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을수록 공포 사라지고 충만감” | |
탐험가 남영호 타클라마칸 종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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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씨는 1일 “그 힘든 길을 진짜 걸었다니 실감이 안 나고 의아한 기분마저 든다”고 운을 뗐다. 2006년 유라시아 대륙 1만8천㎞를 자전거로 횡단한 적이 있는 베테랑 여행자인 남씨에게도 이번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그는 남쪽 출발지인 중국 신장웨이우얼 자치구의 호탄에 도착한 다음날인 9월30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의 작동 시험을 하다가 이를 수상하게 여긴 주민들의 신고로 현지 당국이 출동하는 바람에 호텔에 억류돼 사흘을 보내야 했다. 더욱 아쉬웠던 것은 이번 탐험에서 가장 소중한 동반자로 여겼던 지피에스 기기를 압수당했다는 것. 지피에스 기기에는 목적지 좌표와 하루에 걸을 거리 등의 정보가 입력돼 있었기 때문에 낭패감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결국 가물가물한 지식과 나침반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그는 첫날부터 방향을 잘못 잡고 내륙으로 들어가 길을 잃고 헤매는 등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하루 평균 24㎞의 강행군을 계속했다. 식량이 떨어져서 토끼를 잡아 저녁거리로 삼겠다며 모래 언덕에서 300~400m 를 뛰며 쫓다가 결국 허탕을 치고 기진맥진한 적도 있다. 걸어도 걸어도 똑같은 모양의 모래언덕이 계속 펼쳐지는 사막에 들어섰을 때 남씨가 처음 느낀 감정은 ‘공포’였단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사나흘이 지나자 풀 한 포기 눈에 띄지 않는 불모지 한복판에서 도마뱀, 토끼, 노루, 낙타 등 자연의 섭리에 따라 사는 동물들이 눈에 띄면서 공포감은 서서히 사라졌고 대신 충만한 생명감을 느낄 수 있었다.
남씨는 내년에는 신라 고승 혜초와 <왕오천축국전>을 전세계에 알리는 차원에서, 경주를 출발해 중국,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 파키스탄, 이란을 거쳐 중국으로 간 혜초의 발자취를 3~4개월에 걸쳐 따라가는 여정에 새롭게 도전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