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이혜경
Subject
신구동문체육대회 취재기
날씨도 끝내주는 5월 14일 일요일
대중앙대유네스코학생회 신구동문체육대회가 자이언트 운동장에서 열렸다.
모이는 시간은 오전 10시
미국에서 날라온 이근중 형과 우리의 기획부장 15기 이병진 씨가 누구보다 먼저 출석부에 도장.
이근중 형은 7년만에 한국에 오신 것이었다.
예전에도 학교 댕길 때 꼭 가까운 곳에 있는 학생들이 지각을 많이 하고
먼 곳에 사는 학생들이 더 빨리 왔듯이
그 날도 마찬가지였다.
미국에 계시는 근중이 형이 제일 빨리 와 계셨던 것이다.
흑석동 가까운 곳에 사시는 분들 중 안 오신 분들은
앞으로는 가정방문을 가는 방법을 강구해 봐야겠다.(영환이 형, 흥배 형 등등)
나 이헤갱은 3등 테이프를 끊었다.
일단 3등까지는 상품이라도 주어야할 것 같은데 아무런 상품이 없었다.
앞으로는 1등은 회비 면제 2등, 3등은 회비 반 면제
글구 4등 이상은 무조건 벌금 만 원씩 얹어서 회비 받기.
아무도 안 오면... 허걱 글쿠나.
회원들이 오는 것을 기다리는 동안 근중이 형과 이런저런 이야기!!!
정말 반가웠다.
이래서 쿠사는 좋다.
어느 날 훌쩍 몇 년만에 찾아와도 마치 어제 만난 것처럼 서로 허물없는 곳
그곳이 쿠사다.
어쨌든 이 날도 작년처럼 11시가 넘어서 발동이 걸렸다.
11시 10분이 넘어 개회사
하나는 독서 둘이는 대화 셋이는 운동, 넷이면 합창을 해야한다는 유네스코 선서도 했다. 정말 오랜만에.
원래는 짝피구가 있었는데
시간 관계상 생략
올해도 변함없이 족구로 시작
이번에는 꽃분홍 팀과 파랑 팀으로 나뉘었는데
오호라 꽃분홍 팀은 그 색깔처럼 연약한 팀이었다.
족구에서 그런 징조가 나타났다.
허웅 형이 심판을 보셨는데(틀림없이 공정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꽃분홍 팀이 어이없이 졌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이때의 어이없이는 팀 실력이 도저히 안된다는 그런 뜻임을 점점 확인해 가는 체육대회였다.
족구 하는 중간에 근중이 형이 가셨다.
그날 오후 4시 비행기로 미국에 가셔야 한다는 것이었다.
없는 시간을 내어 신구동문체육대회에 참가해 주신 근중이형이 정말로 고맙다.
족구 후에는 밥 묵었다.
밥만 묵은 게 아니다. 물론 술도 묵었다.
그리고 자이언트 운동장으로 이동.
우리 학교 때에는 자이언트가 아니라 다른 이름이었던 것 같은데...
공룡 운동장이었나?
작년에는 토목과와 겹친 행사라 그 넒은 운동장을 구경도 못해 보았는데
올해는 그 큰 운동장을 우리가 독점!
발야구를 했는데
9:0으로 파랑팀이 이기자
그 때부터 이상한 현상이 일어났다.
파랑팀이 꽃분홍 팀의 공을 받으면 관중석에서 야유가 나오고
그 야유에 못이겨 파랑팀이 꽃분홍 팀의 공이 오면 가랑이 사이로 빠뜨리고
충분히 받을 수 있는 공도 엎어지면서 안 받고
꽃분홍 팀에게 점수를 주기 위한 각종 헐리우드 액션(시물레이션 액션)이 나타나더니
어느 새 10:9로 1점 차이로 꽃분홍 팀이 파랑 팀을 좇아 가게 되었다.
그러나 그 1점 차이를 더 이상 좁히지 못하고 발야구 역시 파랑팀 우승
이제 축구
축구 역시 4:2로 파랑팀 우승
이 때 불현듯 나타난 재익이 형이 후반전에 들어가 그림 같은 프리킥을 날렸다는 소문만 들었다.
ㅋㅋ 나는 딴 사람과 수다 떠느라...
그리고 마지막 경기는 단체로 이어달리기
계속 관중석만 지키던 나는
왜 갑자기 그 달리기가 하고 잡았을까 잉~~~
나와 함께 달려야 하는 꽃분홍 팀은(나는 파랑팀)
나보다 다리 길이가 1.5배나 긴데가 이제 겨우 20살인 42기 선혜정.
게다가 파랑팀이 엄청 빨리 달려와서 내게 바톤을 넘기는 바람에
절대로 이를 악물고 달리지 않고 내 나이에 어울리게 우아하게 달리겠다는 나의 결심은 간 곳이 없어지고
"엄마야!" 젖 먹던 힘을 다해 나는 달렸다.
달려야 헤갱
나는 내가 달리는 모습을 그려 보았다.
바람처럼 달려가는 모습을...
그러나 이것은 그냥 바람이었다.
나는 죽을 힘을 다해 달렸는데 내 뒤의 선혜정은 성큼성큼 내 뒤를 따라 왔다.
처음 내게 바톤이 넘겨졌을 때는 거의 50미터 이상 차이가 난 것 같은데,
바로 내 반발자국 뒤로 오는 혜정이를 보며 나는 그래도 자랑스럽게 지지 않고 딴 주자에게 넘겼다.
장하다 이헤갱
훈늉하다 이헤갱
파랑팀은 주력은 또 꽃분홍 팀을 우울하게 했다.
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다 잘 달렸다.
그런데 이거이 무슨 일
파랑팀 조끼를 입은 한 선수가 걸어오고 있었다.
누구? 9기 찬우 형이었다.
찬우 형은 사실 꽃분홍 팀이었다.
그런데 파랑 조끼를 어디서 구해 입고는
달리기 시합에서 걸어오면서 파랑팀을 지게 만들려는 전략을 짠 것이었다.
꽃분홍 팀을 위한 찬우 형의 눈물겨운 노력
그러나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