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우 조셉킴은 한마디로 그림에 미친 사나이다.
실제로 가족들에 의해 정신병원에 끌려간 적도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 보름 정도는 잠을 자지 않고 그림에 매달리고 150개의 계란을 삶아 거기에 조각을 했다.
밥을 먹다가도 고추장으로 식탁에 그림을 그렸으니 정상으로 보였을 리 없었다.
그의 작품들 중 큰 작품들은 30억 원에서 50억 원 정도이고 스케치나 볼펜그림 등은 50만원에서 500만원 사이이며
인사동 무명시절의 연필 초상화 드로잉과 스케치도 1000만 원대이다. 그런 그에게도 비빔밥을 사 먹을 5000원이 없어
커피 자판기의 200원짜리 커피 한잔으로 하루를 근근이 버티던 무명시절이 있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그러던 중 그는 사진보다 결코 나을 수 없는 극사실화에 환멸을 느껴 자신의 손을 망치로 내려쳤다.
그리고 이 일로 그는 더욱 가난을 자초하게 됐다. 암 투병 중이었지만 치료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그는 몸이 안 좋을수록 양복을 차려 입고 넥타이를 맨 채 그림을 그렸다.
여러 장르의 예술을 해왔던 그의 아버지는 예술가의 길이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림을 그리는 그를 항상 염려했다.
그래서 아들이 넥타이를 맬 때 가장 좋아했다고 한다.
일반적인 회사에 다니면서 넥타이를 매고 큰 걱정 없이 살기를 바랐을지 모른다.
가족들은 '왜 양복을 입고 그림을 그리냐'며 핀잔을 주었지만
그는 매일을 죽을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자신의 마지막을 인지하는 삶을 살았다.
넥타이를 맨 예술가의 모습 안에는 자신의 죽음 앞에서 당당한 모습을 가지려는 한 인간의 모습과
아버지의 바람을 작게나마 들어주려던 아들의 모습이 숨어 있었다.
가업을 이어 전각을 발전시켜달라는 아버지 유언에 따라 아울렛 건물 6층에서 도장을 새기며 빚을 갚고 가족을 부양하고
그 돈으로 물감을 사서 그림을 그렸다.
보통 화가들이 대작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환경과 완벽한 화구, 물감 등이 필수라 생각하지만
그는 그런 것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는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가난하여 살았던 지하 방에 세를 얻어 살고 있다.
아버지가 걸었던 길을 걷고 아버지가 앉았던 곳에 앉으며 가난의 모습을 하고 겸손한 자세로 그림을 그린다.
사람들은 그에게 '천재화가'라는 호칭을 주었지만 정작 본인은 그냥 그림을 좋아할 뿐이지
천재는 아니라 말한다.
어렸을 때부터 병을 앓은 그는 자신이 스무 살을 넘기지 못하고 죽을 것이란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3학년 때부터 학교 공부를 포기하다시피 하고
초등학교 5학년 때 아예 학교를 그만뒀다. 그림에만 매달리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어릴 적부터 그림에 모든 것을 걸었던 그에게 하루는 어느 중학생이 학원에서 배운 그림 그리는 방법을
목에 힘까지 주며 한참을 설명하는 광경이 목격되었다.
그는 학생의 말을 자세히 듣고 메모까지 했다. 천재화가라 불리는 분이 어째서 앳된 아이의 설명을
"나중에 그 학생이 큰 화가가 되었으면 좋을 것 같아서 말을 막지 않았어요.
그리고 말하는 동안 행복해 하는 것 같았고요.
저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내용을 듣게 되어서 기뻤습니다."
꿈
- 몽우 조셉킴 詩
사람은 꿈을 꿀 때
가장 아름다운 존재가 된다
과거와 미래가 뒤섞인 꿈속에서
인간은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찾는다
꿈은
삶을 바꿀 수 있는
무한의 열쇠이다
* 사진 속 그림은 50억 원대의 작품으로 미술관에서 가장 탐을 내는 작품이기도 하다.
독수리/2006년 초, 캔버스에 유화채색
* 미술 평론가 '김호'의 글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