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 원ㆍ 신 윤 복 의 작 품 들
남녀 애정 행각을 적나라하게 담은 춘화(春畵)를 그려 도화서에서 쫓겨났다고 알려진 혜원 신윤복(1758∼?). 도덕적 패륜아라는 낙인 때문인지 그의 생애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단지 도화서 화원으로 벼슬이 첨절제사(종3품 무관)까지 이르렀다고 전할 뿐입니다.
단원 김홍도가 서민생활의 단면을 소박하고 유머 넘치게 그린 데 비해 혜원은 한량과 기녀를 중심으로 남녀 간 춘의(春意)를 주로 담았습니다. 혜원의 속화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답니다. 이를테면 그 주제가 여속(女俗)이며 여인의 몸매에는 교태가 넘치고 배경에는 소나무 괴석 잔디 등이 있으며, 담묵(淡墨·엷은 먹)과 담채(淡彩·엷은 채색)를 사용해 산뜻한 분위기를 나타냈다는 점입니다.
저는 옛 그림을 좋아합니다.
특히 혜원의 그림을 보노라면 저도 모르게 상상력이 피어오르죠.
단 하나의 프레임으로 된 그림이지만 그림 안에는 무수한 이야기가 숨어 있거든요.
우리가 책에서 행간을 읽어 내려가듯 저는 혜원의 그림에서 혜원이 살았던 시대를 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