참으로 모든 동문들이 비통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나 계십니까.

일전 학생들이 등록금 동결과 학교예산을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학교에 항의하며 울부짖으며 총장실을 점거하고 농성을 하고 감사원을 찾아갔을 때 당신들은 그들에게 다가가 따뜻한 말 한마디 위로와 진실 된 말 한 마디 건넨 적 있습니까. 당신들은 누구를 위해 그 자리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교수답지 않은 행위에 최고의 지성인이라고 자부한 당신들이 과연 교육자라고 자부할 수 있으며 그런 자세의 교육철학으로 학생들에게 올바른 교육을 전수할지 의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신들의 이런 자세가 모교가 대학평가지표에서 하위로 맴돌게 되는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 당신들과 같은 교수들에게 교육받은 학생들이 무엇을 배우겠습니까.
당신들이 박 총장의 처신에 대해 옳다고 한 행동이야말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불손한 행위이며 도저히 용서 못할 작태라고 아니 할 수 없습니다. 자고로 선비는 비판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 정신이 살아있을 때 그들의 업적이 빛을 발했음을 역사를 통해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또한 이른바 창조산업의 최정점에 서 있는 것이 대학사회라 할 진대 당신들은 이 시대 최고의 지성인으로서 신축자재하는 이성적인 사고로 끊임없이 진정 모교가 발전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걱정하고 대안을 모색함이 모교가 발전할 수 있는 길 아닙니까. 지금까지의 당신들의 사고는 편협하고 위험하기 짝이 없으며 자칫 잘못하면 우리들 공동의 터전이 송두리째 나락으로 추락하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

한 예로 올해 당신들이 한 SCI 순위평가에서 28위를 기록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이런 데도 나와 상관없다고 외면할 수 있겠습니까. 중앙대학교 교수들의 수준이 이 정도 밖 에 안 됩니까. 이 책임을 누가 어떻게 질 것인가요. 당신들은 국가와 사회적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학문을 통한 각종이론으로 올바른 주장을 하고 있으나 정작 당신들이 몸담고 있는 학교가 이지경인데도 무엇을 어떻게 해보셨습니까. 아니 사회적 비판이 됐던 총장의 행위에 대해 그를 옳다고 박수를 치는 두 얼굴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던가요.
과연 이래도 되는 겁니까. 그렇다면 오늘의 중앙대학을 이 모양 이 꼴로 만든 것이 당신들이 아니라고 누가 부정하겠습니까. 자기 주장없이 나만이 살아보겠다는 얄팍한 생각이야말로 교수들의 책무를 망가한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정말로 가슴 답답하고 울어도 울어도 시원치 않는 암담한 심정입니다.

이러한 도덕적으로 무책임하고 몰지각한 교수들은 이제 그 자리를 물러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무슨 얘기를 하느냐고 항변들 하시겠지만 언젠가는 모교의 발전을 위해 교수직을 그만두어야 할 때가 반드시 올 것입니다. 그 행동이 부메랑이 되어 당신들 스스로에게 책임을 물을 날이 올 것이라는 말입니다. 결코 그 자리는 철밥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제라도 다시 한 번 학교를 뒤돌아보고 양심을 되찾으시기를 바랍니다. 그것은 중앙대학교를 다시 명문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말로 학교발전을 위해 지금과는 달리 헌신하겠다는 자세로 이끌어가기를 바라면서 몇 자 올렸습니다(2007. 11. 27).

정동식 2007.10.24.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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