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RERVIEW 2_2007 AIDC(아시아 토론 대회) 의장 이재춘(중앙대 경영학과 01) 아시아 15개 이상 국가의 대학생들이 모여 국제 이슈, 정치, 교육, 경제, 환경 등의 주제에 대해 영어로 토론하는 국제대회인 아시아 토론 대회(AICD)가 올해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린다. 올해로 14회를 맞는 AIDC는 디베이트(Debate)라고 불리는 의회식 영어토론으로, 토론참가자와 심판, 그리고 대회운영진을 포함해 500여 명의 아시아 전역 대학생들이 모여 일주일 간 화려한 경합을 펼치고 예선과 본선 라운드를 통해 아시아 챔피언을 선정하게 된다.
14회 대회 조직 위원장은 중앙대 이재춘 씨가 맡았다. 이씨는 이번 대회의 사전 준비와 홍보, 사교파티 운영과 팀별 회의를 주관하며 대회기간 중 국회의사당에서 열리는 Council Meeting 의 사회자로 나선다. 사뭇 눈길을 끄는 것은 그가 한 번도 외국에 나가보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씨는 중앙대 영어토론 동아리 CUDS 소속으로 영어토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던 중 교수와 학생들의 추천으로 이번 대회의 의장을 맡게 됐다.
“디베이트 게임에 상당한 매력을 느꼈어요. 승패가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누군가를 설득해서 이긴다는 것에 묘한 쾌감을 받았죠. 디베이트는 육체활동은 없지만 승패가 존재하고 경쟁한다는 의미에서 아카데믹 스포츠로 분류되거든요. 제 발언에 팀원들과 관중들이 책상을 두드리면서 ‘Hear, Hear(옳소!)’ 하면 신도 나고요. 영어는 잘 하지 못했지만 함께 생각을 나누고 호응하고 경쟁하는 시간이 좋아서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하게 됐어요.” 7분 발언 동안 세 문장 밖에 말하지 못했던 그가 대회 의장까지 맡을 정도로 실력이 향상된 것은 꾸준히 토론에 참여하고 발언자들의 연설에 귀기울이며 공부해온 덕분이다. “영자 신문을 열심히 읽고 좋은 표현들은 기억하려고 애썼어요. 토론에서 친구들이 하는 말 중 마음에 드는 표현 역시 메모해뒀다가 사용해보고요. 5개월 정도 되니까 말문이 트이는 것이 느껴졌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토론 주제는 ‘싸이월드가 한국에 해롭다’는 주제로 정부측 찬성 발언을 할 때였다고 한다. 프라이버시 문제와 상업적인 문제 등을 들어 찬성측 주장을 펼쳤다. “디베이트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정말 다양해요. 자유무역협정(FTA), 북핵문제 같은 국제적 이슈부터 학내 문제, 문화, 예술 문제 등 어떤 것도 주제가 될 수 있죠. 영어 토론을 하면서 배우는 것은 영어 뿐만이 아니라 세상에 관한 모든 지식들이에요. 세계 대회에서 여러 나라의 대학생들을 만나보면, 정말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에 놀랄 때가 많거든요. 저 역시 꾸준히 신문과 책을 읽어 지식을 축적하려고 노력해요.”
그는 “영어 토론이라고 해서 결코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 이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토론에서 이기려면 심판과 관중을 설득해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영어를 아무리 잘해도 무슨 말을 하는지 정확하게 와 닿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조금 느리고 더듬거려도 명확하게 의도를 전달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논리와 열정을 가지고 자신의 뜻을 피력해나가는 것이에요.”
그는 디베이트의 가장 큰 장점은 “스스로 찾아서 공부를 하게끔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있게 발언대에 서고, 심판과 관중을 설득시키기 위해 대회를 앞두고 수많은 시간을 쏟아부으며 공부를 하게끔 만든다는 것. 어떤 주제에 대해 심도 있는 취재와 공부를 통해 지식의 양과 질을 함께 불릴 수 있고 그것은 대회가 끝나도 고스란히 자신의 것이 된다고 밝혔다. “대학마다 디베이트에 참여하는 동아리가 있으니 문을 두드려보세요. 중앙대에서는 타대생도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3주 이상 관람하면 준회원으로 직접 게임에 참여가 가능하고요. 디베이트와 관련된 모든 정보는 대학생 영어토론 커뮤니티(www.kidaweb.org)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니 대회를 한 번 관람해보시는 것도 좋을 거에요.”
이씨는 졸업 후 금융 관련 일을 하며 경험을 쌓고 후에 로스쿨에서 JD학위(Juris Doctorㆍ변호사과정)를 밟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대회를 앞두고 걱정을 하고 있는 저희들에게 지도 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있어요. ‘비가 오면 비를 맞아라’라는 짧은 한 마디였죠. 무엇이든지 도전하고 부딪혀본다면 분명 한 단계 성장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